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피기 좋을 때는 상상을 시작한다.
물건이 "피용~피용!" 날아다녀서 도구의 역할을 다했으면 좋겠다는 상상부터 시작한다. 그다음은 나를 상상한다. 살랄라 하게 앉아서 꽃향기를 맡으며 세상 다 품는 미소를 짓는다.
이런 상상은 오래된 나의 도피처이다.
이런 상상이 힘을 발휘할 때도 있다.
상상은 무의식 자리에 잡혀 어느덧 상상의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가 많다.
숏츠에서 공원 댄스를 가볍게 즐기는 사람을 보면 흥이 난다. 춤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만 나의 포인트는 참으로 사소하며 어리둥절하다. 윗 셔츠를 바지 속에 넣고 벨트를 한 모습이 멋져 보인 것이다. 나도 저렇게 입고 춤을 추면 멋지겠다. 옷을 입을 때마다 상상한다. 불룩한 아랫배를 보며 네가 없다면 나는 소원이 이뤄지는데 하며 중얼거린다. 다이어트 실행단계까지는 다른 계기가 있었으나, 바지 속에 셔츠를 넣고 벨트 해보기는 체중계 확인처럼 매번 실행한다. 큰 근육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면 작은 근육들이 나를 지탱하며 버티게 하는 힘 같은 것이다. 변화는 느리고 지루하게 왔다. 그래도 상상하는 마음으로 지루함을 달래고 그동안은 즐거움이 반복된다. 이 습관이 지속성을 갖게 한 것 같다.
내 인생에서 큰 반전을 기대하는 상상은 한 적은 별로 없다.
아파트에 살 때는 텃밭에서 상추를 따고 고추 따고 삼겹살 구워 먹는 상상을 했다. 지금은 이뤘다. 처음 직장생활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 정년까지 다니는 모습을 상상했다. 정년쯤 되면 안정적인 내 모습이 되겠지! 상상하며 버틴 적도 있다. 이건 아직 진행 중이다. 햇살이 좋은 날은 꽃병이 놓인 책상에서 글을 쓰는 모습을 상상했다. 이건 어설프지만 새벽마다 식탁에서 뭔가를 쓰고 있다. 소소했던 상상은 나를 키워내는 힘이었다.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이다.
피곤한 금요일이 아니라, 뭔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금요일이다.
신난다!
나의 하루를 즐겁게 상상해 본다.
상상하기의 비법은 나를 믿으며 상상해야 한다는 것!
별다를 게 없어도 내 마음이 신난다고 외치니 신나 진다.
오늘도 가볍게 하루를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