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삼십 대, 또는 이십 대 후반 애들? 도 이런 말을 쓰더라. 음.... 난 사실 이런 말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과거에 젊은 세대를 표현하는 시대용어들이 꽤 많았다.
오렌지족, X세대, Y세대, Z세대, 신세대, MZ 세대.....
웃기지 않나. 그리 따지면 난.. 아마도 오렌지족일 텐데.
아닌가?? 아, 압구정에 살진 않았네.
글쎄.
오히려 요즘 젊은 친구들 중에는 ‘국뽕’ 이 좀 지나친 경우들도 없지 않으니 요즘 세대는 다 이기적이다?라고 생각할 순 없다.
예컨대 친환경 생활, 저탄소 소비, 재활용 제품 적극 사용, 텀블러 사용 등등 지구를 아끼자는 활동도 활발하고,
또 한편으로는 중국과 일본들을 과격할 정도로 배척하고 적대시하는 그런 경우도 있다.
개인적인 의견을 묻는다면 나는 딱 두 가지로 대답한다.
첫 번째, 역사적으로 그들이 강대국이 아닌 적은 별로 없다.
두 번째, 君子報仇 十年不晩 '군자의 복수는 십 년이 걸려도 늦지 않는다'라고.
우리나라가 그만한 국방력, 경제력, 세계 강대국 사이에서의 지위를 가진 이후에는 몰라도 지금은 그런 상황은 아니라는 거다.
오래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타인에 비하여 좀 오랜 군생활을 했던 오래전에는 최전방임에도 불구하고, 상대편 북한군의 사단이 교체 배치 되었다는 것을 우리 군은 3년이 다 되어가도록 몰랐었다.
나중에 미군이 흘려준 정보를 듣고서야 알게 된 거다.
그건 사실 굉장히 중요하고 또 위험할 수 있는 경우인데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인공위성 하나 없었거니와 변변한 정보자산이 전혀 없이 오직 미국과 일본의 첩보, 정보에 의지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니지만.
아무튼, 요즘 세대라고 아무 생각 없이 살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요새 유행하는 온라인 쇼핑 중에서 ‘애국 소비’라는 게 있다고 들었다.
이를테면 ‘우리나라’ 국적 기업들의 물건 혹은 서비스를 팔아주자라는 것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국가 주도하에 그런 방식으로 소비를 장려 ㅡ사실은 법으로 ㅡ한다고 들었다.
배달의 민족, 인터파크, 요기요, 배달통, 쿠팡.
많이 사용하고들 계시고 국내 기업으로 인식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전부 다 외국 기업이다.
인터파크는 싱가포르, 다른 브랜드는 모두 독일 기업이 모기업이다.
다 아는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 나 테무가 싫어서 쿠팡을 이용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실은 다 거기서 거기다.
지마켓과 옥션은 한국에서 개발된 부분도 있지만 원래 미국 이베이가 모기업이고, 후에 신세계 그룹이 매입하였다.
어차피 코스닥 시장에 올라오는 국내기업들 중에 괜찮다 싶은 기업의 주식은 외국인들이 다수 매입하는 경우도 많고,
한국 회사처럼 보이지만 실제 모기업의 국적이나 대지주가 되는 사람의 국적은 외국인 경우도 무척 많다.
그러니 소비자의 ‘애국소비’가 엉뚱한 결과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국뽕’ 까지는 아니어도 꽤 오랜 기간 최전방에서 청춘을 오롯이 다 보냈으니 기초적 애국심은 있다.
지금이라도 전쟁이 (그 어느 나라 라도 상관없다) 벌어진다면 참전할 마음이 있으니 말이다.
물론 아무도 받아줄리는 없겠지만....ㅜㅜ
희한하게도 내가 ‘애국’이라는 걸 마음속에 담게 된 계기는 다소 엉뚱하다.
첫 군사훈련이 각개전투였는데, 각개전투라는 것은 말이 전투지 그냥 흙과 자갈 혹은 쇄석이 골고루 섞인 땅바닥을 뛰다 엎드리고, 다시 일어나 뛰다가 누워서 철조망 통과를 하고, 다시 일어나 뛰다 보면 침목으로 만든 더러운 담장을 넘어야 하는 애들 놀이터의 확장판이라고 보면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뭐 재미있겠네 싶을 수 있지만,
이게 강도가 큰 훈련장일수록 흙은 없고 날카로운 쇄석만 깔려있다.
그러니 엎드리는 순간 손바닥이고 팔꿈치고 무릎이고...
다 까져 버린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낮은 포복이라도 하면 얼굴도 까진다.
거기 더해서 진짜 M60 기관총을 갈기는 곳도 있다.
예전에는 진짜 실탄을 높은 곳으로 쏴서 겁을 주곤 했었는데,
기관총을 거치해 놓았던 모래주머니가 터져 슬슬 총구가 내려가서 실제로 사람을 맞추는 사고가 있고 나서는 다 공포탄이지만.
그때 바닥을 박박 기어가다가 눈앞에 조그만 민들레 꽃이 보였다.
그 순간만큼은, 총소리도 흙먼지도 팔꿈치의 고통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조그맣고 샛노란 꽃에 빠져버렸다.
이 아름다운? 강산을 지키기 위해 내가 이렇게 훈련을 받는다? 는 식으로 고통을 승화시켜 버렸다.
그런데.... 이리저리 환경보호니 자연보호니 재활용이니 국산품 이용이니.... 다 해봐도 돌고 돌아 다른 나라 잇속 채워주는 것 같아서 요새 속이 좀 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