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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진 Jun 04. 2023

피부미용 유튜브

간단한 브런치 먹으면서 소소하게 수다 떨고 약간의 긴장감만 가지고 있음 된다는 착각을 왜 했는지 모르겠어요.


생전 처음, 아는 언니의 유튜브에 그것도 라이브 방송에 잠시 그저 잠시 나가서 몇 마디 화장품 이야기 한다는 게 한 시간을 앉아있게 되었어요. 도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횡설수설이란 게.. 이런 거구나. 이 나이에 갱년기 말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부끄러움이 있네 싶었습니다.


세상에 참 쉬운 거 없다. 누구는 자연스럽게 먹방도 잘하던데. 누구나 쉽게 접근을 하지만 아무나 끈기를 가지고 하지 못하는 직업이 유튜버 같습니다.


어느 곳에 다 들이대도 정답인 단어가 성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기 자리 잡을 때까지 얼마나 쉼 없이 실수도 하고 엉성하게 촬영을 하며 밤잠을 안 자고 동영상을 올렸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유튜버 대표님의 그 눈물겨울 성실을 시간의 흐름에 저축한 스토리를 이전엔 커피 한잔의 여유로 재밌게만 들었더랬습니다. 그러나,


막상 촬영을 하는 것을 직접 보고 열정적인 목소리, 에너지 가득한 대표님의 표정을 보면서 덩달아 발음이 꼬이는데도 신나서 주절주절 했던 묘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른들은 때론 한탄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그저 집에서 핸드폰 하나 켜놓고 라면 10개 끓여서 먹으면서 돈 번다고, 그래 쉽게 돈 벌어서 되겠나라고 하시지만


시도해 본 사람은 안다고. 결코 쉽지 않은 세계가 또한 이곳 유튜브의 밀림이지요.


이제 성실의 단계를 넘어 시스템이 녹아있는 대표님의 계정 관리의 영역을 곁눈으로 보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화장품 수업을 할 때 주제 발표가 있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자기가 이루고 싶은 전공과 관련한 꿈을 발표하는 것이었죠.


화장품 수업은 벌써 몇 년 전 일입니다. 그때만 해도 학생들은 멋진 공간을 임대해서 또는 돈을 많이 벌어서 빌딩을 사고 싶다가 다수의 최종 목표였습니다.


1층은  화장을 맘대로 하고 멋지게 나를 꾸며도 되는 메이크업 카페, 2층은 최고급 마사지 힐링 센터, 3층은 헤어 살롱 등을  운영하는 미용 CEO가 되고 싶어요.


멋진 상업지구 사거리에 미용센터를 건립하고 싶은 꿈이 대부분의 공통적인 바람이었어요.


세상이 참 빨리도 바뀝니다. 이제는 사거리의 멋진 미용센터를 유튜브 안에 쏙 넣어버리는 꿈을 요즘 학생들은 꿉니다.


저 수많은 선크림의 성분을 비교하며 내 집 소파에서 폰하나로 장단점을 말해주는데 돈을 버는 시대가 왔습니다. 남성의 메이크업은 이미 대세가 되었고 남성의 굵은 손가락이 붓을 잡고 쓱쓱 얼굴을 스쳐가는 것만 보아도 재미있어서 또 동영상을 재생해 봅니다.


흰머리 천연염색을 집에서 직접 하는 동영상이 100만 뷰가 넘어갔습니다. 그저 보여주기만 하는데도


유튜브 다음은 뭘까요 질문을 던집니다.


미용산업은 발 빠르게 유튜브 다음의 어느 세계를 향해 가고 있을까요.


저에게는 길었던 한 시간의 진땀 흘린 라이브방송을 하고 나서 이전의 추억 어린 수업이 생각났습니다.


너희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니?


우리의 그 당시 진지한 토론과 주제의식이 결코 빛바랜 건 아니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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