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물었다.
"나 오늘 머리 감을까? 말까?"
대답대신 눈만 동그랗게 뜬다. 심지어 느끼한 쌍꺼풀까지 만들며 실룩거린다.
내 질문이 그렇게 이상한가? 오늘 한파주의보에 우리 집은 난방도 제대로 안 돌리는 주택이다. 그러니 공론화될 수 있는 질문 아닐까?
머리카락 사이사이 고드름이 맺힐 수도 있는 추위다.
뒤처리가 소홀하면 감기 걸릴 수 있다.
같은 환경에 처해있는 남편에게 물었던 것이다.
"댁 머리 감는 걸 왜 나한테 물어? 겨울 동안 감지 말라면 안 감을 겨?"
대답인지 비야냥인지도 모른 체 또 질문한다.
"아니, 오늘 안 감고 내일 그냥 출근하면 떡지게 보일 수 있겠지? "
"뭐가 문제인데, 왜 고민하는데"
"추워서 머리 얼가봐"
"집에 지붕이 열렸남?"
동문서답인 듯하나 의미상으로는 맞는 말이다.
"드라이로 말리면 되잖여, 고민도 별시럽구만"
그러더니, 어이없다고 웃기 시작한다. 계속 실룩 웃는다. 밉상스럽다.
"그치. 근데 너무 귀찮아. 그냥 자고 싶다"
그래, 결론은 게으름 때문에 고민이 시작됐다.
10분이면 해결되는데 20분을 고민했다.
사서 만드는 걱정의 종류다.
머리를 감기는 감아야 한다. 이틀에 1번은 감아야 하는데 3일까지 버티는 건 주말 없이는 무리다. 출근할 때는 깔끔한 복장이 최고라고 하면서 머리는 떡지게 출근하는 건 수면바지 입고 출근하는 격이다.
마음이 콩밭에 가있었다.
큰 놈이 시험 끝나고 보내온 이모티콘이 눈물이었다.
마음이 온통 뿌옇다.
걱정 말라고 의연한 척했는데 이모티콘 그림자까지 울고 있는 느낌이었다.
오늘은 2차의 2일째 되는 날이다.
몸만 안 상하게,
너무 애쓰지 않게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
결국 머리는 감고 잤다.
오늘 아침 거울 속 내 머리는 사방으로 뻗쳐 촉을 세우고 있다.
내 마음도 그러려나?
묵언수행이 필요한 오늘이다.
달리기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