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의 인턴근무 그리고 퇴사
부산에 위치한 H사 1차 협력업체.
그곳이 나의 첫 직장이었다. 대학교 4학년, 졸업도 하기 전에 운 좋게 합격 통보를 받았다.
4학년이 되면 학교 곳곳에서 열리는 채용설명회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다.
나 역시 그랬다. 그리고 나름의 기준도 있었다.
“부산에서 일하고 싶다.” “그래도 사무직, 화이트칼라 직군에서 일하고 싶다.”
그렇게 발품을 팔며 설명회를 다니다 알게 된 회사가 바로 S사였다.
그때 내 취업 스펙은
토익 700점대 후반
토스 Lv6
아주 특별한 스펙은 아니었다.
취업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기보다는, 졸업을 위해 필요한 만큼만 준비했다는 표현이 더 솔직할 것이다.
입사 후에는 연수과정도 있었고, 3개월간의 인턴 기간 동안은 실제 근무 부서와 사람들, 분위기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난, 그 3개월 안에 결론을 내렸다.
“이곳은 내가 원하던 인생을 꾸릴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내가 원했던 삶은 퇴근 후에도 내가 존재하는 삶, 몸과 정신이 동시에 버티는 삶이었다.
입사 설명회 당시, “우리는 점차 5시 퇴근 문화로 전환 중입니다.”라는 말이 나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새벽 5시 30분 버스를 타야 했고, 퇴근은 밤 10시쯤이었다.
월~금, 그렇게 버텼고 주말 이틀은 오롯이 회복에만 써야 했다. 그렇게 또 한 주가 시작됐다.
이대로는 몸도, 마음도 버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규직 전환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나는 퇴사를 결심했다. 누군가는 말했을지도 모른다.
“너무 이르다”, “버텨야 한다”라고. 하지만 그때의 나는
“이건 도망이 아니라, 방향을 다시 잡는 일이다”라고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물론, 얻은 것도 있다.
짧지만 인턴 기간 동안 금형이 어떻게 설계되는지
생산 공정은 어떤 흐름을 따르는지 , 부서 간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현장과 이론 사이의 간극을 처음으로 느껴본 시간이었다.
업무는 대부분 사무실에서 이루어졌고, 여름엔 시원했고, 겨울엔 따뜻했다. 그 점만큼은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과 이 회사의 리듬은 달랐다. 그렇게, 첫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다시, 취업 시장에 나를 던졌다. 더 나은 회사를 찾기 위한 사투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