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나는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한다
아동양육시설에서 15년간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온 시간, 그들의 마음에 조용히 머무르고,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내가 해 온 것이라고는 '듣는 사람'이 되는 것뿐이었다.
그래, 여기 있어.
아동양육시설에서 임상심리상담사로 15년 차이다.
내 이름을 부르는 수많은 아이들이 있다.
어떤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어떤 아이들은 편하게 ‘이모’라고도 한다.
그 호칭들에는 어딘지 모를 망설임과, 애틋한 기대가 담겨 있다.
한발 물러서면서도 다가오고 싶은 마음과 조금 기대어도 괜찮을까 싶은 눈치.
그렇게 아이들은 나를 불러주고, 나는 대답한다.
조금은 따뜻한 목소리로, 조금은 단단한 눈빛으로_
“응, ○○야, 무슨 일이야?”
대부분의 이야기는 속상한 이야기다.
나를 놀렸다거나, 오늘 밥을 먹기 싫었다거나, 와 같은 소소한 이야기지만, 가끔은 ‘고아라고 놀린다, 엄마가 왜 나를 버렸을까’처럼 내 숨을 멈추게 만드는 깊은 이야기도 있다.
그럴 때면 나는 마음을 단단히 붙든다.
‘지금 이 아이에게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정답은 없다. 그저 그 마음에 잠시라도 함께 머물러 주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일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참 많은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거의 전부였는지도 모른다.
돈을 넉넉히 쥐여주고 주머니를 가득 채워주지도 못하고, 해마다 좋은 생일 선물을 해줄 수도 없었다.
임상심리상담사로서 아이들의 지워지지 않는 과거를 온전히 덮어줄 능력도 없고, 미래가 찬란할 것이라고 기대를 심어줄 수도 없다.
그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음 하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따뜻한 목소리 하나_
그것으로 나는 15년 동안 이 일을 견디며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The Chapter 01 will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