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보니 식탁에 참깨가 떨어져 있다.
살림이 털털한 내가 식탁을 덜 닦은 흔적으로 남아있다.
검지손가락을 꾹 눌러 낱알의 참깨를 한참 바라보았다.
음식 여기저기 다 들어가는 참깨, 주요리는 아니나, 상위에 오르직전 '톡톡'으로 음식을 만든 사람의 흐뭇함을 함께 나누는 참깨, 갈아서 형체 없이 풍미만 가득 남기고 음식 속에 녹아나는 참깨! 우리와 같은 여정이 보였다.
내 인생에 무대 주인공은 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존감도 키우고, 내 역할과 존재감을 키웠다.
어릴 적에 "나는 주인공이야, 어디서든 빛나야 해, 수처작주라는 말도 있잖아?" 하면서 의라차차 한때가 있었다. 20대 방황의 시간을 이끌기에는 꽤 괜찮은 멘토였다. 무엇인가 되어야 주인공이 되고, 내가 있는 공간에 주인처럼 행동하고, 시간에 최선을 다해야 괜찮은 삶을 사는 것이라 생각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직독으로 인한 오독이 많다.
지금도 이 틀은 벗어나지 않는 선택을 하고 산다.
다만,
조연도 주인공이지!
드러나지 않아도 내가 내일을 잘하고 있으면 최선이지!
저녁 양치시간에 거울 속에서 스스로에게 웃어주면 잘 살아낸 하루지!
이렇게 변해왔다.
20대를 잘못 보냈다기보다 그만큼이 보이는 나이였다고 생각된다.
좌절하고, 용기내고, 도전하고, 포기도 잘하고, 반성하고, 다시 계획하고, 실천하고 이게 삶이었다.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영글어가고 있었다.
지금은 낄낄 빠빠도 하고, 드러내지 않고 후배들을 도와주고, 소심한듯하지만 자리를 지킬 줄 알고, 다시 나를 찾아오는 사람이 생기고, 때로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곤 한다.
그러고 보니 많이 변해왔네.
참깨 한 톨이 내 삶의 방향을 점검해주고 있었다.
농부가 귀하게 여기는 가장 작은 작물인 참깨는 모여있어야 가치가 생긴다.
나 혼자만 위함이 아니라, 함께 존재하는 참깨처럼 내어주는 하루를 살아보고자 한다.
문장에 힘을 많이 실었다.
"키득키득"
참깨를 보며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말하며
그 참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