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아이들은 좋겠어요

상담사의 집

by 즉흥적인 하루



남편은 사회복지사, 저는 상담선생님이에요.




이 말을 듣는 대부분의 내 또래 부모님들 반응_

“그 집 아이들은 좋겠어요.”

그럴 때마다, 나는 속이 따끔거려 혼자 웃는다.

'그렇게 생각해 줘서 고마운데, 실은 우리 집도 별로 다르지 않아요.'


우리 집에는 두 아이가 있다.

둘째는 아빠한정 금쪽이처럼 때때로 아빠를 시험에 들게 한다.

첫째는 어느 날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왜 이렇게 공감을 못 해줘?”


나는, 내 아이에게 공감 못 하는 사람으로 판정되었다.

사람들은 우리 부부의 직업을 짐작으로 집 안에서도 늘 대화가 많고, 감정은 섬세하게 다루어지고, 분노는 잠잠히 조율되고, 상처는 곧바로 치유될 거라 생각한다.

실상은… 같은 말 세 번 하면 짜증 내고, 문을 쾅 닫는 소리에 마음이 철렁 내려앉고, “엄마는 왜 내 말 안 들어줘!”라는 말에 뜨끔하고, 억울하고, 서운하고, 화난다.

내 직업과 상관없이 내 아이에게는 그냥 ‘엄마‘일 뿐이다.


세상의 수많은 부모들처럼 잘하고 싶은 마음과 생각처럼 잘 안 되는 현실 사이에서 매일 작은 실패와 노력을 반복한다.

가끔은 아이에게 마음을 읽히는 날도 있다.

“엄마 지금 나한테 화났지?”

“엄마 실망했지?”

그 순간, 나는 날 것의 내 모습으로 정직해지는 방법을 선택한다.

“응, 맞아. 그런데 지금도 널 사랑해.”


우리 집은 완벽하지 않다.

오히려 아주 보통이고 평범하다.

한도 없는 막내와 사춘기 딸, 마음이 말라버릴까 봐 애쓰는 엄마, 그리고 가정과 일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아빠가 사는 그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족이다.

‘그 집 아이들은 좋겠어요’라는 말이 진심 어린 축복이라는 걸 안다.

그 말에 담긴 기대와 선입견을 내 방식대로 조용히 부드럽게 풀어나가는 중이다.

그저 매일 울고, 웃고, 부대끼며 보통의 가족으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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