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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회사를 그만둘때는 사실 엄청난 스트레스로 과민성대장증상이 너무 심해서, 의사가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한 낫지 않는다, 라고 단언한게 이유였다.
그 원인 제공자는 그 이후로 불과 십 년도 안되서 돌연사 한 것을 나중에야 알았지만.
두 번째 회사는 아예 오리엔테이션이 없었다.
그래도 그 업계에서는 꽤 규모도 크고 인지도가 제법 높은 회사였는데 말이다.
그 회사에서는 입사 하면 바로 투입. 그것이었다.
무조건 좌충우돌 하면서 배우라는 식인데, 그건 회사의 대표께서 애초 직원들의 드다듦이 워낙 잦다보니 아예 살아남는 놈만 남는다 하는 방식의 마인드였던 것 같다.
사람을 가르쳐 잡거나, 회사의 기풍을 전수 하거나, 그런건 아예 생각조차 안했던 분위기였다.
일이 넘쳐나고, 늘 사람은 드나들고, 프로젝트 한 건 지나가면 그 팀은 거의 해체되고.
다시 사람을 뽑는, 철저히 업무위주에 사람은 스쳐지나가는 바람 정도로 생각하는 회사.
그런 회사가 오래 잘 될 리가 있을까 싶지만, 이십여년이 지난 지금 그 회사는 업계 1위다.
그런걸 보면 ‘사람이 전부다’ 라는 식의 회사들이 내거는 슬로건이 무색하다.
결국은 방법론 보다, 영업이 끊임없고 결과가 증명하고 이익이 남는 회사라면 내부 구조야 어떠하건 일단은 잘되는 것 같다.
적어도 처음 회사는 뭔가 계획적으로 해보려고는 했으나 영업이 적고, 결과가 그저 그랬고, 이익이 안남아서 문을 닫은 셈이니 말이다.
보통 제조사들은 회사의 기업 풍토나 장인정신, 직원들의 마인드에 따라 회사의 존립이 오가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분야가 다르면 다를수 있다.
이른바 ‘지속성’ 이 별로 없는 단타성 프로젝트가 많은 회사는 그런 면에서 좀 더 비규칙적이다.
회사의 풍토가 자리잡기 보다는 협력업체들이 오랜 관계만 유지가 된다면 이럭저럭 완성도가 나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일정 ‘규모’ 이상이 되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규모의 경제’가 시작되면 품질관리 원가관리 모두 외주를 줘도 가능해 지니까.
회사에서 직장인으로 생활하며 가져야 할 기본 마인드라는데 정답이 있을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직업이란, 직장이란 자신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몸담을 곳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은 필요하다.
여기서 기본이란, 최소한 자신이 입사한 회사가 ‘잘 되기를’ 바라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다 그렇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회사에 입사할 때 개개인의 마음가짐에 따라서 그렇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첫 번째는 자신이 지원한 회사들 중에 제일 가기 싫던 회사에 입사하게 된 경우다.
이런 경우는 대개 회사를 낮춰 보게 마련이고, 언젠가는 자신이 지원하던 다른 회사에 가리라는 속셈이 있다보니 현재 자신을 받아준 회사를 그저 거쳐 지나는 과정 정도로 생각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면 적당히, 자신이 다른 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당장 월급벌이 정도로 생각하기도 하고, 월급 이백만원을 받으면 자신은 충분히 이백만원어치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속셈을 마음 속에 몰래 숨기고 있다해도 지내다 보면 다들 알게된다.
평소의 행동에서 보여지기 때문이다.
어지간히 악인이 아닌 이상은 평소의 말과 행동에 속셈은 드러난다.
본인만 아니라고 생각할뿐이다.
기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생활한다해도 월급 이백만원을 벌면 오백만원을 회사에 벌어 주어야 한다.
왜냐면 본인의 임금 + 공과금/보험료 + 회사 이익 정도는 ‘기본’으로 해내야 하니까.
평생 있을 것도 아닌 회사에 왜 그렇게 해야 하냐고?
모든 직원이 다들 자기 월급만큼 일하는 회사는 망한다.
당장은 아니어도 기어코 망하게 된다.
자신이 있을 때 망해서 쫓겨나건, 아니면 다행히 이미 전직을 한 상태라 해도 ‘망한 회사’ 출신을 반기는 회사는 별로 없다.
당연히 선입견을 가진다.
이직에서부터 이전 회사가 망한 회사라면 면접담당관부터 반기지 않는다.
단지 ‘재수없음’이 아니라, 그럴만한 이유들이 있던 조직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그 회사에 있던 사람이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가졌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결국, 나 자신을 위해서 자신이 몸담은 회사는 잘 되어야 한다.
물론 가끔 운영자측의 방만한 경영으로 문닫는 회사의 경우에는 정말 억울 한 일이다.
허나 그런일이 잦지는 않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역 피라미드 형식이다.
대기업이 있고, 대기업의 협력업체인 중견 기업이 있고, 중견기업의 협력업체인 중소 기업이 있으며 중소 기업의 협력업체인 소기업이 있다.
그리고 소기업에도 또 다른 수많은 협력업체가 있다.
그런데 협력업체 라고 서로 지칭은 하지만 머릿속에는 ‘하청업체’ 라는 개념으로 존재한다.
그것은 외국회사라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평 협력관계임을 강조하며 슬로건을 내걸지만, 현실적으로 업무와 돈줄은 그들에게 있으므로 달라지기 어려운 관계다.
마치 중세시대 영주와 소작농의 관계라고나 할까.
어떤 일이건 그 뿌리와 근원을 찾아가면 대개 가장 상층부에는 대기업 혹은 대기업군에 속한 회사들이 있게 마련이다.
하다못해 슈퍼마켓도 그렇고 식자재 납품도 그렇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의 방향 잡기가 조금만 흔들거리면 아주 거리가 먼 말단에서는 태풍이 분다.
여기서 또 하나의 진리가 생긴다.
‘ 일을 열심히 하는 건 직원의 기본이다. 하지만, 회사가 더 잘되기 위해서는 발주처가 더 잘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