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가네

목련 봉오리를 베며

by 능선오름

봄바람 부네

늦을 녘 봄바람은 잘 벼려진 칼날이라

뭇 처녀 두근대던 가슴 저며내고

막 만개한 목련 봉오리도 베어내누나

처참히 참수당한 몽년은 흐느끼며 사그라들고

하염없던 벚꽃은 꽃비처럼 나부끼네

아련하고나 봄밤이어

멈칫대며 다가오다 말고

길섶 철쭉밭 길냥이처럼 도망치누나

속절없을 세 월 이어 흐르는 꽃비마냥 줄기줄기 흐르네

속절없

망연하고나 봄이어

망연스럽고나 봄밤이어

봄은 무도하게 사라지고

시퍼렇게 눈 찌르는 칼날 위에서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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