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혼자 견디었던 둥지 신고식
서울살이 첫 집은 하늘과 가까운 곳이었다. 주인아주머니는 엄연히 학생 신분인 나에게 이성이 투숙할 경우 소리를 내지 말라고 했다. 그게 무슨 소리인지 몰라 반문하려 하자, 먼저 서울에 둥지를 튼 K대 다니던 단짝이 옆구리를 툭 치며
ㅡ 알겠습니다!
빠르게 대답하며 서둘러 데리고 나왔다.
ㅡ 소혜야! 몰라도 아는 척 해. 대답을 짧게 끝내. 어리숙하게 물어보면 얕잡아 본다고. 여기는 방도 좁고 너무 붙어 있고, 방음도 안 되는 것 같아. 너 성격에 잠도 못 자. 당분간 내 자취방에서 지내며 천천히 찾아보자.
고시공부 중인 친구는 한 달 넘게 밥 챙겨 주며 서울 집 찾기를 도와 주었다. 결국 세상 물정은 여전히 모른 채, 뻔한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여 조금 더 하늘 가까이 첨탑처럼 올라간 옥탑방에 둥지를 틀었다.
방으로는 쓰지 않았던 흔적이 고스란히 있는 그곳에 짐도 풀지 않고 첫날밤을 맞이했다. 다른 방의 소리는커녕 오롯이 내 주변으로 몰려오는 벽 속에서 긁어대는 소리를 잊을 수가 없다.
ㅡ 마쿠로 쿠로 스케!
외쳐볼까 하다가, 그들이 사는 세상에 서울에서 살아보겠다고 뛰어든 내가 불청객 같아 가만히 숨죽여 애써 잠을 청하며 신고식을 치렀다.
토토로 가게 앞을 지나며, 그날 밤 누군가는 나타나 괴팍한 벽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서 나를 탈출시켜 주기를 기다리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 간절함은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하는 현실에 대한 의지로 바뀌어 갔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토토로의 모습! 여전히 상상 어느 공간에서 살고 있으면서 힘든 순간에 나타나 나를 구해 줄까?
그날 밤 오지 않았기에 얄밉게 쏘아보며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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