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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 지나간다.

by 이문웅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뜨겁고 숨 막히고, 끝이 없을 것 같던 날들.
햇빛은 살갗을 찌르고, 땀은 이유 없이 흘렀으며,
어떤 날은 마음마저 지쳐 하루가 아득하게 멀어지곤 했다.

그런데 그 여름도,
언제 그랬냐는 듯
조금씩 물러나고 있다.
밤바람이 서늘해졌고,
매미 대신 풀벌레가 울고,
하늘은 어느 틈엔가 가을의 색을 띠기 시작한다.


삶도 그렇다.
한때는 쓰나미처럼 몰아치던 고난이
모든 걸 휩쓸어버릴 것처럼 격렬했지만,
그것마저도 결국 지나간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
그 말이 뻔하게 들릴 때도 있었지만
살아보니 그것이야말로 진실이었다.


아무리 깊은 상처도,
아무리 뼈저린 외로움도,
아무리 나를 짓눌렀던 죄책감과 분노도
시간 속에서 조금씩 무뎌지고,
조금씩 흘러가고,
조금씩 나를 살게 한다.


시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묵묵히 흘러가며
우리에게 회복을 안겨준다.
기억을 지워주는 게 아니라
기억 위에 새로운 시간들을 쌓게 해준다.
그리하여 결국,
그 고통도 삶의 일부가 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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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打誤 저서 : 동아시아오딧세이, 행복의 공식, 대한민국 건국영웅들, 네오젠, 네오젠시티, 네오갱, 사미예찬, 트레 뻬르소네, 라이프캡슐 예명 : 이타오 AI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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