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가는 월급날(새벽부터 약한 비, 촉촉해지는 땅, 훈훈한 공기)
오늘은 월급날이다. 한 달을 열심히 다녔다고 보상이 내려온다.
살랄라 별빛이 내려오듯 50이 넘은 나에게 월급은 별빛이다.
그렇다고 오늘 출근길이 유난히 행복스럽거나 더 애착을 가지지는 않을 듯하다. 이런 별빛 같은 마음은 늘 순간처럼 지나간다. 그게 아쉽다. 그래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어찌 보면 힘든 일 하니까 그만큼 보상을 받는 거니 당연한 일이다. 내가 재미있게 보내려면 요즘은 돈을 내는 시스템이다. 나는 돈을 받고 다니니 힘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당연한 논리다. 그러니 이 감사함은 출근길을 가진 자만이 누리는 덕목이다. 오늘은 미션을 수행해보려 한다. 월급기념일이니까. 출근길 사무실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환하게 인사하기, 눈치채지 못하게 누군가 배려해 보기 두 가지 미션을 해봐야겠다. 오늘 저녁에 나에게 서운하지 않도록 토닥토닥하도록 해내야겠다.
난로에 불을 피우는 일은 내게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작은 불꽃이 일고 흔들리는 불꽃이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요란한 소리도 난다. 밤새 차가워졌던 쇠로 된 연통(연기가 지나가는 통로)을 데우느라 "딱", "따닥" 소리 낸다. 불규칙함은 어느새 온기를 내는 소리소 바뀌고 백색소음이 됐을 때 주위는 훈훈하다. 난로는 항상 이 과정을 갖는다. 그리고 내게 온기를 준다. 처음부터 가까이 오는 것을 허락하지는 않는다. 온기가 느껴진다고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바지에 구멍이 나거나, 성급한 동선에 데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 인간관계도 그런 절차와 시간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나만 좋다고 선뜻 다가가고 기대하고, 상대의 시간은 고려되지 않고 관계를 형성한다. 그리고 상처받았다고 탓을 하고 돌아선다. 상대가 허락하지 않는 시간, 성급한 마음은 오히려 멀어지게 할 수도 있고 벽을 칠 수도 있게 한다. 난로는 이렇게 나에게 따뜻한 따끔함을 주고 나를 들여다보게 한다. 월급날 난로에게 감사하다: 기막힌 결론에 어리둥절하지만 오늘은 난로 덕분에 적당한 거리에 대해 생각해 봤다. 하루도 웃으며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