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을 이용해 이슈를 이슈로 덮는다?
요새 매일 뉴스에서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쿠팡이라는 기업이 있다. 하버드대를 나온 김범석씨를 비롯해 소위 미국 동부의 아이비리그 출신들에, 전 장관 딸 등 집안도 좋은 젊은 친구들이 '도원결의'하여 만들고, 투자계의 귀재 재일동포 손정의씨가 투자를 하면서 수십조의 투자금을 마련하여 결국 Nasdaq까지 상장한 기업이다. '새벽 배송'이라는 것을 시작하여 경쟁자들을 뚫고 우뚝 선두주자에 올랐으며, 물류에 대한 방대한 투자로 계속 적자 기업이었다 작년인가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쿠팡과 비슷한 e-commerce 기업들이 많다. 마찬가지로 아이비리그나 스탠포드 미국 명문대 출신에 McKinsey 컨설턴트 출신들이 만든 위메프, 골드만 삭스 및 맥킨지 출신의 마켓 컬리 등등 미국에서 공부한 젊고 똑똑한 친구들이 블루 오션인 e-commerce(이커머스) 시장에 마구 뛰어 들었다.
하지만, IT 공룡인 네이버를 제외하고는 쿠팡과 같은 성과를 내는 기업은 없었고, 이제는 생존의 문제를 논의해야될 정도로 다들 무너지고 있다. 실제 위메프는 부도가 나다시피 매각이 되었고, 마켓 컬리도 예전의 장미빛은 사라지고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다.
[Ivy League 및 Standford 등 미국 명문대들이 이끈 한국의 e-commerce 시장]
미국 또는 선진 자본시장 입장에서 바라보면 쿠팡 사태는 지금처럼 나라가 들석일 일은 아니다. 기업이 일부로 고객 정보를 유출시키지도 않았고, 노동자를 일부로 죽인것은 아니다. 물론 좀 더 조사를 해서 형사적으로 다룰 부분이 있으면 다루면 되고, 민사적으로 처리할일은 민사적으로 처리하고, 노동자들은 약자들이니, 정부나 지자체에서 법률 조언등 도와주면 되는 일이다. 매일 8시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모든 신문의 1면을 장식할 일은 아니다. 불현듯 왜 언론과 정치권이 이 난리 법석을 떠는가봤을 때, 혹시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든다.
우선 민주당의 경우, 여러가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린 사건이 한두개가 아니다. 법사위원장이 보좌관을 통해 차명 계좌로 주식 거래하다 낙마하고, 원내 대표가 온갖 썩은내가 나는 비리로 사퇴하고, 청와대 비서실장이 정식 라인도 아닌 사람에게 인사 청탁 하겠다고 낙마하고, 내란재판부라는 위헌 이슈가 있는 입법을 하겠다고 하고 등등. 네가티브 이슈가 한두개가 아니다. 국민의 힘 혁시 마찬가지다. 여전히 계엄을 가지고 사과하네 마네 하고 있고, 국힘 지역당협위원장이 이재명 정부의 장관으로 선정되고, 지지율은 20%밖에 안되고 등등. 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쿠팡 뉴스가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오히려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예전 한국 영화 중 '더 킹(the king)'을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이슈를 이슈로 덮어라.' 무슨 정치적 메가 이슈가 발생하면 갑자기 연예인 마약, 연예인 매춘, 연예인 음주운전, 연예인 자살 등등 뉴스가 1면을 장식한다. 예전 군인들이 통치하던 시기에는 총선 전전날에 KAL기 폭파범 김현희를 정보부에서 등장시켜 온통 뉴스로 장식하는 등 여론 공작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만약 국민들이 진정으로 쿠팡 사태에 대해 분노했다면 대규모 회원 탈퇴가 있었을텐데 실제로 탈퇴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전체 가입자수가 (실제는 활성 회원-active user) 3천4백만명인데 188만명 정도 탈퇴했다면 5% 수준으로 나머지 95%는 쿠팡이 필요하고 짜증은 나지만 탈퇴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언론과 정치권이 난리를 치는거에 비하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닌것으로 보인다. 주가 역시 한국이 아닌 Nasdaq이긴 하지만 첫날 5%, 현재까지 19%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이 사태보다는 한국 정치권의 다양한 위협(?) 때문일수도 있다.
기업이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좀 더 냉철하고 객과적, 제도적으로 문제를 다루어야지 마치 연예인 마약이나 매춘 사건 다루듯이 감정적이고 고함친다고 해결될일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쿠팡이 국내에 투자한 금액이 6조원 이상에, 향후 10조원까지 늘어날 것이고, 전국 30개 시도에 100여개 물류센터, 그리고 9만명이 넘는 신규 고용을 창출한 성과를 보면 과연 지금처럼 광품으로 다룰일인가 좀 의심이 된다. 모르긴해도 지난 10년간 이만큼 투자와 고용을 동시에 달성한 기업이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지방의 물류센터는 단순히 인터넷 업체와 달리 지역의 고용과 투자가 유치되어 지방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아마도 정치권이 언론과 합작하여 한국 기업 (사실 SKT, LG U+, KT 등)의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에 비하면 머리 까만 외국인이 회장이고 미국 상장 기업이라서 쿠팡이 좀 더 좋은 먹이감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쿠팡 이슈가 언론을 장악하면서 현재 정치권의 다양한 문제들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느낌이다.
과연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정치인들이 지금 자행한 갑질, 불법 돈 수수, 차명 계좌 주식 거래, 계엄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것, 보좌관 성추행 등 도대체 뭐가 더 큰 잘못인지, 그리고 그들이 기업을 욕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마치 그들의 잘못을 덮기 위해 쿠팡 사태를 악용하는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아무쪼록 김범석 의장은 한국에 들어와서 깊이 사죄를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며, 정치권은 남 비판전에 스스로에게 더 통렬한 반성과 자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 한국에 투자할 외국인들이 쿠팡 사태를 바라보면, 절대 투자하려고 하지 않을거 같다. 감정이 이성을 지배한 한국 언론과 정치의 현주소를 봤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