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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호 Jun 27. 2021

Tour de France

(선수들 따라 하기)

오늘(6/26)부터 7월 18일까지 23일간(2일간의 휴식 시간 포함) 자전거로 프랑스 전역을 한 바퀴 도는 세계 3대 자전거 대회 - 이른바 Grand Tour -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1903년 시작) Tour de France 대회가 시작되었다.


이 번 대회에는 모두 23개의 팀, 총 184명의 선수들이  참가하는데 아시안 팀은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한 15년(?)전까지만 해도 Fuji 팀이 있었는데...ㅠㅠ


올해는 프랑스 서북쪽 끝에 자리한 조그만 해안 도시 Brest라는 도시에서 출발해 글자 그대로 아름다운 프랑스 전역을 한 바퀴 돌아 최종 목적지인 파리, 그중에서도 샹젤리제 거리의 가장 깊숙한 곳에 우뚝 자리한 개선문 앞까지 장장 3414km를 21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달리게 된다.


3대 Grand Tour에는 이외에도 Tour of Italy(1909년 시작)Tour of Spain(1935년 시작)이 포함된다.  


이 대회 우승자의 평균 속도는 시속 40킬로가 넘는다. 그 속도로 3-4시간을 쉬지 않고 달리는 선수들의 스태미나가 정말이지 가공스럽다.


작년 우승자는 Team Emirate소속인 슬로베니아 출신의 Pogacar라는 약관(20세)의 선수로 역대 우승자로서는 최연소였는데 특히 산악구간 주행에 뛰어나다고 한다. 그 팀의 자전거는 이태리 밀란에 근거지를 둔 Colnago라는 브랜드다.

  

이 경기에서 사용된 자전거 중 가장 비싼 것은 미국의 암스트롱이 타던 Trek자전거로 대략 오십만 불 정도라고 하는데 사실 그가 우승했던 이유는 비싼 자전거 때문이 아니라 불법 호르몬제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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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중계를 보다 보면 흔히들 겪는 일이지만 Tour de Franec중계를 고 있자니 갑자기 몸이 근질거리고 엉덩이가 들썩인다. 더 이상 소파에 몸을 묻히고 앉아 있을 수가 없어 비가 내리는 거리로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날씨 App은 현재 기온이 25C라고 알려준다. 비는 앞으로 두어시간 정도 적당히 내리고...


우중 라이딩 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근처의 냇물은 간밤의 폭우로 황토물이 넘쳐나고 대기는 모든 먼지가 씻겨 내린 듯 아주 상쾌게 느껴진다.

다운 타운에는 인적이 드물고 차량 몇 대가 지나갈 뿐이다. 몸과 자전거가 비에 완전히 젖자 오히려 마음은 자유로와 지고 몸도 내리는 청량한 비에 시원하게 느껴진다.

주말이면 붐비던 동네 공원도 한결 여유롭다. 이 연못엔 오리들이 살고 있는데 오늘은 다 어디로 갔을까?오리가 사라진 공원은 적막하고 헬멧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정겹다.

공원 한편에 있는 블랙베리(복분자) 나무에 열매가 잔뜩 달려 있다. 그것을 보고 그냥 지나치자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먹자니 너무 높아 얻기 어려워 그냥 모른 체하고 지나쳐 간다. 새들이나 다람쥐가 따 먹겠지

고즈넉한 인도를 따라 약 30km의 거리를 주행했고 하늘엔 여전히 먹구름이 머물러 있지만 주말 아침 마음은 더할 나위 없이 상쾌하다.


내리는 비는 마치 도핑처럼 나를 흥분되게 하는데

나만 그런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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