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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호 Sep 05. 2021

Covid시절 영화 한 편소개-Intouchables

Care giver?


https://g.co/kgs/3LdgY7


The IntouchablesAn unusual friendship develops when a street smart immigrant is hired to take care of a disabled French nobleman.www.google.com


Covid시절 재미있는 영화 한 편 소개 - Netflix 상영

당신에게 막강한 권력이 있다고 치자.

당신의 주변에는 언제든지 당신의 시중을 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각종의 전문가들이 둘러 서 있다.

 
경호원은 물론 법률가, 재정 전문가, 의사와 간호사, 살고 있는 저택을 관리하는 집사와 주방장, 당신의 고급스러운 예술적 취향을 충족시켜 주고 당신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관리하고 새로운 작품을 구입할 때 도움을 주는 큐레이터 겸 예술 비평가, 뿐만 아니라 자가용 비행기 파일럿 등등이 당신이 고용한 당신을 위한 일꾼들이다. 게다가 가끔 집안 잔치 때 고상하고 수준 높은 음악을 연주할 실내 악단도 당신을 위해 항상 준비상태에 있다.

그들 모두를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고 말 한마디로 움직일 수 있는 권력과 능력이 당신에게 있다. 글자 그대로 손가락 까닥하지 않고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당신은 손가락 까닥하지 않아도 되지만 실상은 당신은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 왜냐하면 당신은 전신이 마비되어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 가장 중요한 심부름 꾼은  누구일까?


어쩌면 당신의 바로 옆에서 옷도 입혀 주고 밥도 먹여 주고 (그렇다, 앞서 밝혔든가? 당신은 전신 마비 상태이다 그러니 숟가락 아니 포크나 나이프를 들 수가 없으니 누군가 음식을 당신의 입에 넣어 주어야 한다.
아!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당신은 머리를 움직 일 수는 있다), 아침이면 샤워도 시켜 주고 화장실 용무도 도와주는 사람, 게다가 당신의 은밀한 성적 취향도 맞추어 주는, 당신의 몸이 되어 주어야 할 사람이 아닐까?

그런 하인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일 필요도 없고 학벌이 좋거나 뭐 사회적으로 저명한 사람일 필요도 없다.  

공식 타이틀이 Care giver 인 그런 막중한 임무를 담당할 사람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심부름꾼, 고용인 또는 하인이라 불러도 좋지만 그러기엔 너무 델리키트한.…

어쨌든 그런 사람을 뽑아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사람을 뽑겠는가?

영화 “The Intouchables”은 이런 당신과 당신이 (어쩌면 너무 편리한 삶에 지루해진 당신의 장난기가 발동해서) 뽑은 형편없는 Care Giver의 스토리다.


Intouchable은 영어가 아니고 불어란다. 영어의 Untouchable에 해당하는 단어라는데 근접할 수 없는(Untouchable) 권력을 가진 당신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한편 당신의 의중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편한 대로 자기 재미있는 대로 행동하는 무례하고 교양 없는 해서 정말 어쩔 수 없는, 형편없이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엉터리 Care Giver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Intouchables가 복수임을 상기하라!)

실화에 바탕을 둔 이 영화에서 당신의 이름은 Driss이고 당신이 뽑은 사람, 형편없는 엉터리 Care giver의 이름은 Phillipe이다.

Phillipe역은 아프리카 세네갈 후손인 프랑스의 유명한 흑인 배우 Omar Sy가 해 냈는데 그는 여러 가지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이자 코미디언이라고 한다. 그가 주연한 연속극 중에 Lupin(괴도 루팡, 바로 그 루팡 말이다)이라는 작품도 있다.


이 영화는 인종차별 논쟁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프랑스 BOX OFFICE사상 역대 2번째의 히트를 친 작품이 되었다고 한다(2011년 영화 개봉 당시 기록).

물론 일마다 때마다 충돌이 생기고 갈등이 생기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며 Driss는 깨닫게 된다.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은 Care giver가 아니라 Fun giver  혹은 Pleasure giver 즉 재미를 주는 사람,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행복과 즐거움은 다르다. 행복은 조건적이지만, 가령 당신의 자식이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면 당신은 행복할 수 있지만, 즐거움은 그렇지 않다. 어쩌다 흘러나오는 경쾌한 음악에 나도 몰래 어깨가 들썩 거리는 것은 즐거움의 무조건성이다.

사람들은 당신의 면전에서 온갖 고상을 떨며 당신의 행복을 위해 이 것은 권하고(가령 약 먹는 것) 저 것은 금하지만(가령 담배 피우는 것) 어쩐지 불편하고 무엇보다 당신을 초라하고 따분하게 만든다.
반면에 시정잡배였던 그는 품위란 안중에도 없다. 그는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고 우스워하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처럼 오페라를 보러 가서 웃으며 떠들기도 하고, 추상화를 보고 저게 그림이냐 한탄하기도 한다. 또 당신을 스포츠카에 태우고 파리 시내를 과속으로 달리며 경찰을 따돌리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이 당신을 웃게 하고 즐겁게 한다. (자세한 스토리는 당신이 알아서 직접 확인해 보시라. 엄청 웃기고 즐겁고 종국에 가서는 무슨 진리를 깨달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런 행동엔 “당신을 위해서”라는 조건이 붙질 않는다.  


형편없는 Phillipe 자신의 행동거지가 당신을 웃게 하는 것이다.
조건이 따라다니지 않는 즐거움은 전염성이 크다. 그 엉터리 Care giver의 즐거움은 즉각적으로 당신에게 전염된다. 도대체 얼마 만에 이렇게 웃어 보는가?

Care giver가 떠난 후 비로소 당신은 깨닫게 된다.
그와 함께 즐거움은 사라졌다…..
작은 즐거움들이 모여 행복해 진다......   

당신이 찾는 것은 Care giver가 아니라 Fun giver였다.

그리고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소유 할 그 무엇이 아니라 함께 경험하고 싶은 즐거움일 것이다. 때문에 에릭프롬의 통찰력은 진정 귀 기울일만 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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