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에서 배운 문화의 언어

중국에서 배운 삶의 풍경, 영어 표현으로 풀다

by 정보라



바다 한가운데 떨어진 물방울처럼, 작은 행동이 거대한 흐름 앞에서는 보잘것없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중국에 도착했을 때, 제 눈을 가장 크게 사로잡은 건 바로 일회용 쓰레기의 홍수였어요. 유모차와 음식물 쓰레기를 한꺼번에 버리고, 음식물 쓰레기와 다 쓴 유리병을 한 봉지에 버리는 걸 보며 경악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한국에서 당연했던 분리수거의 개념은 그곳에선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배달문화는 상상을 초월했어요. 배달원들은 전기 오토바이(电动 띠엔동)를 타고 600원 남짓한 배달료를 받으며 무엇이든 배달해 줍니다. 4000원 정도의 음식을 주문하면 무료로 음식을 배달받을 수 있으니 일회용품이 쏟아져 나올 수밖에요. 식당에서 나오는 사람들 손에도 늘 포장 봉지가 들려 있었어요.
남은 음식은 포장해 가는 문화가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지구를 향한 양심의 가책도 밀려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 마음도 점점 무뎌졌어요. 작은 나라가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을 벌여도, 인구가 거대한 중국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 효과는 새 발의 피일뿐이라는 사실 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크면 클수록 좋다는 말처럼, 그곳에는 건물 규모나 돈 있는 사람들의 씀씀이가 제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둘째 아이가 다니던 난징 로컬 유치원은 난징에서도 손꼽히는 곳이었는데, 시설 규모가 크고 프로그램이 다양했습니다. 기억 남는 행사가 있었는데, 물놀이 행사가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운동장 크기는 초등학교 운동장 크기 정도였는데, 그곳에 방수천을 깔고 교실 의자로 테두리를 두른 뒤, 대량의 물을 채웠습니다. 마치 인공 호수처럼요. 심지어 크레인까지 동원되었어요. 아이들은 거기서 물총을 쏘고, 보트를 타며 인공 호수 위를 누볐답니다.

첫째 아이가 다니던 국제학교에서는 정기적으로 자선행사와 UN대회가 열렸어요. 한국 학부모들은 각자 음식을 나누어 준비해 왔지만, 중국 학부모들은 아예 요리사를 고용해 뷔페를 차리곤 했어요.

호텔, 쇼핑몰, 공원, 심지어 동물원조차도, 중국의 풍경은 언제나 크다는 말이 어울렸습니다. 난징의 로컬 동물원만 해도 한국의 에버랜드보다 훨씬 넓고, 동물의 수와 사파리 프로그램이 훨씬 훌륭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권력이 우리의 모든 발자취를 지켜보고 있다는 말, 중국에서 그 의미를 몸소 체험했어요.

거지조차 큐알코드를 내놓고 위챗페이로 돈을 받았을 만큼, 그곳은 현금이 거의 쓰이지 않아요. 모든 거래와 기록이 온라인에 남고, 그 모든 흔적은 곧 정부의 눈길 아래 있습니다. 위챗방은 검열되고, 구글, 인스타그램, 유튜브는 차단됩니다.

코로나 시기에는 단 한 명의 확진자가 나와도 아파트 단지가 봉쇄되었고, 어느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위챗방을 돌면 사람들은 불안한 마음에 식재료를 대량으로 사두곤 했어요. 그때 저는 ‘통제’라는 단어의 무서움과 무거움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조부모는 두 번째 부모라는 말처럼, 중국에서는 아이 양육의 책임을 조부모님과 함께 나누는 문화가 있었어요. 한국도 비슷하지만, 중국은 시부모가 손주를 돌보는 것이 당연한 의무처럼 자리 잡은 문화가 존재합니다.

제가 둘째를 키울 때, 오전 10시가 되면 아파트 단지에 어린 손주들을 데리고 나오는 조부모들을 흔히 볼 수 있었어요.

며느리는 일을 나가고, 시부모는 손주를 돌보거나 양육비를 보탰어요. 한국에서라면 선택일 수 있는 일이, 중국에서는 거의 불문율처럼 여겨졌습니다.



저렴하면서도 만족스런 음식이나 과일 등을 표현할 때 쓰는 말입니다. 중국에서 먹은 과일을 말할 때 딱 쓸 수 있는 말인 것 같아요.

중국에서의 삶이 그리울 땐, 과일이 먹고 싶을 때인 것 같아요. 그곳의 과일은 정말 싸고 다양했어요. 대륙이 넓어서 그런지 종류도 풍성했고,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사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망고는 흔히 필리핀이 유명하다고 하지만, 제가 올해 보홀섬에서 먹었던 망고조차 중국에서 맛보았던 망고만큼 달콤하지 않았습니다. 망고 6~7개가 들어 있는 한 박스를 만 원 초반대에 살 수 있었고, 사과 한 박스도 1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한국에서 먹은 어떤 사과도 중국에서 먹던 그 사과만큼 맛있지는 않았어요. 그곳의 과일은 저렴한데 맛까지 뛰어나요.

게다가 소량으로도 파는 문화가 있어서, 필요한 만큼만 손쉽고 싸게 사 먹을 수 있었어요. 과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곳이야말로 천국이 아닐 수 없습니다.



토끼굴로 빠져드는 것처럼, 한 번 발을 들이면 헤어 나오기 힘든 상황이 있어요. 저에게 중국에서의 ‘토끼굴’은 바로 타오바오 쇼핑몰이었습니다.

없는 게 없는 그곳은 가격마저 믿기 어려울 만큼 저렴했어요. 중국에서 본 물건이 한국에서 3~5배나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더욱 타오바오에 빠져들 수밖에 없답니다.

개미지옥 같았지만, 저에게는 뜻밖의 선물도 있었어요. 영어 원서를 쉽게,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낯선 땅에서 외로움을 달래준 최고의 친구가 영어 원서이기도 했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 저는 그곳의 질서를 따라야 했어요.

일회용 쓰레기 문제, 스케일이 남다른 행사와 건물들, 감시 사회의 통제, 시부모의 양육 문화, 그리고 쇼핑의 유혹까지...모든 것이 저에게는 낯설면서도 새로운 풍경이었어요.


낯선 땅에서의 배움은 결국 저를 더 넓은 시선으로 이끌었고, 그 안에서 느낀 차이와 배움을 이렇게 글로 담을 수 있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