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지막으로 들었던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의 웅장해지는 클라이맥스가 떠올랐다. 클래식을 많이 안 들었어도
"빰빰빰빠~바밤 빠아암빰빠빰"
내 입으로도 재생시킬 만큼 익숙한 곡이다.
평소는 듣고 지나가던 곡이 신년음악회라는 제목아래 더 멋진 곡으로 들렸다. 1년 잘 살아보자는 각오도 있고, 함께 온 동료들의 소중함도 들어 있어서 그런 듯하다. 오케스트라의 현장소리는 심장을 꿀렁거리게 만든다. 안 들리나 싶은 듯 작은 소리에 몸이 앞으로 나가고 다음에 얹어지는 화음에 풀잎 끝에서 떨어지는 이슬방울이 생각났다. 어느 부분에서는 연잎에 떨어진 물방울처럼 도르르 돌기도 하고, 딴생각이 파고들려던 참에는 아이의 투정 같은 함성도 들렸다. 공연장에서 음악회를 즐기는 순간, 자연이 배경이 되고 그 위에 삶이 놀고 있는 것처럼 장면들이 스쳐갔다. 예술은 삶의 일부라고 하는 말을 알겠다는 듯 겉멋을 즐겼다.
목적 없이 마냥 즐겼다.
검은 기둥 사이사이 박자를 타고, 탄성도 있고, 잡음도 있었다.
예의를 따져야 할 상황이지만, 얼마나 좋으면 말하고 싶으면 그랬으랴 싶기도 했다. 내 성품이 그런 게 아니라 음악이 너그럽게 이끌어냈다.
팸플릿의 속의 음악가들은 유명한 음대 출신들이 많았다. 활자로도 대단함을 느꼈지만, 그 들이 수십만 번째 연습한 어제가 연상됐고 그들이 집중하고 있는 시간에 감사했다. 신나게, 경건하게, 흥겹게 감상했다. 촌스러워서 그런지 우아한 단어는 연상이 안된다.
좋았다.
내년에도 신년음악회는 꼭 가봐야겠다.
주말 아침 기상곡은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자고 있는 가족에게는 심술궂은 아침이 시작되고 있다.
나에게는 새 아침이 열리는 순간이다.
지휘가가 말해준다.
"그 정도 이기심은 괜찮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