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속 단상
업무상 출장으로 부산에 1박 2일 체류 중입니다.
생전 처음 부산이라는 곳을 여행 온 게 스무 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비둘기 완행열차를 타고 밤 8시에 출발하여 새벽 5시쯤 도착했던 기억이 나네요.
오랜 시간 눕혀지지도 않고 세 명이 빽빽하게 앉아, 게다가 팔걸이도 없고 서로 모르는 사람 끼리 마주 앉아 어색하게 오랜 시간 밤을 새워가며 꾸벅꾸벅 졸면서 오던 기억도 납니다.
서로 어깨에 침 흘려가며.
이젠 KTX를 타고 반나절 안 걸리게 내려와서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니 참 많이도 변했습니다.
지하철 안내 배경음으로 갈매기 우짖는 소리와 파도 소리가 나는군요.
오래전 비둘기호를 타고 내려올 땐 대구 즈음부터 들리는 생전 처음 듣는 강한 억양의 사투리에 깜짝 놀랐었습니다.
마치 싸움이 붙은 줄 알았었죠.
오히려 현지인들은 제 말투를 듣고 까르를 웃으며 간지러운 말투라고 하던.
시간이 참 많이 흘렀네요.
부산에 와서 바다구경 한 번 못하고 백화점만 실컷 구경하고 올라갑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