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 위의 단상

아 옛날이여

by 능선오름

7080 잔혹사

지하철 역을 나와 집을 향해 걷다보니, 흔하지만 흔하진 않은 간판이 보인다.

‘ 7080 ’ 이라고 삼원색으로 적힌 간판.

그리고 그 아래에는 000 노래 000 가수가 적혀있다.

저런. 저 사람도 한때 정말 유명한 가수였었는데.

전주만 들려도 들썩거릴 정도로 유명한.

그 가수를 안다는 이유만으로도 나는 이미 ‘꼰대’임이 증명되는 반증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개중에는 요즘도 티브이에 심심찮게 나오는 가수가 있는데,


이미 이십여년 전에 우연히 들르게 된 미사리 라이브 카페에서 라이브 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

일 때문에 들른 텅 빈 대낮 카페 이층에서, 청중도 하나 없는데 목에 핏대를 올려가며 노래를 이어가는 ‘왕년’의 명가수를 보며 마음이 참 복잡해졌었는데.

이제 그 보다도 더 오래된 히트 가수를 변두리 동네 지하 카페 간판에서 마주하게 되니 마음이 좀 애잔해 졌다.

아마 환갑도 훌쩍 넘은 나이 일텐데.


누군가 에게 들었었다.

흘러간 스타 일지라도 그들이 그리워 하는 것은 돈과 명예가 아니라 ‘관객’ 이라고.

그들의 노래를 들어주고 박수치는 ‘팬’이 그리워 무대에 선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팬도 아니고 그저 한참 젊을 때 그 노래를 들어 기억하는 나같은 꼰대에게는 그 왕년의 스타에게 주어진 초라한 무대는 달갑지 않다.

그건 나만의 편견 일지도 모른다.

‘왕년’의 팬 이었던 사람들은 함께 늙어간 ‘왕년의 스타’ 무대를 더 친근하게 느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외곽에 있는 나로서는 그들의 현재가 마치 나이든 사람들의 종착역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아쉽다.

보다 멋지게 늙어가는 ‘들국화’도 있지 않은가.

비교거리가 안될까.

오래 되었다 할지라도 현재 들어도 충분히 좋은 곡들이 많은데.

대중가요는 팬층의 소비를 먹고 자라야 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절제 되는 걸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모든 시장은 시장의 범위가 제한적 이라는 데서 비극이라고.

세계 유일의 ‘단일언어’를 사용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소수 K팝을 제외하고는 외국인들에게 쉽게 퍼질수 없는 종류의 대중음악 시장의 한계라고.

안타까운 일이다.

나이든 아티스트라도 자유롭게 공연하고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무대가 그립다.

‘전설’ 같은 것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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