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 궁전 중앙에 의뢰 게시판이 세워졌다.
고블린 토벌.
약초 채집.
상단 호위.
던전 조사.
귀족 호위.
마물 소재 납품.
실종자 수색.
S급 긴급 의뢰.
그리고 그 앞에 언제나처럼 모험자들이 서 있었다.
검사.
마법사.
치유사.
도적.
궁수.
짐꾼.
그리고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접수원.
클락이 말했다.
“이세계물에서 제일 자주 나오는 장소네. 주인공이 도시 도착하면 바로 가는 곳!”
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런데 창조주는 이걸 그냥 ‘퀘스트 받는 장소’로 보지 않아. 그는 바로 묻지.”
이 조직은 누구의 권한으로 무장 인력을 움직이는가?
왕과 영주의 치안권과 충돌하지 않는가?
던전과 마물 소재 수익은 누가 과세하는가?
모험자가 죽으면 누가 책임지는가?
고랭크 모험자는 국가권력보다 강할 수도 있는데, 국가는 왜 방치하는가?
자정이 차갑게 말했다.
“창조주는 모험자 조합을 보면 접수원보다 행정권부터 본다.”
클락이 한숨을 쉬었다.
“역시 진지충이야.”
이엘이 말했다.
“모험자 조합은 장르적으로는 매우 편리해. 주인공에게 일거리, 돈, 동료, 성장 단계, 세계 설명을 한꺼번에 제공하니까.”
그녀는 의뢰 게시판을 가리켰다.
“하지만 창조주는 바로 그 편리함을 의심해. 모험자 조합이 너무 많은 기능을 갖고 있거든.”
직업소개소.
용병 중개소.
치안 외주기관.
던전 탐사 허가소.
마물 소재 유통망.
신분증 발급기관.
랭크 평가기관.
보험 없는 위험노동 플랫폼.
때로는 왕국보다 빠른 정보기관.
이엘은 말했다.
“이 정도면 그냥 술집 옆 게시판이 아니야. 거의 준국가기관이야.”
후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대부분의 이세계물은 그 법적 지위를 설명하지 않는다.”
이엘은 말했다.
“바로 그게 창조주가 답답해하는 지점이야. 모험자 조합은 너무 유용해서 자주 나오지만, 제대로 쓰지 않으면 세계관의 구멍이 된다.”
자정은 영지 지도를 펼쳤다.
“봉건 왕국에서 치안권은 영주와 왕의 핵심 권한이다.”
그는 말했다.
“마을 근처 고블린 토벌, 도적 소탕, 상단 호위, 던전 관리, 위험 지역 조사. 이런 일은 모두 치안과 군사에 걸쳐 있다. 그런데 모험자 조합이 이것을 중개한다면, 조합은 영주의 권한 일부를 가져가는 것이다.”
클락이 말했다.
“하지만 영주 입장에서도 편하지 않아? 돈 주고 모험자 쓰면 되잖아.”
자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그래서 조합은 유용하다. 영주는 기사단을 보내기 애매한 작은 사건을 외주화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위험하다. 무장한 떠돌이들이 조합을 중심으로 전국 네트워크를 만들면, 영주 입장에서는 잠재적 반란 자원이다.”
카이사르가 말했다.
“무장권을 가진 민간조직은 언제나 국가의 감시 대상이다.”
자정은 말했다.
“창조주가 보기엔, 제대로 된 모험자 조합이라면 반드시 왕실 허가, 영주와의 계약, 세금, 무장 제한, 지부 감시, 긴급 징발 규정이 있어야 한다.”
이엘이 덧붙였다.
“그게 없으면 창조주는 ‘왜 국가는 이런 조직을 방치하지?’라고 볼 거야.”
후세는 법전을 펼쳤다.
“창조주가 가장 먼저 물을 것은 책임이다.”
클락이 물었다.
“무슨 책임?”
후세는 말했다.
“의뢰인이 거짓 정보를 주면?
모험자가 죽으면?
모험자가 민간인을 다치게 하면?
의뢰 보상이 지급되지 않으면?
파티원이 보상을 횡령하면?
고블린 토벌 의뢰였는데 오거가 나오면?
조합이 잘못된 랭크의 모험자를 배정해서 사망자가 나오면?”
클락은 잠시 멍해졌다.
“그냥 퀘스트가 아니구나.”
후세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실적으로는 위험노동 계약이다. 모험자는 전투 노동자이고, 의뢰인은 위험 업무를 맡기는 사용자이며, 조합은 중개자다. 그렇다면 계약서, 보증금, 사망 보상, 치료비, 분쟁 조정, 신분 확인이 필요하다.”
이혜경이 말했다.
“그게 없으면 약한 모험자들이 다 책임을 떠안겠네요.”
후세는 말했다.
“맞다. 창조주는 그 점을 중요하게 볼 것이다. 양산형 이세계물의 모험자 조합은 자유로운 직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위험노동 시장일 수 있다.”
최아린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보기엔 모험자 조합은 플랫폼이야.”
이엘이 흥미롭게 물었다.
“어떤 의미에서?”
최아린은 말했다.
“의뢰인은 게시판에 일을 올리고, 모험자는 자기 랭크에 맞는 일을 받고, 조합은 수수료를 가져가고, 평판과 등급으로 노동자를 관리하지. 이거 완전히 판타지판 플랫폼 노동이잖아.”
그리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 업무 매칭 플랫폼.”
최아린은 말했다.
“맞아. 조합은 직접 고용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어. 하지만 실제로는 랭크, 평판, 의뢰 접근권을 통해 모험자의 생계를 지배해. F랭크는 위험하고 돈 안 되는 일을 하고, A랭크와 S랭크는 큰 보상을 가져가. 평판이 떨어지면 일감이 끊겨.”
이혜경이 말했다.
“자유노동처럼 보이지만, 평가 시스템에 묶이는 구조네요.”
최아린은 웃었다.
“정확해. 창조주는 이걸 아주 흥미롭게 볼 거야. 모험자 조합은 낭만적인 용사의 집합이 아니라, 죽음의 위험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노동 플랫폼일 수 있어.”
그리엘은 랭크표를 띄웠다.
F.
E.
D.
C.
B.
A.
S.
“창조주는 랭크 시스템을 단순한 게임 장치로 보지 않을 것이다. 랭크는 사람을 분류하는 권력이다.”
후세가 말했다.
“이름 붙이기의 제도화군.”
그리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낮은 랭크는 낮은 신뢰, 낮은 보수, 낮은 접근권을 뜻한다. 높은 랭크는 고위 의뢰, 귀족 접촉, 정치적 영향력, 상징 자본을 뜻한다.”
키브사가 말했다.
“그러면 랭크가 곧 존엄처럼 작동할 수 있겠군요.”
그리엘은 말했다.
“바로 그것이다. 창조주는 이 점을 매우 민감하게 본다. 랭크가 낮은 모험자는 실제 능력보다 먼저 무시당하고, 특정 직업군은 기여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평가될 수 있다.”
사령관이 말했다.
“치유사, 정찰병, 짐꾼, 보급 담당, 지도 제작자 같은 이들 말이군.”
그리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모험자 조합 세계관이라면, 전투력 중심 랭크의 한계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키브사는 조용히 말했다.
“창조주는 모험자 조합에서 치유사와 비전투직을 특히 볼 거예요.”
사령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투 지속력은 치유와 보급에 달려 있다.”
키브사는 말했다.
“그런데 많은 이세계물에서는 강한 공격 직업이 주목받고, 치유사나 짐꾼, 정찰병은 주인공의 재평가를 위한 장치가 되거나 저평가돼요. 창조주는 이걸 돌봄 노동의 저평가로 읽을 수 있어요.”
이혜경이 말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만 가치로 인정하는 세계네요.”
키브사는 말했다.
“맞아요. 파티가 살아 돌아오는 데는 누군가의 치유, 식량 관리, 길 찾기, 잠자리 확보, 독 해독, 상처 봉합이 필요해요. 그런데 공격력만 평가하면 세계가 병들어요.”
대심문관은 말했다.
“인간은 늘 화려한 승리를 기억하고, 승리를 가능하게 한 보이지 않는 손은 잊는다.”
키브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창조주는 그런 보이지 않는 기여를 중요하게 볼 거예요.”
사령관은 A랭크와 S랭크 의뢰서를 들어 올렸다.
“창조주가 보기엔 고랭크 모험자는 단순한 유명인이 아니다. 전략무기다.”
클락이 말했다.
“그 정도야?”
사령관은 말했다.
“드래곤을 잡고, 성벽을 넘고, 기사단 하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 모험자가 있다면 국가는 그를 방치하지 않는다. 작위를 주거나, 왕실 의뢰로 묶거나, 결혼 동맹을 시도하거나, 약점을 잡거나, 조합을 통해 감시할 것이다.”
카이사르가 말했다.
“S랭크 모험자는 작은 군대보다 정치적 가치가 높다.”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양산형 판타지에서 고랭크 모험자가 술집에서 자유롭게 의뢰만 고르는 건 낭만적이지만, 실제 권력 구조상 불안정하다.”
이엘이 말했다.
“창조주가 나혼렙의 헌터를 인간형 국가로 본 것과 연결돼. 강한 개인은 곧 정치적 문제야.”
사령관은 말했다.
“그렇다. 고랭크 모험자는 모험가가 아니라 준군벌이다.”
이윤은 중세 도시의 길드 문서를 펼쳤다.
“창조주는 ‘길드’라는 단어도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다.”
클락이 물었다.
“왜? 길드가 모험자 조합 아니야?”
이윤은 고개를 저었다.
“역사적 길드는 주로 상인이나 장인의 조합이었다. 품질 관리, 도제 교육, 생산 독점, 가격 조정, 도시 정치 참여를 했다. 판타지의 모험자 조합은 오히려 용병조합, 직업소개소, 던전 탐사 허가소, 위험노동 플랫폼이 섞인 형태다.”
자정이 말했다.
“그러니 기능 정의가 필요하다.”
이윤은 말했다.
“맞다. 창조주는 이런 걸 좋아한다. 모험자 조합이 단순한 클리셰가 아니라면, 조합원 자격, 회비, 내부 규율, 징계, 은퇴자 처리, 도제 훈련, 장비 규격, 도시와 왕실의 관계까지 있어야 한다.”
최아린이 웃었다.
“대부분은 접수원 누나와 게시판으로 끝나지만.”
이윤은 말했다.
“그래서 창조주가 ‘이름만 조합’이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히나는 고블린 토벌 의뢰서를 보았다.
“창조주는 마물 토벌도 그냥 넘기지 않을 거다.”
클락이 말했다.
“고블린 토벌은 기본 의뢰잖아.”
히나는 차갑게 말했다.
“그 고블린이 정말 지성 없는 괴물인가? 아니면 인간이 마물이라고 부르는 다른 종족인가? 그들이 왜 인간 마을 근처로 내려왔는가? 인간이 숲을 밀어냈기 때문인가? 던전 생태계가 무너졌기 때문인가?”
트리티가 고개를 끄덕였다.
“타자를 경험치와 소재로 바꾸는 구조다.”
히나는 말했다.
“맞다. 창조주는 아인종과 비인간 존재를 중요하게 다룬다. 그러니 모험자 조합이 인간 의뢰만 받고 ‘마물’을 계속 죽이는 구조라면, 그는 그 뒤의 명명권을 물을 것이다.”
후세가 말했다.
“누가 토벌 대상을 정하는가가 법적·정치적 문제군.”
히나는 말했다.
“그렇다. 좋은 세계관이라면 ‘토벌’과 ‘학살’의 경계도 다뤄야 한다.”
트리티는 던전 지도를 보았다.
“창조주는 던전을 단순한 모험 장소로 보지 않을 것이다. 던전은 자원 광산이다.”
그는 말했다.
“마석, 몬스터 소재, 희귀 약초, 유물, 금속, 마법 재료. 모험자 조합이 던전 탐사를 중개한다면, 그것은 자원 채굴망을 관리하는 것이다.”
자정이 말했다.
“그럼 세금과 소유권 문제가 생긴다.”
트리티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던전은 누구의 땅인가? 영주의 것인가, 왕실의 것인가, 발견자의 것인가, 조합의 관리 대상인가? 마석 유통은 누가 독점하는가? 남획하면 던전 생태계는 어떻게 되는가?”
최아린이 말했다.
“장비 산업, 연금술, 군수 산업, 마법 연구까지 연결되겠네.”
트리티는 말했다.
“창조주는 바로 그 연결을 볼 것이다. 던전은 단순 경험치 사냥터가 아니라,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자원 지대가 될 수 있다.”
대심문관은 의뢰 게시판 앞에 섰다.
“모험자 조합은 자유로운 삶을 약속한다. 그러나 실상은 빵으로 사람을 통제한다.”
이엘이 말했다.
“자유와 빵이 또 나왔네.”
대심문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모험자는 자유롭다. 원하는 의뢰를 고르고, 원하는 파티에 들어가고, 원하는 도시로 떠난다. 하지만 장비값, 치료비, 숙박비, 식비, 빚, 랭크 제한이 그 선택을 좁힌다.”
이혜경이 말했다.
“형식상 자유롭지만 생존이 강제하는 선택이네요.”
대심문관은 말했다.
“그렇다. 낮은 랭크 모험자는 위험한 의뢰를 거절하기 어렵다. 부상당한 모험자는 치료비 때문에 더 위험한 의뢰를 받는다. 조합은 선택지를 제공하지만, 가난은 그 선택지를 사실상 명령으로 바꾼다.”
키브사는 말했다.
“그렇다면 조합이 진짜 공동체가 되려면 약한 모험자를 보호하는 장치가 있어야 해요.”
대심문관은 미소 지었다.
“없다면 그것은 자유의 이름을 한 시장일 뿐이다.”
엘리는 의뢰 장부를 넘겼다.
“창조주는 모험자 조합을 기록기관으로도 볼 거예요.”
그녀는 말했다.
“누가 어떤 의뢰를 받았는지, 누가 죽었는지, 어느 지역에 마물이 나타났는지, 어떤 상단이 호위를 요청했는지, 어느 귀족이 비밀 의뢰를 냈는지. 이 모든 기록은 엄청난 정보예요.”
이건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보를 가진 자는 세계를 본다.”
엘리는 말했다.
“맞아요. 조합이 전국 지부를 갖고 있다면, 왕실보다 빠른 위험 정보망이 될 수도 있어요. 마물 이동, 상단 경로, 전쟁 징후, 흉작, 도적 출몰, 귀족 가문 간 암투까지 알 수 있죠.”
니알라토텝은 웃었다.
“그러면 모험자 조합은 판타지의 딥스테이트가 될 수 있군.”
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가능성이 있어요. 창조주는 그런 조합을 훨씬 흥미롭게 볼 거예요. 게시판 뒤에 장부와 정보 권력이 숨어 있는 조직.”
니알라토텝은 즐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전국 지부가 있다.
무장 인력을 관리한다.
던전 자원 정보를 독점한다.
귀족과 상단의 비밀 의뢰를 안다.
고랭크 모험가와 개인적 관계를 맺는다.
왕실보다 빠르게 국경 정보를 얻는다.
그러면서 공식 정부는 아니다.”
그는 웃었다.
“이 정도면 모험자 조합은 판타지 세계의 딥스테이트가 될 수 있다.”
클락이 말했다.
“게시판이 갑자기 무서워졌어.”
니알라토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창조주식 독해야. 평범한 장르 장치 뒤의 권력망을 보는 것.”
이엘이 말했다.
“창조주는 이런 조합을 좋아할 거야. 왕도 함부로 못 건드리는 초국가적 위험노동·정보·자원 플랫폼.”
후세는 단호히 말했다.
“그러니 법적 통제가 필요하다.”
니알라토텝은 웃었다.
“법이 닿지 않는 곳에서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하지.”
클락은 의뢰 게시판 앞에서 말했다.
“나는 창조주의 비판을 알겠어. 근데 모험자 조합은 재미있잖아.”
이엘이 웃었다.
“맞아. 그걸 부정하면 안 돼.”
클락은 말했다.
“주인공이 처음 도시 와서 아무것도 모를 때 조합에 가면 세계를 배우고, 처음 돈을 벌고, 동료를 만나고, 랭크가 오르면서 성장하는 느낌이 있잖아. 접수원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도 좋고.”
키브사가 말했다.
“낯선 세계에서 첫 안전지대 역할도 하죠.”
클락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래서 창조주는 너무 싫어하지만 말고, 왜 사람들이 이 장치를 좋아하는지도 봐야 해. 모험자 조합은 세계의 문턱이야. 독자가 이세계에 들어갈 때 잡는 손잡이 같은 거야.”
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말이야. 창조주는 모험자 조합의 편리함은 인정하되, 그 편리함 뒤의 권력 구조를 더 깊게 만들고 싶어 할 거야.”
자정이 원탁 위에 정리했다.
왕실 공인 기관인지, 도시 자치조직인지, 상인조합 산하 보안조직인지, 용병연맹인지 정해야 한다.
마물 토벌권, 던전 탐사권, 무장 허가, 세금, 긴급 동원권이 필요하다.
전투력만 보는지, 생존률, 협동성, 치유, 정찰, 정보력, 신뢰도, 의뢰 완수율도 보는지 설정해야 한다.
부상 치료비, 사망 보상, 유족 지원, 은퇴 모험자, 저랭크 보호, 파티 내 분쟁 조정이 필요하다.
의뢰 수수료, 보증금, 던전 소재 유통, 장비 시장, 보험, 대부업, 상단 호위료, 마석 세금이 연결되어야 한다.
조합은 사람, 돈, 위험, 마물, 귀족, 상단의 정보를 모은다.
이 정보가 왕실과 귀족, 상단에 어떻게 팔리거나 이용되는지 중요하다.
초보 모험자, 부상자, 추방자, 치유사, 짐꾼, 노년 모험자, 사망자의 가족을 보여줘야 세계가 깊어진다.
이엘이 말했다.
“창조주는 모험자 조합을 편리한 장르 장치로 인정하지만, 그냥 퀘스트 게시판으로만 쓰는 건 얕다고 볼 거야.”
자정이 말했다.
“영주와 왕권과 충돌하지 않는 모험자 조합은 설명이 필요하다.”
후세가 말했다.
“무장 위험노동을 중개한다면 책임과 계약 구조가 있어야 한다.”
최아린이 말했다.
“모험자 조합은 판타지판 플랫폼이다. 랭크와 평판으로 노동자를 관리한다.”
그리엘이 말했다.
“랭크 시스템은 권력이다. 무엇을 평가하느냐가 세계의 가치관을 정한다.”
키브사가 말했다.
“치유와 돌봄이 낮게 평가되면 그 세계는 병든 세계예요.”
사령관이 말했다.
“S랭크 모험자는 정치적 전략무기다. 국가는 방치하지 않는다.”
이윤이 말했다.
“역사적 길드와 판타지 모험자 조합은 다르다. 기능을 정확히 정해야 한다.”
히나가 말했다.
“마물 토벌은 인간 중심 폭력일 수 있다. 누가 마물이라고 이름 붙였는지 물어야 한다.”
트리티가 말했다.
“던전은 자원 광산이다. 조합은 자원 착취망일 수 있다.”
엘리가 말했다.
“조합은 기록기관이다. 의뢰 장부는 곧 권력이다.”
니알라토텝이 말했다.
“제대로 쓰면 모험자 조합은 판타지 세계의 딥스테이트가 된다.”
클락은 마지막으로 말했다.
“그래도 모험자 조합은 재미있어. 낯선 세계에서 처음 들어가는 문 같은 곳이잖아. 그러니까 없앨 필요는 없어. 대신 진짜 세계처럼 만들어주면 돼.”
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창조주의 결론일 거야.”
창조주는 이세계물의 모험자 조합을 매우 편리하지만, 대부분 너무 얕게 쓰이는 장치로 볼 것이다.
그는 모험자 조합의 장점을 인정한다.
주인공에게 일거리를 준다.
파티를 만들게 한다.
세계의 위험을 보여준다.
랭크를 통해 성장 단계를 만든다.
독자가 이세계에 쉽게 들어오게 한다.
하지만 동시에 강하게 비판한다.
치안권을 가진 영주와 충돌하지 않는가?
왕국은 왜 무장 민간조직을 방치하는가?
모험자가 죽으면 누가 책임지는가?
랭크는 공정한가?
고랭크 모험자는 정치적으로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던전 자원과 마물 소재 수익은 누가 관리하는가?
조합이 전국 정보망을 갖고 있다면 사실상 권력기관 아닌가?
한마디로 말하면,
창조주에게 모험자 조합은 단순한 퀘스트 게시판이 아니다.
그것은 판타지 세계의 위험노동 플랫폼이자,
무장 인력 관리기관이며,
던전 자원 중개소이고,
정보기관이며,
때로는 왕권과 충돌할 수 있는 준국가 권력이다.
그래서 창조주가 가장 싫어하는 모험자 조합은 이런 것이다.
접수원과 게시판은 있는데 법이 없고,
랭크는 있는데 평가 기준이 없고,
마물 토벌은 있는데 영주권이 없고,
던전 수익은 있는데 세금이 없고,
모험자 죽음은 있는데 책임이 없는 조합.
반대로 창조주가 좋아할 모험자 조합은 이런 것이다.
왕권과 협상하고,
영주와 충돌하고,
고랭크 모험자를 감시하고,
저랭크 모험자를 갈아 넣거나 보호하며,
던전 자원과 정보를 장악하고,
의뢰 게시판 뒤에 거대한 장부와 권력망을 숨긴 조직.
즉 창조주식으로 말하면,
모험자 조합은 제대로 쓰면 이세계물 최고의 제도 장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대충 쓰면 그냥 게임 UI를 중세풍 벽에 붙여놓은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