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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호 May 05. 2022

미국 대륙 횡단 여행

일탈을 꿈꾸며 여행을 계획한다. 약 8000마일의 미국 왕복 횡단 여행.... 디트로이트에서 LA...


미시간을 떠나 인디아나를 지난 후 일리노이주에 잠깐 머물다 내쳐 아이오와, 네브라스카 평원을 단숨에 주파한 뒤, 콜로라도 로키산맥을 숨차게 넘어 붉은 땅 아리조나로 반쯤 내려가서 다시 네바다 사막을 지나 캘리포니아 연안 태평양까지 이르는 여정이 전반전이라면,,,


캘리포니아를 뒤로 하고 네바다, 유타, 몬태나, 아이다호, 와이오밍, 사우스다코타를 지난 후 미네소타 위스콘신을 그냥 지나쳐 시카고를 거쳐 다시 미시간으로의 귀소의 여정은 후반전이라 할 수 있다.


.....그래 뉴욕에서 디트로이트까지의 거리는 생략했으니 정확히 말하자면 100% 횡단이 아닌 90%짜리 대륙 횡단이지만 약간의 갈짓자 여로를 생각하면 결국은 고놈이 고놈인 셈이다.


대략 1000리터의 가솔린을 태워 6백9십만 칼로리의 에너지를 사용해 달릴 것이지만 실제 이동에 사용되는 에너지는 고작 백만 칼로리 남짓, 나머지는 (폐)열로 소모될 것이다. 17%의 효율, 아직은 보잘 것 없는 인간의 기술이다.


맘에 걸리는 것은 2.3톤 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뿜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2.3톤! 기체 상태의 물질로 말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꿈꾸던 것 아닌가? 드넓은 대륙을 하염없이 지나며 무슨 상념에라도 빠졌으면 좋겠다.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하느님을 원망하고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조상을 탓하게 된다는데, 유럽횡단은 꿈조차 꾸기 어려우니 조상 탓할 일은 없을 테고 과연 미대륙을 횡단하며 하느님을 원망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기야 어떤 깡다구들은 자전거로 횡단하기도 하고 두발로 걸어서 횡단하는 판에 손가락 까딱거려 운전해 가는 것이 뭐 그다지 폼 잴 일 일까마는 혹시 몇 장의 사진이라도 건져 친구들 눈요기나 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일 것이고 시카고, LA, 유타 등에 살고 있는 고향 친구들을 만나 쐬주잔 높이 들자 허니 벌써 기분이 삼삼하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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