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단단하게 웃는다
아이의 아픔이 곧 내 아픔이었고, 금세 닳아버리는 마음으로 일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단단함은 무뎌짐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방법'을 배운 결과라는 것을.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때로는 함께 울고, 또 때로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웃는다.
슬픈 이야기를 들어도 바로 눈물이 나지 않는 법을, 속상한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말하는 법을, 나는 이 일을 하면서 천천히 배웠다.
처음에는 모든 게 마음에 그대로 내려앉았다.
아이 한 명 한 명의 아픔이 마치 내 일처럼 느껴졌다.
상담이 끝난 후 혼자 울기도 했고, 몇 날 며칠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는 오래 버틸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음은 흔들릴 수 있다.
다만 너무 쉽게 부서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 흔들림을 붙잡을 중심이 필요했다.
나의 중심은 ‘의미’였다.
내가 이 일을 왜 시작했는지, 이 일이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생각하면 다시 단단해질 수 있었다.
단단함은 무감각함과는 다르다.
아이의 눈빛 하나, 목소리의 떨림 하나에 여전히 마음이 흔들린다.
하지만 그 안에서 무너지지 않는 법을 나는 배웠다.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는 법, 울더라도 끝내 웃을 수 있는 법.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을 돌보는 일이었다.
지친 하루의 끝에서 나도 한 사람의 ‘사람’으로 남아야 했다.
가끔은 커피 한 잔, 짧은 산책, 일상의 사소한 일들이 나를 지켜줬다.
조금 멀리 떨어져 바라보는 연습, 스스로를 탓하지 않는 연습도 필요했다.
웃는 얼굴은 아이들에게 안심을 준다.
하지만 나의 웃음에 진심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스스로를 돌보고, 마음을 다독이고, 내 안의 여백을 남기려고 노력했다.
누군가는 묻는다.
“이 일을 어떻게 그렇게 오래 하셨어요?”
나도 여전히 흔들리지만 쉽게 부서지지 않는 마음을 켜켜이 쌓아갔다.
그 마음이 있어 나는 오늘도 아이들 앞에 선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 결국에는 이 길을 지나가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