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이 힘들었던 이유2

내 성격과 회사의 환상적인 케미스트리

by 누운달걀

첫째, 갑작스런 전보에 대한 불안감


내 전 직장은 1년에 두번씩 인사발령이 난다. 반기인사는 크게 바뀌는게 없지만 정기인사땐 200~300여명 정도가 부서를 이동한다.(회사 전체 인원이 1000명 남짓이니 이정도면 꽤 큰 규모의 이동이라고 볼수 있다)

그리고 각 도별로 13개의 지역본부를 두고있어 서울 경기 대전 대구 청주 울산 광주 제주 등 전국 각지로 발령이 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저연차의 경우 미혼이거나 자녀가 없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뺑뺑이의 타겟이 되기 십상이다.


내가 그 타겟이 되지 않더라도 우리부서로 새로운 사람이 오고 정들었던 사람이 떠난다는건 꽤나 큰 스트레스이고


매년 인사때마다 내가 해야하는 업무에도 변동이 생기기때문에


12-1월만 되면 일이 손에 안잡히고 손톱만 물어뜯고 있는 날이 비일비재했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전직원이 인사발령 시즌이 되면 전전긍긍 다리만 달달 떨고 있는다.

그정도로 인사발령은 나의 전 직장에서 엄청난 이슈였다.


나 역시도 인사발령의 피해를 본 케이스라 이 부분에 대해 할말이 많다.


첫해에 나는 대전으로 발령을 받았다. 나의 연고지는 경기이고 대학도 서울에서 나왔는데 갑자기 대전...?

너무나도 의아한 인사발령이었지만 입사한지 얼마 안됐기도 해서 그땐 별 생각없이 대전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1년만 보내면 서울로 보내주겠지 하는 생각과는 달리 난 2년동안 대전에서 지내게되었다.


내 여자동기들은 다 서울 아니면 경기에서 일하고 있는데 나만 대전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억울했다.

그리고 2년차때 만난 회사 5대빌런은 날 미치도록 힘들게 만들었다.


그 당시 아빠가 돌아가시기도 했고 내 멘탈로는 도저히 못버티겠다 싶어 퇴사를 노티했더니 그 해 인사발령땐 경기로 발령이 났다.


가족 중 누가 죽어야만 올라갈 수 있는건가? 하는 생각에 너무나도 허탈했다.

그리고 대전에서 지내느라 아빠를 자주 보러가지 못했다는 생각에 회사가 너무 싫었고 정이 뚝 떨어져버렸다.


그런데 앞으로도 이런일이 없다는 확신도 없고 나도 또 대전, 광주 이런곳으로 옮길 가능성이 농후하며, 부서이동은 없더라도 부서 내에서 업무가 바뀔 가능성이 너무 크다는건 회사의 너무 큰 디메릿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식당에서도 새로운 메뉴는 절대 시키지않고 먹는것만 먹는 사람인데


1년마다 어디론가 튕길 수 있다는 사실은 너무 큰 스트레스였다.



둘째, 성과에 대한 보상이 없는 체계


전직장은 철밥통 직장이었다. 나도 안나가지만 쟤도 안나가고 짤리는 일은 절대 없다고 봐도 된다.


그렇기때문에 성과를 낼 필요도 없고 성과에 대한 보상 체계도 전혀없다.


오히려 인사점수는 짬순으로 주기 때문에 저연차는

누구보다 일을 열심히했음에도 불구하고 맨날 헛소리만 하며 담배를 뻑뻑 펴대는 팀장보다 인사점수를 못받는다.


나 역시도 3년내내 C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고 이건 내 동기 대부분이 그러했다.


이게 누군가에겐 좋은 부분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너무 큰 단점이었다.


나는 칭찬이 굉장한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이라서 내가 잘한것에 대해 누군가가 인정해주는 것이 너무나도 필요한 성향을 가지고있다.


근데 성과에 대한 보상이 없는 회사?

그건 나에겐 최악의 회사다.

차라리 못하면 짤리는 회사가 낫지, 잘한사람이나 못한사람이나 상관없이 연차순으로 성과를 매기는 회사따위 난 필요없었다.



셋째, 부조리한 일을 참지못하는 성격


난 쓸데없이 정직하고 도덕적이다ㅎ...

부당하고 부조리한 일이 주어지면 남들보다 100배 정도 더 스트레스를 받는 타입이다.


횡령, 갑질, 엄연한 직장 내 괴롭힘 이런걸 극도로 싫어하고 못참는데

나같은 저연차가 어찌 할 수 없는 현실에 큰 좌절을 느낀다.


내가 2년차때 갑질이 비일비재 했는데 다른 직원들은 그냥 에이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하는 생각으로 무던하게 넘어갔으나

나는 너무나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해당 내용에 대해 부서장과 면담도 해보고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하고 다녔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동기들에게 내가 당한 부당함을 말하면 지금 이게 같은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이 맞냐며 기함을 했었다.


그만큼 거지같고 쓰레기같은 일들이 많았다.


내가 그런 부분에 그닥 스트레스를 받지않고 너는 짖어라 난 내 길을 간다~ 하는 타입이었다면 회사생활이 별로 힘들지 않았겠지만 불행히도 난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평생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정직함과 도덕성이 내 발목을 잡았다.



그러니 뭐, 그만두는 수밖에 더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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