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심야 식당 5
이젠 채식성 밑반찬을 만들어 볼까?
채소류 밑반찬은 가능한 그날그날 만들어서 쓰는 걸 원칙으로 하지.
이게 하루 지나면 채소에서 국물이 생기면서 맛이 변질되거든.
오늘은 기본찬으로 쑥갓 두부 무침하고 꽃상추 겉절이를 만들까 해.
오래 걸리지도 않지만 뭔가 좀 특별해 보이거든.
일단 쑥갓은 잘 씻어서 끓는 물에 살짝 데치면 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팁은 숭덩 넣어 버리면 낭패라는 거지.
쑥갓 대는 굵은데 잎사귀와 함께 데쳐지면 대가 너무 억세거나, 잎이 흐물흐물 해 지거나 거든.
먼저 대를 담가서 물렁해질 때 잎사귀를 넣고 아주 살짝 데쳐 주는 거지.
그런 후 바로 찬물에 씻어서 물기를 꽉 짠 후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토막.
쑥갓 데친 물에 생두부를 넣는 거야.
두부도 살짝만 데쳐주고 꺼내어 찬물에 헹군 후 주먹으로 움푹움푹 부숴주면 끝.
두 가지 재료를 무침용 그릇에 넣고 국간장, 참기름, 마늘 다진 것을 넣고 조물조물.
이러면 아주 간단하게 끝나.
그런데 여기 조금 더 팁을 더하자면,
두부를 데치면 당연히 물이 나오므로 나중에 무침이 질퍽해질 경우가 있어.
그게 싫으면 두부를 데치지 말고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을 달구고 그 위에 두부를 으깨어 넣어 볶아.
그러면 수분이 날아가면서 적당히 두부가 익어서 쑥갓과 무쳐도 물이 잘 안 나오지.
이것도 타이밍과 시간이 중요해.
너무 볶으면 두부가 푸석해져서 쑥갓과 안 뭉쳐지고 그러거든.
가끔 어떤 식당에 가면 시금치나물과 두부를 위의 방식으로 무쳐주는 경우가 있지.
그런데 그건 안 맞는 방법이야.
시금치에 함유된 옥살산이 두부에 다량 함유된 칼슘과 결합하면 불용성의 수산 칼슘이 생성되는데, 이 성분이 체내에서 칼슘 흡수를 줄이고 심한 경우 결석증을 유발한다고 하거든.
물론 그걸 막기 위해 시금치를 데치게 되면 옥살산이 빠져나오므로 잘 데쳐서 하면 된다고는 해.
근데 굳이, 뭔가 찝찝한 궁합의 음식을 할 필요는 없잖아?
이번에는 즉시 먹기 좋은 꽃상추 겉절이를 해볼까.
꽃상추는 잘 씻어서 고춧가루 간장 식초 올리고당 멸치액젓 다진 마늘 참깨 참기름을 골고루 섞은 양념장을 붓는 거야.
그래서 그냥 조물조물... 이때 너무 세게 주물럭거리면 상추가 물러져서 아삭한 맛이 없어지니 주의할 것.
근데 만약 상추가 늦게 뽑아서 줄기가 조금 억세진 것이 있을 수 있어.
이럴 때는 위의 쑥갓 무침 조리법에서 두부만 빼고 똑같은 방식으로 무쳐도 제법이야.
완전 나물처럼 느껴지지.
기본적으로 대부분 나물의 조리법은 크게 벗어나지 않아.
양념장 하나로 여러 재료에 따른 맛을 살리는 거지.
팁은 간단해.
재료 자체가 두꺼우면 조금 오래 데치고, 얇은 재료는 살짝 데치는 거야.
그래야 부드러우면서도 아삭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또 하나의 팁은 데친 후 물기를 정말 꽈악 짜 버리는 거야.
물론 뭉개질 정도는 안 되고.
물기가 남아 질퍽이는 나물? 그거 정말 갓뎀이야.
마지막으로 육식성 밑반찬을 만들어 볼까?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대표적 육식성 밑반찬은 바로 장조림이야.
홍두깨 살이나 아롱사태를 사서 큼직하게 썰어 찬물에 삼십 분 정도 담가 핏물을 빼.
그리고 대파 생강 양파 통후추를 듬성듬성 썰어 넣고 물을 팔팔 끓여주지.
여기다가 전통방식은 아니지만 월계수 잎을 몇 장 넣어주면 금상첨화야.
잡내를 없애기 위해 미림이나 맛술을 넣기도 하는데,
취향 문제이긴 하지만 미림은 알코올 도수가 높고 맛술은 식초에 가깝다는 거야.
실은 미림도 맛술의 일종인데 맛술은 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청주 소주 와인 모두 다 해당이 되지.
그런데 미림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고유명사 비슷하게 된 거야.
미림은 넣고 끓여도 약하게 알코올이 남아. 대신 풍미를 높여주지.
보통 시중에서 아예 미술이란 상표를 달고나 오는 맛술은 식초가 베이스인데 너무 넣으면 시큼할 수도 있고,
음식이 달아질 수도 있으니 미림이건 맛술이건 성분표를 읽어두는 게 좋아.
이제 온갖 입욕제?로 푹 삶아진 고기를 들여다봐야지.
얘들이 물렁해질 때쯤 고기를 넣어 십분 정도 뚜껑을 연 상태로 끓여서 잡냄새를 날려 날려.
그리곤 떠오른 거품을 걷어낸 후 중불로 오십 분 정도 팍팍 삶아주면 끝.
고기육수 내는 거 아니므로 끓는 물에 넣는 거지.
요래 삶아진 고깃덩이를 식혀서 결방 향으로 썰고 손으로 죽죽 잡아 찢는 거야.
그 담에 남겨진 육수를 걸러 넣고 진간장, 설탕, 청주, 건 고추를 넣어 팔팔 끓여.
여기에 찢어진 고기를 넣고 중불로 3~4분만 졸이면 끝.
너무 오래 졸이면 장조림이 아니라 나무 찢어서 졸인 맛 이 나므로 주의해야 해.
자, 이제 기본적인 육해공 밑반찬이 준비되었어.
그럼 장사를 시작해 볼까?
찬
어린 시절 도시락에 놓인 콩자반이 참 싫었어
샛노란 양은 도시락 귀퉁이는 은빛으로 헐고
보리밥 섞인 밥 한쪽을 검게 물들인 콩자반은
입안에 늘 딱딱하게 거슬려서 참 싫었었어
차마 반찬 투정할 사정 아님은 어려도 알아서
억지로 입에 넣어 대강 씹다 삼켜 버렸지
그렇게 지내온 기억 때문 인지 지금도
식당에서 나오는 콩자반은 입에도 대지 않아
콩자반 그 남루한 어린 날의 기억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