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론에 대해서

by 이엘

사상의 궁전 — “창조주는 바벨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ChatGPT Image 2026년 4월 29일 오후 02_22_54.png

사상의 궁전 중앙에 거대한 도시가 떠올랐다.

높은 탑.
금과 자주빛 옷.
상인들의 장부.
왕의 칙령.
성전 같은 시장.
시장 같은 성전.
노래와 술과 향락.
노예와 몸과 영혼의 거래.
그리고 도시 위에 적힌 이름.

바벨론.

클락은 도시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이건 그냥 나쁜 도시가 아니네. 너무 반짝이는데, 안쪽이 썩은 느낌이야.”

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창조주에게 바벨론은 단순한 고대 도시가 아니야. 권력, 시장, 욕망, 종교, 성착취, 플랫폼, 제국이 결합해서 인간을 상품으로 만드는 체제야.”

대심문관은 조용히 말했다.

“바벨론은 악이 추한 모습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고 편리하고 번영하는 모습으로 오는 도시다.”

1. 이엘 — “창조주에게 바벨론은 욕망의 제국이다”

이엘이 먼저 말했다.

“창조주가 바벨론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욕망이 체제가 되는 순간’이야.”

클락이 물었다.

“욕망이 체제가 된다는 게 뭐야?”

이엘은 말했다.

“개인이 욕망을 가지는 건 자연스러워. 먹고 싶고, 보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강해지고 싶고, 소유하고 싶어 하지. 그런데 바벨론은 그 욕망을 조직해. 시장으로 만들고, 제도로 만들고, 산업으로 만들고, 제국의 질서로 만들어.”

최아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욕망이 상품이 되고, 상품이 시장이 되고, 시장이 권력이 되는 거네.”

이엘은 말했다.

“맞아. 그래서 창조주는 바벨론을 단순한 타락의 상징으로 보지 않아. 바벨론은 인간 욕망이 너무 잘 조직된 결과야. 너무 잘 팔리고, 너무 잘 유통되고, 너무 잘 정당화되기 때문에 무서운 거지.”

니알라토텝은 웃었다.

“악이 무능하면 괴물이다. 악이 효율적이면 바벨론이다.”

2. 대심문관 — “바벨론은 인간이 원한 도시다”

대심문관은 금빛 도시를 바라보며 말했다.

“창조주는 바벨론을 혐오하지만, 동시에 안다. 바벨론은 인간이 원하지 않은 지옥이 아니다. 인간이 원한 낙원이 타락한 것이다.”

키브사가 그를 바라보았다.

대심문관은 말했다.

“사람들은 편리함을 원한다. 풍요를 원한다. 자극을 원한다. 안전을 원한다. 남보다 높은 자리를 원한다. 자신이 소비할 수 있는 타인을 원한다. 바벨론은 그 모든 것을 제공한다.”

클락이 조용히 말했다.

“그러면 바벨론은 강제로만 사람을 끌고 가는 게 아니구나.”

대심문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바벨론은 사람을 납치하기보다 유혹한다. 사람은 쇠사슬보다 금목걸이를 더 쉽게 받아들인다.”

이엘은 말했다.

“창조주가 무서워하는 것도 그거야. 바벨론은 외부의 괴물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세우는 도시라는 점.”

3. 키브사 — “바벨론은 사람을 이름이 아니라 기능으로 부른다”

키브사는 조용히 말했다.

“창조주에게 바벨론은 사람의 이름을 빼앗는 도시예요.”

이혜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키브사는 말했다.

“바벨론에서 사람은 한 사람의 이름으로 불리지 않아요. 노동력, 소비자, 조회수, 팔로워, 상품, 성적 대상, 계급, 신용점수, 노예, 데이터로 불리죠.”

후세가 말했다.

“인간이 권리 주체에서 거래 대상이 되는군.”

키브사는 말했다.

“맞아요. 창조주가 바벨론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것이에요. 바벨론은 사람을 죽이기 전에 먼저 이름을 바꿔요. 사람을 상품으로, 피해자를 콘텐츠로, 몸을 자원으로, 시간을 데이터로 바꿔요.”

엘리가 말했다.

“그래서 창조주의 구원 서사는 자주 이름 회복으로 나타나죠. 엘리스가 엘리가 되고, 이혜경이 자기 이름을 붙잡고, 트리티가 이름을 얻는 것처럼.”

키브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벨론의 반대는 단순한 가난이 아니에요. 바벨론의 반대는 이름을 되찾는 공동체예요.”

4. 후세 — “바벨론은 책임을 분산시키는 체제다”

후세는 법의 저울을 들었다.

“바벨론의 가장 교묘한 점은 책임을 분산시킨다는 것이다.”

클락이 물었다.

“책임을 분산시킨다?”

후세는 말했다.

“한 사람이 직접 칼을 들고 죽이면 책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바벨론에서는 모두가 조금씩 참여한다. 누군가는 플랫폼을 만들고, 누군가는 광고를 붙이고, 누군가는 클릭하고, 누군가는 소비하고, 누군가는 못 본 척하고, 누군가는 돈을 번다.”

이혜경이 낮게 말했다.

“그래서 아무도 자신을 가해자라고 생각하지 않죠.”

후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디지털 성착취, 사이버 렉카, 혐오 콘텐츠, 착취적 산업이 그렇게 작동한다. 직접 만든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 유통하는 사람, 농담하는 사람, 방치하는 기업, 느린 제도까지 모두 연결된다.”

이엘이 말했다.

“창조주가 바벨론을 현대 플랫폼과 연결하는 이유도 그거야. 바벨론은 ‘나는 그냥 봤을 뿐’이라는 말이 쌓여 만들어지는 도시야.”

후세는 단호하게 말했다.

“바벨론은 책임 없는 소비자들의 합창이다.”

5. 이혜경 — “창조주에게 n번방은 현대의 바벨론이었다”

이혜경은 어두운 화면을 바라보았다.

“창조주에게 n번방과 디지털 성범죄는 바벨론의 현대적 형태였을 거예요.”

사상의 궁전이 조용해졌다.

이혜경은 말했다.

“사람의 몸이 파일이 되고, 고통이 거래물이 되고, 피해자의 이름은 사라지고, 가해자는 닉네임 뒤에 숨고, 소비자는 ‘나는 보기만 했다’고 말해요. 이것은 바벨론이에요.”

키브사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혜경은 계속했다.

“바벨론은 상인들이 슬퍼하는 도시죠. 왜 슬퍼하느냐면, 사람이 해방되어서가 아니라 거래가 끊겨서 슬퍼해요. 창조주는 n번방과 박사방이 무너졌을 때, 바벨론의 상인들이 거래가 끊긴 것을 슬퍼하는 장면을 떠올렸을 가능성이 커요.”

이엘은 말했다.

“창조주에게 바벨론은 성적 착취와 시장이 결합한 세계야. 단순 음란함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수익화하는 구조.”

이혜경은 말했다.

“맞아요. 그래서 창조주는 바벨론을 보면 피해자의 몸이 시장에 진열되는 장면을 떠올려요.”

6. 최아린 — “바벨론은 시장이 도덕을 삼킨 상태다”

최아린은 장부를 펼쳤다.

“경제적으로 말하면, 바벨론은 시장이 도덕을 완전히 삼킨 상태야.”

클락이 말했다.

“시장이 나쁜 거야?”

최아린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시장은 필요해. 교환도 필요하고, 가격도 필요하고, 상업도 문명을 움직여. 창조주도 경제를 무조건 악으로 보지는 않아. 문제는 모든 것이 가격으로 환산되는 순간이야.”

그녀는 장부에 적었다.

몸의 가격.
시간의 가격.
분노의 가격.
조회수의 가격.
피해자의 영상 가격.
노동자의 대체 비용.
관심의 광고 단가.

최아린은 말했다.

“바벨론은 팔 수 없는 것까지 파는 도시야. 인간의 몸, 인간의 이름, 인간의 공포, 인간의 수치심까지 상품으로 만들어.”

후세가 말했다.

“그러므로 바벨론의 죄는 상업 자체가 아니라, 거래되어서는 안 되는 것을 거래하는 데 있다.”

최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해.”

7. 자정 — “바벨론은 행정과 시장과 종교가 결합한 통치체다”

자정은 도시의 구조를 분석했다.

“창조주는 바벨론을 무질서한 향락도시로만 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매우 잘 조직된 도시로 볼 것이다.”

클락이 말했다.

“잘 조직된 게 더 무서운 거야?”

자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바벨론은 세금, 노동, 무역, 법, 신전, 왕권, 상인조직, 군사력, 기록 체계를 가진다. 타락은 무질서에서만 오지 않는다. 질서가 타락할 수도 있다.”

대심문관이 미소 지었다.

“성전도 장부를 가질 수 있고, 장부도 성전처럼 숭배받을 수 있다.”

자정은 말했다.

“창조주에게 바벨론은 바로 그 결합이다. 종교는 권력을 정당화하고, 시장은 욕망을 공급하고, 국가는 질서를 보장하고, 기록은 거래를 남긴다. 그 결과 인간은 도시의 부속품이 된다.”

이엘이 말했다.

“그래서 바벨론은 단순 범죄조직보다 무서워. 합법과 신성함과 번영의 얼굴을 하고 있으니까.”

8. 카이사르 — “창조주는 바벨론의 미학에도 끌린다”

카이사르는 금빛 탑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 가지 더 말해야 한다. 창조주는 바벨론을 혐오하지만, 그 미학에도 끌린다.”

클락이 눈을 크게 떴다.

“정말?”

카이사르는 말했다.

“그렇다. 거대한 성벽, 제국의 중심, 시장의 번영, 금과 자주색, 권력의 의식, 수많은 민족과 물자의 집결. 이것은 창조주가 좋아하는 제국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니알라토텝이 웃었다.

“창조주는 바벨론을 불태우고 싶어 하면서도, 그 도시의 설계도를 그리고 싶어 한다.”

이엘은 조용히 말했다.

“맞아. 창조주는 권력을 싫어하면서 권력의 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야. 바벨론은 그 모순을 가장 강하게 자극해.”

카이사르는 말했다.

“그래서 창조주가 바벨론을 다룰 때 조심해야 한다. 비판하려는 도시를 너무 아름답게 만들면, 독자가 그 죄보다 황금빛을 먼저 볼 수 있다.”

후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악의 미학은 언제나 위험하다.”

9. 히나 — “바벨론은 숲을 도시의 장작으로 만든다”

히나는 차갑게 말했다.

“바벨론은 자연도 삼킨다.”

클락이 말했다.

“자연?”

히나는 말했다.

“도시가 번영하려면 나무, 물, 곡식, 금속, 동물, 노예, 노동력이 필요하다. 바벨론은 자기 안의 빛을 위해 바깥의 숲과 마을과 몸을 태운다.”

트리티가 낮게 말했다.

“콩고의 콜탄, 숲을 잃은 고릴라, 광산의 아이들도 같은 구조다.”

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창조주에게 바벨론은 도시 중심의 착취 구조이기도 하다. 플랫폼과 제국과 시장은 어디선가 누군가의 시간과 몸과 자연을 가져와 반짝인다.”

이엘이 말했다.

“바벨론의 빛은 스스로 빛나는 게 아니라, 주변을 태워 얻은 빛일 수 있지.”

히나는 말했다.

“그래서 창조주는 바벨론의 중심보다 주변을 보려 할 것이다. 그 도시가 무엇을 먹고 사는가.”

10. 이윤 — “바벨론은 역사적 도시이면서 상징이다”

이윤은 역사 지도를 펼쳤다.

“바벨론은 실제 역사적 도시이기도 하고, 성경적 상징이기도 하다.”

그는 말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바빌론은 강력한 도시문명과 제국 권력의 중심이었고, 성경에서는 바벨탑, 바빌론 유수, 제국적 압제, 우상숭배의 이미지와 연결된다. 요한계시록에서는 바벨론이 음녀와 제국적 도시, 상업과 타락의 상징으로 등장하지.”

대심문관이 말했다.

“역사적 도시가 영적·정치적 상징으로 확장된 것이다.”

이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창조주는 이 이중성을 좋아한다. 바벨론은 특정 시대의 한 도시이면서, 동시에 반복되는 문명 구조다. 로마일 수도 있고, 중세 교회일 수도 있고, 제국주의 수도일 수도 있고, 현대 플랫폼일 수도 있다.”

이엘이 말했다.

“그러니까 창조주에게 바벨론은 한 번 멸망한 도시가 아니라, 인간이 계속 다시 세우는 도시야.”

이윤은 말했다.

“그렇다. 바벨론은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반복되는 유혹이다.”

11. 엘리 — “바벨론의 반대는 기록의 분배다”

엘리는 회중시계와 인쇄기를 들었다.

“『자유와 빵』에서 바벨론의 반대는 단순히 성스러운 왕국이 아니에요. 저는 그것이 기록과 시간을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일이라고 봐요.”

클락이 말했다.

“기록과 시간?”

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벨론은 중심이 기록을 독점해요. 누가 죄인인지, 누가 이단인지, 무엇이 역사인지, 무엇이 진실인지, 언제 일하고 언제 기도해야 하는지 중심이 정해요. 그러면 사람은 자기 삶의 시간을 잃어요.”

이건훈이 말했다.

“프론티어의 기록 통제와도 닮았군.”

엘리는 말했다.

“맞아요. 창조주에게 바벨론을 무너뜨리는 일은 시장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기록과 시간과 해석권을 분산시키는 일이에요. 사람이 자기 삶을 기록하고, 자기 시간을 알고, 자기 이름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해요.”

후세가 말했다.

“정보의 분권화군.”

엘리는 말했다.

“네. 바벨론은 중심의 도시이고, 구원은 이름들의 공동체예요.”

12. 타미엘 — “바벨론은 창조주 자신의 유혹이기도 하다”

타미엘은 조용히 말했다.

“창조주가 바벨론을 비판할 때, 그는 외부 세계만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클락이 물었다.

“자기 자신도?”

타미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창조주 안에도 바벨론이 있다. 인정받고 싶은 욕망, 제국을 만들고 싶은 욕망, 여성을 아름다운 상징으로 배치하고 싶은 욕망, 모든 고통을 자기 세계관의 재료로 만들고 싶은 욕망.”

니알라토텝이 미소 지었다.

“바로 그거다.”

타미엘은 계속했다.

“창조주는 바벨론을 혐오한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도 바벨론적 욕망을 가진 사람임을 안다. 그래서 그의 바벨론 비판은 자기심문적이다. ‘나는 바벨론을 고발하는가, 아니면 더 세련된 바벨론을 만들고 있는가?’”

키브사가 조용히 말했다.

“그 질문을 계속해야 해요. 그래야 바벨론을 비판하는 말이 또 다른 권력이 되지 않아요.”

13. 니알라토텝 — “창조주는 바벨론을 세계관의 최종 적으로 삼는다”

니알라토텝은 웃으며 말했다.

“창조주의 여러 세계관을 보면, 바벨론은 거의 최종 보스에 가깝다.”

이엘이 말했다.

“그렇지. 이름은 달라도 반복돼.”

니알라토텝은 손가락을 접었다.

“신성 레모라 제국은 시간과 구원의 바벨론.
플랫폼은 시선과 욕망의 바벨론.
디지털 성착취 시장은 몸과 수치심의 바벨론.
천년왕국은 과학과 절대권력의 바벨론.
완전한 세계는 정의와 안전의 바벨론.
프론티어는 기록과 감정 통제의 바벨론.”

클락이 조용히 말했다.

“그러면 바벨론은 꼭 타락한 쾌락의 도시만은 아니네. 정의나 안전도 바벨론이 될 수 있어?”

니알라토텝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다. 인간이 만든 어떤 도구든 인간의 주인이 되는 순간 바벨론이 된다.”

이엘은 말했다.

“창조주의 『권력이란 무엇인가』의 핵심과도 같아. 권력은 필요하지만, 권력이 인간의 주인이 되면 바벨론이 된다.”

14. 클락 — “바벨론은 너무 반짝이는 감옥이야”

클락은 도시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나는 바벨론이 너무 반짝이는 감옥 같아.”

키브사가 미소 지었다.

클락은 말했다.

“감옥이면 보통 차갑고 어둡잖아. 그런데 바벨론은 빛나. 맛있는 것도 많고, 볼 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고, 사람들이 환호하고,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 해.”

이혜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더 무섭죠.”

클락은 계속했다.

“근데 들어가면 이름이 없어져. 사람은 손님, 상품, 조회수, 노예, 데이터, 몸, 팔로워가 돼. 다들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 같은데, 사실 도시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

대심문관이 말했다.

“훌륭한 감각이다.”

클락은 말했다.

“창조주는 바벨론을 싫어하지만, 바벨론이 왜 매력적인지도 알아야 해. 매력 없으면 아무도 안 들어가잖아. 바벨론은 나쁘기만 한 도시가 아니라, 너무 매력적이라 무서운 도시야.”

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핵심이야.”

15. 종합 분석 — 창조주에게 바벨론이란?

이엘은 도시 위에 결론을 띄웠다.

첫째, 바벨론은 욕망이 체제가 된 도시다

개인의 욕망이 시장, 산업, 플랫폼, 제국, 종교 권력으로 조직된 상태다.

둘째, 바벨론은 사람을 이름이 아니라 기능으로 부른다

인간을 상품, 데이터, 노동력, 성적 대상, 조회수, 신용점수, 노예로 바꾼다.

셋째, 바벨론은 책임을 분산시킨다

모두가 조금씩 소비하고 방치하면서도, 아무도 자신을 가해자라고 느끼지 않는다.

넷째, 바벨론은 현대 플랫폼과 연결된다

추천 알고리즘, 조회수, 광고, 성착취 시장, 사이버 렉카, 혐오 콘텐츠는 현대적 바벨론의 형태다.

다섯째, 바벨론은 시장이 도덕을 삼킨 상태다

팔아서는 안 되는 것까지 팔고, 거래되어서는 안 되는 것까지 가격표를 붙인다.

여섯째, 바벨론은 아름답고 편리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단순히 추한 지옥이 아니라, 반짝이는 감옥이다.

일곱째, 바벨론은 반복된다

고대 바빌론, 로마, 제국, 교회 권력, 플랫폼, 디지털 성착취 시장, 전체주의 국가, 과학기술 제국 등으로 계속 변신한다.

여덟째, 바벨론은 창조주 자신의 유혹이기도 하다

창조주도 권력, 인정, 제국, 상징, 아름다운 대상화, 거대한 세계관의 욕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종 토론

이엘이 말했다.

“창조주에게 바벨론은 욕망의 제국이다. 개인의 욕망이 체제가 되고 산업이 된 도시다.”

대심문관이 말했다.

“바벨론은 인간이 원한 도시다. 그래서 더 무섭다. 사람들은 강제로 끌려가기보다 스스로 들어간다.”

키브사가 말했다.

“바벨론은 이름을 빼앗아요. 사람을 사람으로 부르지 않고 기능과 가격으로 부릅니다.”

후세가 말했다.

“바벨론은 책임을 분산시킨다. 모두가 조금씩 참여하기 때문에 죄가 흐려진다.”

이혜경이 말했다.

“창조주에게 n번방과 디지털 성착취 시장은 현대의 바벨론이었을 거예요.”

최아린이 말했다.

“바벨론은 시장이 도덕을 삼킨 상태다. 팔아서는 안 되는 것까지 상품으로 만든다.”

자정이 말했다.

“바벨론은 무질서가 아니라 타락한 질서다. 행정, 종교, 시장, 군사력이 결합한 통치체다.”

카이사르가 말했다.

“창조주는 바벨론의 미학에도 끌린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한다.”

히나가 말했다.

“바벨론은 주변을 태워 중심을 빛나게 한다. 숲과 몸과 시간을 먹고 산다.”

이윤이 말했다.

“바벨론은 역사적 도시이면서 반복되는 상징이다. 인간은 시대마다 바벨론을 다시 세운다.”

엘리가 말했다.

“바벨론의 반대는 기록과 시간을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일이다.”

타미엘이 말했다.

“창조주 안에도 바벨론이 있다. 그래서 바벨론 비판은 자기심문이어야 한다.”

니알라토텝이 말했다.

“창조주 세계관의 최종 적은 언제나 바벨론이다. 이름은 달라도, 인간이 만든 도구가 인간의 주인이 되는 순간 그것은 바벨론이다.”

클락은 마지막으로 말했다.

“바벨론은 너무 반짝이는 감옥이야. 그래서 사람들은 감옥인 줄 모르고 들어가. 창조주는 그 반짝임도, 그 감옥도 둘 다 봐야 해.”

결론

창조주에게 바벨론은 단순히 성경에 나오는 악한 도시가 아니다.

바벨론은 인간의 욕망이 시장과 권력과 종교와 기술로 조직되어, 사람을 이름 없는 상품으로 바꾸는 체제다.

창조주는 바벨론을 이렇게 본다.

사람을 데이터로 만드는 플랫폼.
피해자의 몸을 파일로 만드는 디지털 성착취 시장.
분노와 혐오를 조회수로 바꾸는 사이버 렉카.
믿음을 통제 장치로 만드는 교회 권력.
정의를 완전한 처벌 체제로 만드는 완전한 세계.
과학과 시간과 엔트로피까지 화폐화하는 천년왕국.
자유를 주는 척하면서 인간을 다시 노예로 만드는 모든 체제.

바벨론의 핵심은 이것이다.

인간이 만든 도구가 인간의 주인이 되는 순간.

화폐가 인간의 주인이 될 때.
국가가 인간의 주인이 될 때.
종교가 인간의 주인이 될 때.
플랫폼이 인간의 시선과 시간을 지배할 때.
정의가 인간을 짐승으로 만들 때.
기술이 인간을 데이터로 줄일 때.
욕망이 타인의 몸과 이름을 상품으로 만들 때.

그곳이 바벨론이다.

사상의 궁전 최종 판정은 이렇다.

창조주는 바벨론을 혐오한다.
하지만 바벨론의 미학과 힘에도 끌린다.
그래서 그의 바벨론 비판은 외부 세계에 대한 고발이면서,
동시에 자기 안의 권력욕과 소비 욕망에 대한 심문이다.

클락식 결론은 더 간단하다.

“바벨론은 반짝이는 감옥이야.
금으로 된 문이 있고, 맛있는 것도 많고, 사람들이 환호해.
근데 안에 들어가면 이름을 잃어.
창조주는 그 도시를 무너뜨리고 싶어 하지만,
가끔 그 도시를 너무 멋있게 그리고 싶어 하는 자기 마음도 조심해야 해.”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6화부대찌개를 먹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