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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호 Feb 11. 2022

시간 잡념

시간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과학(빅뱅이론)이 밝혀낸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인데

성경에 의하면 6000년밖에 안되었다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로고스가 이왕 존재했다는 태초라는 그 시간은 내 머리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때이고

아무리 거꾸로 걸어 놓은 국방부의 시계도 가는 시간을 막지 못한다.


광속으로 달리는 아인쉬타인의 시간은 정지해 있다고 하는데

블랙홀에 잡혀 있는 시간도 역시 정지해 있는 듯하다.


하루살이의 하루는 일평생같이 긴 시간이고,

욕심 많은 노인네의 일평생은 눈 깜짝 할 새 지나버린 짧은 시간이다.


황진이가 이불 아래 넣어 두었던 동짓달 긴긴밤이 그녀의 짝사랑이었다면

흐르는 시간 병 속에 붙잡아 두고 싶었던 짐 크로체의 노래 역시 슬픈 연가였다.


그리스인이 민주주의를 논하던 시절은

켈트족이 사슴을 주로 사냥했는지 토끼를 주로 잡아먹었는지 기록도 없는 때이고


안정환, 박지성이 마구 골을 넣던 2002년은 코로나 시대를 대신하고 싶은 세월이다.


우리 집 푸들 강아지 살다 간 15년은

내가 살아온 일평생보다 더 긴긴 세월이며


원숭이가 사람이 될 때까지 걸린 시간이 300만 년인가 400만 년이라 학자들은 추정한다는데


앞으로 기온이 1.4도 더 올라 생명체가 멸종할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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