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 나올 용기

by 백당나귀

사고를 쳤다.

도원결의 떠들며 친한 4명의 단톡방에서 나왔다.

후일 전화가 빗발칠 것이고, 훈계도 있을 것이고, 다시 안볼사이도 아니었다.

그래도 나왔다.


용기라고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빤히 바라보는 테스트를 한다면 회피다.

말도 많아지고 필요 없는 말들이 많았다. 나는 스스로 소외를 선택했다.

친하다며 그 정도 너그러움은 없었나?

소음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 친한 사람에 대한 감정을 더 손상시키고 싶지 않았다.

사람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는 내 모습에 그동안 우정이라고 했던 것이 이렇게 가벼울까? 나의 깃털 같은 마음에 화가 났다. 내가 쌓아왔던, 지켜왔던 것들은 뭐였을까? 생각하며 그 방에서 나오고 싶었다.

단톡방에서 나왔을 때, 뒷일은 다 예측되었다.

그래도 나오고 싶었다.


단톡방을 나오고 나니 시원했다.

뒷일은 궁금하지 않았다.

내가 먼저였기 때문이다.

불편한 감정이 일어나는데 눈치 보느라고 소모하는 에너지가 싫었다.

내가 지키려는 관계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다.

감정의 흙탕물이 가라앉으면 바닥에는 진흙으로 나머지는 맑은 물로 그 속이 보일 것 같다.

그냥 그렇게 되는 시간을 벌고 싶었다.


전화가 오면 나는 변명 없이 이기적으로 말할 것이다.

"그냥 나오고 싶었어"

그다음 질문이 정해져 있지만 나조차 알 수 없는 마음을 애써 표현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한 번 봐줘"

친구 셋은 왕왕할 것이다.

.

.

.

사실 오늘 큰 녀석의 2차 시험이 있다.

당일이 되니 소리 내는 응원이 되질 않는다.

그려~ 춥다. 잘 다녀와!

이 말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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