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일 제대로 추운 아침(달봉이 물그릇이 꽁꽁)
냉장고를 열 때 가끔 이게 내 머릿속인가? 한다.
유튜브를 보고 정리 잘하는 법을 따라 해 보지만 며칠 가지 못한다.
소분하고, 정리트레이를 쓰고, 잘 버리고, 순서배열하고.
열심히 해낸다.
그러나 몇 주 지나면 정체 모를 것이 쌓인다.
다행히 검은 봉지는 없다.
냉장고가 그렇게 된 탓은 "나중에 먹어야지?, 아깝다!"이다.
그러다 어느 날은 냄비가 통째로 들어간다.
그리고 다음에 냉장고 문을 열 때 냄비는 나의 짐이다.
스트레스의 시작이 된다.
'저걸 언제 처리하지? 어떻게 치우지?'
꼭 피곤한 날에 냉장 속의 냄비는 더 크게 와닿는다.
처음부터 제자리가 아니었는데, 아껴둘 만하게 아니었는데.
혹시 그때 치우기 싫어서 슬쩍 냉장고에 넣은 게 아닐까?
미룬 게 맞다. 음식이 아까운 것도 있고 아쉬운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귀찮아서 대충 쑤셔 넣었다.
고질적인 나의 습관이다.
냉장고도 이제 평화를 누려야 한다.
나의 게으름에 희생당하고 있다.
내 스트레스를 스스로 만들고 있었다.
다이어트를 하다 실패한 냉장고 같다.
더 먹을 궁리보다는 덜 먹을 궁리가 필요하다.
나중에 먹어야지, 넣어둬야지 하기보다는 적당히 먹고 바로 치워야지의 컨트롤이 필요하다.
내 기준으로 버릴 용기도 필요하다.
서랍을 열 때,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하고 낯섦을 느낄 때가 있다. 그나마 안 썩는 공산품이라 다행이지 존재도 잊어버리는 물건이 많다. 욕심이 채워진 거겠지. 그때는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언제가 쓸 수 있다고 확신하며 서랍에 쑤셔 넣는다. 그리고 잊어버린다.
게다가 좋은 것을 사용할 용기도 필요하다.
좋은데 나중에 아꼈다가 써야 지하는 마음도 생긴다.
나중이 아닌 지금 필요함, 현재에 머물러 판단을 해야겠다.
현재의 삶도 시간도 계획대로 흘러오지 않았는데,
미래시간을 미리 정해두고 안고 가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지금 행동하지 않고 미래계획에만 맡겨두면 가치 없는 것과 같다.
단순히 물건이 아니라, 나의 걱정과 욕심을 대입해 보면 지금 나에게 필요한 행동이다.
지금 사랑이 있으면 나눠주고, 기쁠 수 있다면 기뻐하고, 생기지 않을 걱정을 당겨와서 짐처럼 쌓아두는 일을 하지 않아야겠다.
오늘은 냉장고 속 정리를 시작해 내 마음속까지 같이 정리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