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안개꽃이 피어난 듯, 밤새 한파와 고생한 나뭇가지
오늘은 적당한 토요일 새벽쯤이다.
무엇을 해도 이해가 되고, 게으름마저 통과되는 적당한 날이다.
집이 주택인지라 이불 밖은 진짜로 위험하다.
연료비 때문에 침대에도 온수 매트를 깔고 자고
가스로 돌아가는 난방에 지불능력이 딸려서, 집에 손님이 오지 않는 이상 보일러는 꺼둔다.
내적 갈등이 생긴다.
'지금 일어나, 말어? 핸드폰 보고 있을까? 일찍 일어나기로 한 약속은? 추워 더 누워있는 게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게 좋아~!' 상대 없는 감언이설이 시작된다.
그러다 마당을 살짝 보니, 밤새 눈꽃이 피어난 것을 볼 수 있었다. 밤새 눈발이 흩날린 자국이다.
바람과 눈이 울퉁불퉁한 마당에 한 송이씩 꽃을 피워놓았다.
나뭇가지는 바들거리다가 얼어버렸는지 미동도 없다.
아~ 밤새 찬바람 다 버틴 겨울나무!
나무에 경외심을 느껴 스르르 일어난다.
나뭇가지 끝마디까지 버티고 있는 겨울나무를 보면 나는 따뜻하다.
미안하게 따뜻하다.
이런 말은 이쁜 포장지일 뿐 일어나기 싫어서 별별궁리를 했다.
생각이 많으면 시간은 거침없이 흐르고, 나의 처음 결심과 의지는 흐려진다.
그래서 이불 한쪽을 먼저 겉어 차고 바깥공기를 살갗으로 간을 보고 일어날 채비를 갖춘다.
'순간, 별짓을 다하는 구만' 하는 생각이 스치자 반동으로 일어났다.
벌개 아니었다.
털이 폭신한 슬리퍼가 있었고, 눈감고 다니는 거실이 있었다.
뭐가 그리 나를 복잡게 했을까?
하기 싫으니까 변명을 하나씩 채굴하고 있었다.
에너지를 변명채굴에 쓰다니, 나약하다. 일어났으니 자책하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어떻게든 해낸다. 나를 위한 응원이다.
오늘도 나의 어리석음을 깨달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래도 마당과 겨울나무에 대한 경외심은 진심이다.
멋지고 닮고 싶은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