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인데도 남이 먼저 보고 평가하는 외모는 참으로 다양한 주제로 회자되곤 한다.
미간에 주름이 없어야 자식이 잘 된다는 둥, 머리를 넘기고 이마를 훤하게 내고 헤어라인 정리를 해야 하늘의 운을 받아 하는 일이 잘 된다는 둥 세상살이 희망적인 이야기가 성형외과. 피부과를 가면 만사 해결 될 것만 같다.
20년의 고객을 보아온 세월을 핑계 대고 나름의 결론을 내어보고자 한다.
좋은 관상은 적절한 시술과 정(+)의 관계이다.
적절한 시술은 좋은 관상에 영향을 미친다.
90살 할머니께서 눈썹 시술을 하러 오셨다.
내가 이 나이에 해서는 뭐 하겠노마는 자꾸만 보는 사람들이 눈썹이 어디갔능교~ 한다 아이가.
85세 할아버지께서 할머니 손을 잡고 오셨다. 얼굴에 검은 흑자 좀 어떻게 해달라고. 제발 좀 없애달라고.
돈 있으니 걱정 말고 이것만 좀 없애주면 좋겠다고. 늙어서 추잡다는 소리 안 들어야지~ 지나가는 작은말로 되뇌신다.
어르신들께 피부과 시술은 절대적인 신뢰의 영역이다.
이 시술로 깨끗한 피부가 되고 눈썹이 생기면서 인상이 젊어진다고 믿는다. 좋은 관상이 된다고 확신하신다.
한국의 미용시술을 그렇지 않아도 이쁜 블랙핑크의 제니를 더 이쁘게 하는 영역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보이는 부분의 극히 일부분이다.
자연스러운 노화에 의해 건조해지고 처지고 붉어지고 탁해지고 탄력저하된 내 얼굴, 내 몸의 그 어디를 전문가의 적절한 시술의 서비스로 조금 바꾸고자 하는 것이다. 제니처럼 되고 싶지도 않다. 될 수도 없기에.
그 적절한 시술은 미백관리의 이름으로, 고주파 탄력 레이저의 이름으로, 이마의 주름을 잠시 펴주는 보톡스의 이름 등등 각종 시술명을 달고 우리에게 상품으로 존재하고 있다.
얼굴의 검은 흑자가 옅어져 웃음꽃이 핀 할머니들이 전국에 너무나 많다.
이 분들은 모두 이전보다는 환해진 밝은 관상을 가지게 되신 것이다.
관상은 내가 보기에 좋고 남이 보기에 편안하면 된다.
좋은 관상은 눈, 코, 입, 가슴의 성형으로 오뚝하게 하면 나오는 게 아니다.
좋은 관상은 깨끗하고 가지런하고 윤기 있고 풍성한 것에서 나온다.
20번의 방사선 치료로 머리카락이 아직 나지 않은 엄마는 가발로 이쁜 모자로 좋은 관상을 연출하신다.
그리고 서서히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애써 찾으려고도 하지 않고 편안한 미소로 하루종일 잔잔하게 움직이시고 노신다.
울 엄마의 관상은 너무 좋다.
가슴속 스트레스가 없으니 표정이 근심걱정이 없고 편안하다.
최고의 관상은 바로 마음의 가벼움에서 오는 해맑은 미소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수많은 고객들이 마스크를 벗고 좋은 관상을 만들고자 피부과로 오신다.
이 분들에게 엄마의 미소를 보여주고 싶다.
스트레스와 근심걱정은 좋은 관상과 부(-)의 관계이다.
마음의 고됨과 화는 나쁜 관상에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억만금의 시술비를 주고 병원을 다녀도 마음의 부침과 병은 얼굴에 그늘을 만든다.
나는 오늘도 나의 관상을 작은 손거울로 훔쳐본다.
이 정도면 하루 자알~보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