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가 뭔디
어휴. 옛날사람.
얼굴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공개수업 때 난리를 부린 아이는 조우신이라는 아이다.
처음 선생님의 말 시작에 일일이 토를 달며 ' 싫은데요? 왜 해야 해요? 안 할 건데요? '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에 맞서서 나의 어린이집 동기인 윤관 도 '나도요! 나도 싫어요!' 하는 바람에 시작과 동시에 엉망진창이 되었었단 말이다.
두 애 모두 아빠와 엄마가 와 있었지만 누구도 그 애들을 뭐라 하지도 말리지도 않았었다.
어쩌면 두 애의 의 엄마 아빠도 어린 시절에 그랬지 않았을까?
덕분에 우리 아빠의 기억에는 조우신과 윤관이가 또렷하게 남은 모양이다.
사실 더 대단한 원조 빌런들은 따로 있었는데 말이다.
영준이는 얍삽해서 자기 엄마가 와있으니 얌전을 빼고 있었고,
이미 문제아로 소문났던 고재언은 아예 결석을 했고,
늘 영준이와 재언이의 폭발 시점에야 슬그머니 끼어들어 한 손 거드는 기마엘은 그날따라 조용한 영준이처럼 얌전했었으니까.
여튼, 두 놈의 난동이 끝나면서야 오늘 수업이 끝났다.
근데 신기한 건, 학기 초에 그토록 신경 쓰이던 빌런들의 난동은 이제 반 친구들 모두 빤히 알고 있어서,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녀석들이 사고를 치기 시작하면 삼총사 샘 모두 출동을 해야 좀 조용해지니까,
그때까지 아이들은 앞뒤옆으로 서로 재잘대며 뒷담을 나누니까 뭐, 나쁘지도 않다.
요렇게 가다 보면 여름방학이 올 거고, 2 학기가 되면 또 여전히 소동은 반복될 거고.
우리들은 점점 더 소동을 즐기는 마음이 될 거니까 그것도 좋은 일이다.
오늘은 두 놈이 폭발을 한 것 말고는 여자애들 울린 아이도 없고,
사물함이 뒤집어지지도 않았고,
창틀이 떨어지지도 않았으며 비록 두 애가 폭발을 했어도 책상과 의자를 엎지는 않았으니 조금 시끄럽고,
삼총사 샘들의 잔소리는 있었지만 나름 평화로운 하루였다.
우리 4학년 12반은 오늘도 평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