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예요? 아 진짜네요!

by 백당나귀

"달봉이 발바닥이 진짜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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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이 발바닥은 진짜입니다. 많이 달릴 때는 발바닥 언저리가 얇아져 피가 나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달리기의 참맛을 아는 걸까? 단순몰입이 몸의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걸까? 의문과 감탄을 동시에 합니다. 달봉이 발바닥은 오늘도 진짜입니다. 말랑하고 체온도 느끼지며 예민합니다. 발톱은 달리는 만큼 자연적으로 갈리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 발바닥은 이곳저곳을 안내합니다. 달봉이 발톱은 잘라준 적이 없습니다. 자연이 지켜주고 키워주고 있습니다. 다 진짜입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보고 받아들이는 과정에는 선입견 가지고 갈등하며 깨달음을 반복하는 경험을 축적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진짜와 가짜를 헷갈려하고 어느새 내가 알고 있는 정보가 맞다는 전제로 사물을 보는 습관이 생겨버렸습니다. 사고력의 자수성가를 이룬 셈입니다. 그래서 고집도 세지고 의심도 더 많아졌습니다. 나이가 들어버렸습니다. 생각과 말이 신선하기보다는 어디선가 듣던 말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자꾸 사색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그 시간 동안 '생각아 유연해져라!' 주문을 외며 기름칠을 합니다. 얼굴에 분을 바르듯 생각에도 기름을 바르는 일을 날마다 해야 한다고 여겨지니까요. 그래야 달봉이 발바닥처럼 호기심을 잃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연히 띠동갑 2바퀴 연하 친구에게 달봉이 발바닥 사진을 보여줬는데, 첫 질문이 "이게 강아지 발바닥이에요?"라는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확대하더니 "진짜네~ 오! 신기하다." 그러게 신기한 게 많은 세상입니다. 당나귀도 이렇게 골똘히 보는 게 처음이었습니다.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늘 익숙하게 보았던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헷갈리게 신기하고 존재까지 새삼 고마웠습니다. '진짜와 가짜가 헷갈린다는 말을 세상의 부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경험을 업데이트해야 소통도 되고 내가 유연해지는구나'로 받아들였습니다. 게다가 달봉이의 발바닥에서 자연의 이치가 보이고, 우리는 온순한 관찰자가 되어야 공생한다는 걸 사진 한 장으로 또 배우고 갑니다. 달봉이 발바닥은 진짜가 보여주는 진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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