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쓰기 루틴 만들기
언제 어디서 얼마나 자주 쓸까?
루틴을 만들고 지킬 수 있을까?
정원희 작가 사인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지 이틀이 지났다. 딸과 함께 브런치 음식을 먹기 위해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용산역 근처에 왔다. 은행나무에 잎이 노랗게 물들어 있다. 아직 나무에 매달려 있는 걸 보니 가을을 붙잡고 싶어 하는 모양이다. 바닥에 떨어져 뒹글고 있는 은행잎들도 많았다. 딸과 함께 그 길을 걸으며 떠나가는 이 계절을 아쉬워 했다.
휴대폰을 들어 은행나무와 떨어진 은행잎을 찍었다. 브런치 카페에 앉아 시 한편을 적어본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
은행나무 아래
딸과 손잡고 걸었다.
이 시간, 이 계절
노랗게 물든 은행잎과 함께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오늘은 밖으로 나와 풍경을 보며 계절을 느끼고 있다. 작은 메모수첩에 시 한편을 쓰며 글쓰는 하루를 시작한다.
루틴을 만든다는 건 매일 완벽하게 쓰겠다는 다짐이 아니다. 오늘도 잠시 나에게 들렀다 가겠다는 약속에 가깝다. 처음엔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글을 써야지 하는 생각을 가졌었다. 하지만 글은 여유가 있을때 쓰는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마음의 여유를 갖기위해 글을 써야한다는 걸 글쓰기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하루 중 언제 쓰면 좋을까를 생각해 본다. 아침의 공기는 신선함을 준다. 어제의 흔적을 모두 거두고 새로운 희망이 조용한 햇살과 함께 문을 두드린다.
아침이라는 시간은 내 마음이 가장 맑아지는 시간이다. 그 시간에 글을 쓰면 좋을것 같다.
어디서 쓸까를 생각해 본다. 거실 창가에 햇살이 스며드는 조용한 집의 식탁이다. 나는 식탁에 앉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낀다. 필사 노트를 펼치며 볼펜을 손에 쥐고 한 페이지를 채워나가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곳은 거창한 공간이 아니다. 책과 볼펜만이 한 편에 놓여져 있는 작은 식탁일 뿐이다.
얼마를 자주 쓸까를 생각해 본다. 꾸준히 멈추지 않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는 한 번에 많이 쓰는 사람이 아니라 적게라도 꾸준히 쓰는 사람이 더 멀리 간다는 걸 이제는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하루에 한 문장이라도 쓰자고 다짐한다. 그런 습관이야말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지켜준다.
루틴을 지킬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면 흐름이 끊기는 날이 있을것 같다. 어떤 날은 아무것도 쓰고싶지 않을때도 있을것 같다. 하지만 루틴은 지켜야한다고 나를 압박하는 규칙이 아니다. 잠시 멀어져도 언제든 돌아오게 해주는 길처럼 느껴진다. 그 길을 따라 다시 자리에 앉으면 나는 또 오늘의 문장을 만나게 된다. 다시 돌아올 줄 아는 나를 만들기 위해 루틴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런치 작가 21일 챌린지 10일차까지 오는동안 나는 내 방식의 루틴을 지키며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나만의 루틴으로 이어나갈 것이다. 글쓰기는 완벽한 사람이 하는게 아니라 자기 자리로 돌아올 줄 아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 루틴으로 더 나은 작가로 거듭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