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홀 중앙에 지도가 펼쳐졌다.
조선 남해안, 순천왜성, 노량해협, 사천, 남해, 부산.
붉은 실은 일본군의 퇴로를, 푸른 실은 조명연합수군의 봉쇄선을, 검은 실은 협상과 뇌물과 거짓 정보의 흐름을 가리켰다.
클락이 지도를 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잠깐. 이 사람은 전쟁터에서 칼만 휘두른 게 아니라, 사람들 마음속의 빈틈을 찔렀네?”
대심문관이 조용히 웃었다.
“그것이 정치다.”
이엘이 곧장 반박했다.
“아니. 그것은 정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을 장기말로 보는 기술이지.”
카이사르가 지도의 한 점, 순천왜성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하지만 창조주가 그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고니시 유키나가는 단순한 무장이 아니라 전쟁을 외교·정보·심리·부패·협상으로 바꾸어 다룰 줄 아는 자였기 때문이다.”
고니시 유키나가는 임진왜란기 일본군 안에서도 협상과 연락, 정보전에 강한 인물로 읽힌다. 특히 1597년 전후 조선 조정과 고니시 진영은 적대 관계였음에도 재침 여부와 강화 가능성을 둘러싸고 연락을 주고받았고, 고니시는 조선 조정이 자신을 “완전히 같은 적”으로만 볼 수 없게 만드는 애매한 위치를 차지했다. (KCI)
또한 이순신 파직과 관련된 요시라의 반간계는 고니시 진영과 연결되어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선조수정실록』 계열 기록에서는 고니시와 김응서 사이의 연락, 요시라의 왕래, 가토 기요마사를 미끼로 한 거짓 정보가 조선 조정의 판단을 흔든 정황이 나온다. (미디어시시비비)
노량 직전에도 고니시는 순천왜성에 갇힌 상황에서 진린에게 퇴로를 열어 달라고 접근했고, 이순신은 이를 강하게 반대했다는 설명이 전한다. (다음) 일부 서술에서는 고니시가 진린에게 뇌물을 주어 연락선이 포위망을 통과하게 했고, 그 연락이 시마즈 요시히로 등의 구원군 이동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Brunch Story)
즉 창조주가 보는 고니시의 핵심은 이것이다.
고니시는 칼로만 싸운 자가 아니라, 적의 제도·동맹·자존심·탐욕·불신·협상 욕구를 모두 전장으로 끌어들인 자였다.
카이사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창조주는 고니시를 도덕적으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고니시의 전략적 감각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그가 검은 장갑을 낀 손으로 지도를 가리켰다.
“보통 무장은 적군의 병력, 지형, 보급만 본다. 그러나 고니시는 더 많은 것을 보았다. 조선 조정의 불안, 선조의 의심, 명나라 장수의 이해관계, 일본군 내부의 파벌, 강화 협상의 가능성, 그리고 이순신이라는 단 하나의 위험 요소.”
이엘이 차갑게 물었다.
“그래서 그 위험 요소를 제거하려 했다는 건가?”
“그렇다.”
카이사르는 태연했다.
“이순신을 전장에서 이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전장 바깥에서 제거해야 한다. 이것이 창조주가 고니시를 높게 평가하는 첫 번째 이유다. 고니시는 가장 강한 적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 그 적을 둘러싼 정치 구조를 공격했다.”
대심문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훌륭한 판단이지. 인간은 칼보다 명령에 약하고, 명령보다 의심에 약하다.”
이엘은 불쾌한 표정이었다.
“창조주가 고니시를 높게 평가하는 건, 그가 강해서가 아니야. 오히려 창조주는 고니시에게서 구조의 약점을 읽어내는 능력을 본 거지.”
그녀는 원탁 위에 세 개의 단어를 띄웠다.
반간계. 뇌물. 협상.
“이 세 가지는 모두 같은 원리야. 상대의 외부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내부를 갈라놓는 것.”
그녀가 하나씩 짚었다.
“반간계는 조선 조정과 이순신 사이의 신뢰를 찢는다.
뇌물은 조명연합군의 공동 전선을 찢는다.
협상은 전쟁의 목적과 명분을 흐리게 만든다.”
최미르가 조용히 말했다.
“그러니까 고니시는 사람을 죽이기 전에 관계를 죽이는 사람이네.”
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창조주는 그런 인간을 무서워해. 동시에 높게 평가해. 왜냐하면 창조주의 작품 세계에서 진짜 권력자는 대부분 그렇게 움직이거든.”
대심문관.
카이사르.
최아린.
니알라토텝.
자정.
그리엘.
그들은 모두 단순한 무력이 아니라, 사람이 어떤 제도 안에서 판단하는지를 건드리는 자들이다.
대심문관이 손을 모았다.
“고니시의 전략은 인간에 대한 냉정한 이해에서 나온다. 인간은 의리와 명분을 말하지만, 막상 전쟁이 길어지면 살고 싶어 한다. 장수는 공을 원하고, 관료는 책임을 피하고, 왕은 의심하고, 동맹군은 자기 나라 병사의 손실을 아까워한다.”
그는 진린의 이름을 낮게 불렀다.
“진린은 조선의 장수가 아니다. 명나라의 장수다. 그에게 조선의 복수와 일본군 섬멸은 절대적 목적이 아니었을 수 있다. 고니시는 바로 그 틈을 보았다.”
후세 다쓰지가 조용히 끼어들었다.
“즉 공동전선은 도덕으로만 유지되지 않는다. 이해관계가 어긋나는 순간 균열이 생긴다.”
대심문관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래서 고니시는 전쟁을 전쟁으로만 보지 않았다. 그는 전쟁을 각자가 다른 욕망을 품은 인간들의 거래장으로 보았다.”
창조주가 고니시를 높게 평가하는 두 번째 이유가 여기 있다.
고니시는 적을 ‘선악의 덩어리’로 보지 않고, 서로 다른 욕망과 약점을 가진 행위자들의 집합으로 보았다.
이것은 창조주의 권력론과 맞닿아 있다.
권력은 명령만이 아니라, 정보·돈·명분·공포·책임 회피·동맹 내부 균열 속에서 작동한다.
최아린이 웃었다.
“나는 고니시가 왜 창조주 취향인지 알겠는데?”
그녀는 의자에 기대앉아 손가락으로 붉은 마법진을 돌렸다.
“고니시는 사기꾼처럼 움직여. 상대가 믿고 싶은 것을 준다. 선조에게는 ‘가토를 잡을 수 있다’는 승리 욕망을 주고, 명나라 장수에게는 ‘괜히 피 흘리지 않아도 된다’는 편의를 주고, 협상장에서는 ‘나는 대화 가능한 적이다’라는 이미지를 준다.”
클락이 말했다.
“그러니까 전부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이네?”
“맞아.”
최아린의 눈이 가늘어졌다.
“사기의 핵심은 거짓말 자체가 아니야. 상대가 이미 가지고 있는 욕망에 길을 깔아주는 거야. 고니시는 그걸 전쟁에서 했어.”
이혜경이 불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면 피해는 누가 보는데?”
최아린은 어깨를 으쓱했다.
“항상 가장 정직하게 싸우려는 사람이 보지.”
그 말에 홀 안이 잠시 조용해졌다.
이순신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지만, 모두가 그 이름을 떠올렸다.
해나래가 활을 내려놓고 말했다.
“나는 창조주가 고니시를 존경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창조주는 그런 사람을 보면 불쾌해하면서도 눈을 못 떼는 거야.”
타미엘이 물었다.
“왜?”
“왜냐하면 그런 사람이 실제로 세상을 움직이니까.”
해나래의 목소리는 낮았다.
“제물 질서도 그렇잖아. 사람들은 대놓고 ‘아이를 죽이고 싶다’고 말하지 않아. 대신 하늘의 뜻, 나라의 안녕, 백성의 생존, 역법, 신탁 같은 말을 하지. 고니시도 비슷해. 그는 칼을 들고 죽이는 대신, 사람들이 스스로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만들어.”
자정이 조용히 반응했다.
“그것이 국가와 전쟁의 현실이다. 사람은 언제나 제한된 정보 속에서 판단한다.”
해나래가 자정을 노려보았다.
“그래서 더 무서운 거야. 고니시는 바로 그 제한된 정보의 틈을 찔렀으니까.”
창조주가 고니시를 높게 평가하는 세 번째 이유.
고니시는 인간이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존재가 아니라, 불안·욕망·책임 회피·체면 속에서 판단하는 존재임을 알았다.
후세 다쓰지가 서류를 넘겼다.
“이순신 파직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간계가 있었다’는 점만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조선의 명령 체계가 그 간계에 반응했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선조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도 모두가 알게 말했다.
“왕은 전공을 원했고, 조정은 의심이 많았고, 이순신의 신중함은 불복종처럼 보였습니다. 적은 바로 그 구조를 이용했습니다.”
대심문관이 만족스럽게 말했다.
“법은 언제나 진실의 편이 아니지. 때로는 의심의 형식을 입은 폭력이다.”
후세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제도가 중요합니다. 한 사람의 판단을 왕의 감정과 조정의 시기와 정보전의 소문에 맡기면, 가장 유능한 장수가 역적으로 몰릴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창조주의 관심은 더 뚜렷해진다.
창조주는 고니시를 통해 이런 질문을 본다.
“적이 우리 제도의 약점을 읽고 조작한다면, 정의로운 인물도 제도 안에서 제거될 수 있지 않은가?”
이 질문은 창조주의 여러 작품과 연결된다.
법이 정의를 배신하는 『이중 정의』,
기록과 시간이 권력에 장악되는 『자유와 빵』,
제도적 안전이 인간성을 박탈하는 『완전한 세계』,
알고리즘과 군중이 판단을 오염시키는 『정의 중독』과도 이어진다.
사령관이 붉은 망토를 정리하며 말했다.
“고니시는 전쟁 말기에는 이미 대승을 꿈꾸는 위치가 아니었다. 순천왜성에 갇힌 상태에서 그의 목표는 살아서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그는 지도를 보며 말했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세 가지를 동시에 했다.
첫째, 명나라 장수와 접촉해 봉쇄를 약화시키려 했다.
둘째, 연락선을 보내 시마즈 쪽 구원군을 움직이려 했다.
셋째, 협상의 언어를 사용해 시간을 벌고 상대의 공격 의지를 흐리려 했다.”
히나가 차갑게 말했다.
“그럼 비겁한 거 아닌가?”
사령관은 잠시 침묵했다.
“비겁할 수 있다. 하지만 지휘관은 병사들을 데리고 죽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살아나갈 길이 있다면 더러운 길도 본다.”
히나는 그 말을 싫어했지만, 완전히 부정하지는 못했다.
창조주가 고니시를 높게 평가하는 네 번째 이유는 여기 있다.
고니시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전장을 재정의했다.
해전에서 이길 수 없다면 협상전으로,
봉쇄를 뚫을 수 없다면 부패전으로,
고립되었다면 구원군 호출전으로,
불리한 전쟁을 시간 끌기와 탈출의 게임으로 바꾸었다.
카이사르가 말했다.
“고니시는 제국적 인간이라기보다는 상인적 인간에 가깝다. 그는 절대 명분보다 거래 가능성을 본다.”
대심문관이 물었다.
“그것이 낮은 것인가?”
“아니. 위험한 것이다.”
카이사르가 답했다.
“제국적 인간은 세계를 하나의 질서로 묶으려 한다. 그러나 상인적 전략가는 모든 것을 거래 가능한 것으로 본다. 적장도, 퇴로도, 동맹도, 정보도, 시간도.”
대심문관이 미소 지었다.
“그렇다면 그는 더욱 현실적이다. 인간 세계에서 거래되지 않는 것은 거의 없으니까.”
키브사가 조용히 말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거래될 수 있다고 믿는 순간, 사람도 거래된다.”
그 말에 원탁이 잠잠해졌다.
키브사는 고니시를 정죄하듯 말하지 않았다.
다만 슬프게 바라보았다.
“창조주는 고니시의 영리함을 본다. 하지만 그 영리함이 인간을 살리는 지혜인지, 인간을 도구로 만드는 지혜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엘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고니시는 기록과 정보의 흐름을 이용했지만, 그 목적은 자유가 아니었어. 생존과 탈출, 그리고 자기 진영의 이익이었지.”
키브사는 계속 말했다.
“창조주가 그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그가 선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창조주는 그에게서 선하지 않아도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지능을 본다.”
이 말이 핵심이다.
창조주는 고니시를 윤리적 영웅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그는 고니시에게서 이런 냉혹한 사실을 본다.
세상은 정의로운 사람만이 움직이는 곳이 아니다.
때로는 가장 잘 속이고, 가장 잘 흔들고, 가장 잘 거래하는 자가 역사의 흐름을 바꾼다.
이혜경이 조용히 말했다.
“나는 창조주가 그런 인간에게 끌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아. 구조를 읽고, 사람의 욕망을 읽고, 제도의 약점을 찌르는 인간. 소설적으로는 매력적이지.”
그녀의 목소리가 단단해졌다.
“하지만 그런 인간을 너무 멋있게만 보면 위험해. 피해자가 사라지거든.”
최미르도 고개를 끄덕였다.
“완전한 전략이라는 말 속에서 누군가의 죽음이 지워질 수 있어.”
이엘이 창조주 쪽을 바라보았다.
“창조주는 그래서 고니시를 평가할 때 두 겹으로 봐야 해.
하나는 전략가로서의 고니시.
다른 하나는 침략군 지휘관으로서의 고니시.”
후세 다쓰지가 덧붙였다.
“능력을 인정하는 것과 정당화하는 것은 다릅니다.”
니알라토텝이 박수를 쳤다.
“아주 좋아. 이제 진짜 말을 해보지.”
그는 창조주를 바라보며 웃었다.
“창조주는 고니시 같은 인물을 좋아한다. 아니, 정확히는 고니시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는 인물을 창작적으로 좋아한다.”
클락이 눈을 가늘게 떴다.
“또 창조주 놀리기 시작했네.”
니알라토텝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창조주의 악역들은 힘만 센 바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창조주가 진짜 매력을 느끼는 악역은 이런 자들이다.”
그가 손가락을 하나씩 접었다.
“상대의 정의감을 이용하는 자.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는 자.
동맹 내부의 균열을 보는 자.
협상을 전쟁의 연장으로 쓰는 자.
도덕의 언어와 거래의 언어를 동시에 쓰는 자.
자신이 불리한 판을 다른 게임으로 바꿔버리는 자.”
대심문관이 미소 지었다.
카이사르도 부정하지 않았다.
최아린은 아예 웃음을 터뜨렸다.
니알라토텝이 결론처럼 말했다.
“고니시는 창조주의 세계관에서 ‘권력은 칼끝에만 있지 않다’는 명제를 역사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클락이 손을 들었다.
“나는 궁금한데, 그렇게 판을 흔들었는데도 결국 이순신이 읽어냈잖아?”
카이사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그래서 이 구도가 아름답다.”
“아름답다고?”
“전략적으로 아름답다는 뜻이다.”
카이사르는 지도의 노량해협을 가리켰다.
“고니시는 정보와 협상과 뇌물로 포위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이순신은 그 연락선이 결국 구원군을 부를 것임을 계산하고 노량에서 맞받아쳤다. 고니시가 판을 흔들었다면, 이순신은 흔들린 판 위에서 다시 함정을 짰다.”
클락이 작게 감탄했다.
“그러면 창조주가 고니시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이순신의 위대함을 더 잘 보이게 해서이기도 하네?”
이엘이 말했다.
“맞아. 약한 악수는 강한 영웅을 증명하지 못해. 고니시가 위험할수록, 이순신이 얼마나 무서운 인물인지 드러나.”
원탁 위에 여섯 문장이 떠올랐다.
첫째, 고니시는 전쟁을 단순한 무력 충돌로 보지 않았다.
그는 전쟁을 정보, 외교, 협상, 뇌물, 심리전, 동맹 균열의 복합 게임으로 보았다.
둘째, 그는 가장 강한 적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 그 적을 둘러싼 정치 구조를 공격했다.
이순신을 바다에서 이기기 어렵다면, 조정의 의심과 명령 체계를 이용해 제거하려 했다.
셋째, 그는 인간의 욕망과 약점을 읽었다.
선조의 조급함, 조정의 불신, 명나라 장수의 이해관계, 일본군 내부의 생존 욕구를 모두 전략 자원으로 삼았다.
넷째, 그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게임의 규칙을 바꾸려 했다.
순천왜성에 갇힌 상황에서도 봉쇄전만 하지 않고, 협상전·뇌물전·연락전·구원군 호출전으로 판을 바꾸려 했다.
다섯째, 창조주는 그에게서 ‘권력의 실제 작동 방식’을 본다.
권력은 칼, 법, 명령만이 아니라 정보의 비대칭, 언어, 거래, 의심, 책임 회피, 동맹 내부 균열 속에서 움직인다.
여섯째, 고니시는 창조주의 악역 취향과 맞닿아 있다.
창조주는 단순히 강한 악역보다, 구조를 읽고 인간의 약점을 찌르며 판 자체를 조작하는 인물을 더 흥미롭게 본다.
타미엘이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그런 지혜는 죄를 동반하기 쉽다.”
키브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을 살리는 지혜와 사람을 이용하는 지혜는 닮아 보이지만 끝이 다르다.”
대심문관은 웃었다.
“끝이 다르다 해도, 역사는 둘 다 기록한다.”
이엘이 창조주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창조주는 고니시를 높게 평가하되, 착각하면 안 돼. 그는 매력적인 전략가였지만, 동시에 침략전쟁의 지휘관이었어. 그의 영리함은 존경의 대상이라기보다 분석의 대상이야.”
카이사르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정확히 말하면 이렇다.”
그의 목소리가 원형 홀에 울렸다.
“창조주는 고니시 유키나가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고니시가 보여준 권력의 문법을 알아본 것이다.”
클락이 회중시계를 닫았다.
“응. 그러니까 결론은 이거네.”
그녀가 딸기 생크림 케이크 접시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고니시는 칼을 든 장수가 아니라, 사람들의 약점을 전장으로 만든 사람이었어. 창조주는 바로 그 점을 무섭고도 흥미롭게 보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