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6일 +5일

시간을 묶을 수 있다면

by 백당나귀

글을 쓸 수 있다는 게 감사함으로 와닿는다.

다른 작가님의 좋은 글을 읽으면 좋은 생각이 들고 생각하지 못했던 세상 구석구석이 들여다 보인다. 시공의 차이가 있지만 진지한 토론의 장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연륜과 필력이 있으신 작가님의 글에서는 온기까지 나온다. 그래서 어설프게 흉내 내본다. 그러다 보면 나도 화롯불 같은 온기를 낼 수 있겠지 하며 희망을 건다. 내 이름을 부르며 칭찬해 주는 것을 그 시작으로 한다.


올해의 나의 키워드는 '꾸준함과 실천' 2026년은 '지속'이다. 실행하지 않으면 좋은 생각도 흩날리는 재와 같을 뿐임을 이제야 깨닫는다. 참 오래도 걸렸다. 늘 생각이 많고 아이디어가 좋다는 말을 들었는데 딱 거기까지였다. 그것을 발전하거나 끝맺음한 적이 없다. 말과 글로 좋은 명언을 외우듯 알고 있지만 내 가슴에 절절히 새겨지는 건 지금이다. 딸아이와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걸 50대에 깨달았다고?"되묻는다.

맞다. 늦은 듯하기도 한데 나의 시점은 업데이트하기 딱 좋은 타이밍이다. 집중할 수 있고 오롯이 나의 결정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40대에 50은 슬플 줄만 알았다. 뭔가 어정쩡하며, 잘해도 티도 안 나고, 고질적인 습관으로 타협이 될 테고. 잘못한다고 누군가에게 질타를 받지 않을 테니 안일할 수도 있고, 60대의 안정감보다는 50대의 과도기 시간이 무기력해 보였다.

웬걸. 이런 겉 넘는 생각을 하다니, 스스로 체념을 선택하다니.


이런 나에게 반짝 빛난 건 '달리기'였다.

달리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30년 이상 달려온 90대 어르신들 이야기를 들으며 그동안 나는 입만 동동 떠있는 화상이었음을 느꼈다. 8월에 슬로조깅을 시작해 지금까지 해 오고 있다. 30년 세월에 비할 바 아니지만,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보면 천지가 뒤집힌 상황이다. 정말 운동근육이 없는 내가 몇 달을 넘기고, 한해를 넘기려 하고 있다. 아 얼마나 기특한지, 이런 나를 칭찬하게 된다. 아주 자기애가 충만한 아줌마이다.


인생에서 시간을 되돌려 어디로 가고 싶냐는 질문에 늘 중3 때로 되돌리고 싶다고 했다. 그때 형편으로 실업계고등학교를 선택한 '한'을 탓을 하며 살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되돌린다는 말보다 지금 시간을 묶어두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과거에서 나를 찾는 게 아니라, 지금의 나에서 정면돌파하고 싶은 생각이다. 회피형 인간으로 정면돌파는 쉽지 않다. 이 또한 내가 달리기를 시작하며 바뀐 이야기다.


제목에 날짜를 적는 건 하루하루의 가치를 기억하고, 이날의 경험이 나의 자산임을 달리기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에게 5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졌어!

잘 지내보자!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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