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 궁전은 이번에는 어두운 사이버 수사실로 바뀌었다.
벽면에는 텔레그램 대화방의 흐릿한 캡처, 닉네임 목록, 입장·퇴장 시간, 말투 패턴, 결제 흔적, 유포 경로, 피해 신고 기록, 압수수색 영장 사본이 붙어 있었다.
한쪽에는 해킹 영화처럼 보이는 거대한 암호 해독 장비가 있었다.
하지만 진짜 수사관들은 그 장비 앞이 아니라, 대화 로그와 인간의 행동 패턴 앞에 앉아 있었다.
클락이 화면을 보며 말했다.
“생각보다 마법처럼 암호를 푸는 게 아니네. 사람을 보는 거야?”
후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디지털 수사는 기술만의 싸움이 아니다. 결국 범죄자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다.”
이엘이 말했다.
“창조주가 고평가하는 지점도 바로 그거야. 텔레그램이나 암호화 메신저를 무조건 기술적으로 깨부수려는 방식보다, 그 안에서 움직이는 인간의 욕망, 습관, 말투, 불안, 과시욕, 거래 방식, 실수를 읽는 수사를 높게 보는 거지.”
니알라토텝이 웃었다.
“기술망 뒤에 숨어 있다고 믿는 자들이 결국 자기 마음 때문에 잡히는 장면. 창조주가 좋아하지 않을 수 없지.”
후세가 먼저 법전을 펼쳤다.
“창조주가 수사 방식을 고평가하더라도, 우리는 먼저 원칙을 말해야 한다. 디지털 성범죄 수사는 강력해야 하지만, 적법해야 한다.”
그는 차갑게 말했다.
“위장수사, 신분비공개수사, 신분위장수사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함정수사와의 경계, 영장주의, 증거능력, 피해자 보호, 수사비례 원칙이 중요하다.”
그는 자료를 가리켰다.
“한국에서는 n번방·박사방 사건 이후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그루밍 처벌과 위장수사 특례가 도입되었다. 여성가족부는 2021년 9월 24일부터 개정 청소년성보호법이 시행되며 신분 비공개·위장수사 특례가 신설된다고 설명했다. (성평등가족부)”
이혜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실제 성과도 있었죠.”
후세는 말을 이었다.
“경찰 위장수사 제도는 2021년 9월 시행 이후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서 활용되었고, 2024년 경찰청 자료 기준으로 3년간 515건의 위장수사로 1416명을 검거하고 94명을 구속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경향신문) 2025년에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제도 도입 이후 2171명을 검거했다고 밝힌 보도도 있다. (머니투데이)”
후세는 법전을 닫았다.
“즉 창조주가 고평가하는 것은 ‘막 해도 된다’가 아니다. 강력하지만 법적 절차 안에서, 증거능력 있게, 피해자를 보호하며 범죄망을 파고드는 수사다.”
이엘이 모니터 앞으로 걸어갔다.
“창조주가 이 수사 방식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디지털 성범죄자를 ‘완벽한 기술적 존재’로 보지 않기 때문이야.”
그녀는 닉네임과 대화 패턴이 적힌 화면을 가리켰다.
“범죄자들은 텔레그램, 암호화 메신저, 가상계정, 닉네임, 익명성을 믿어. 그런데 아무리 기술망 뒤에 숨어도, 결국 대화하는 사람은 인간이야. 인간은 반복해. 자랑하고, 거래하고, 불안해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고, 같은 말투를 쓰고, 같은 시간대에 접속하고, 같은 욕망에 반응해.”
클락이 말했다.
“암호는 숨겨도 성격은 새어 나오는 거네.”
“맞아.”
이엘은 말했다.
“창조주는 이걸 아주 중요하게 봐. 기술만 보는 수사는 문을 부수려 하지만, 인간을 보는 수사는 문을 여는 손의 습관을 본다. 대화 패턴, 반응 속도, 말투, 관심사, 과시 방식, 불안의 순간, 돈을 요구하는 방식, 피해자를 다루는 언어. 이런 것들이 현실의 인간 특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그녀는 덧붙였다.
“창조주의 권력론과도 맞아. 권력은 기술에만 있지 않고, 언어와 습관과 관계 속에 있거든.”
그리엘은 대화 로그를 분석표처럼 펼쳤다.
“기술적으로 말하면, 모든 암호화 통신을 정면에서 복호화하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크다.”
클락이 물었다.
“왜?”
그리엘은 말했다.
“강한 암호는 설계상 정면 돌파가 어렵다. 물론 수사기관은 압수수색, 단말기 포렌식, 서버 협조, 계정 정보, 결제 흔적, 피해 신고, 잠입 수사 등 여러 방법을 조합한다. 하지만 암호 자체를 마법처럼 푸는 방식만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그는 칠판에 적었다.
기술 장벽을 직접 부수기
vs
인간 행동의 연결점을 찾기
“창조주가 고평가하는 것은 후자다. 범죄자는 기술적으로 완벽한 익명 존재가 아니라, 습관을 가진 인간이다. 그는 같은 커뮤니티 언어를 쓰고, 같은 욕망에 반응하고, 거래 과정에서 흔적을 남기고, 현실의 생활 패턴과 온라인 활동 패턴이 어긋나지 않는다.”
최아린이 웃었다.
“기술은 최신인데, 사람은 허술하다는 거네.”
그리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하다. 디지털 수사의 핵심은 종종 암호 해독보다 흩어진 약한 단서들을 연결하는 추론이다.”
엘리는 화면 속 채팅 로그를 보았다.
“창조주가 이 방식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대화방 자체를 기록으로 보기 때문이야.”
그녀는 말했다.
“범죄자들은 대화방을 은신처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안에서 계속 자신을 기록해. 말투, 욕망, 범죄 지식 수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지휘 구조, 거래 방식, 피해자에 대한 태도, 두려워하는 지점.”
이혜경이 차갑게 말했다.
“그리고 그 기록은 피해자에게는 고통이지만, 수사에는 증거가 될 수 있죠.”
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창조주는 기록의 양면성을 잘 알아. 디지털 기록은 피해를 반복시키는 감옥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범죄자를 특정하고 구조를 드러내는 증거가 될 수도 있어.”
그녀는 대화방 화면을 가리켰다.
“기술망에 숨었다고 생각하는 범죄자는 자기 말이 사라진다고 믿어. 하지만 수사관은 그 말들의 배열, 반복, 관계를 본다. 대화방은 단순한 채팅이 아니라 범죄자의 자기기록이야.”
이혜경은 피해자 지원 문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디지털 성범죄에서 가장 나쁜 반응 중 하나는 피해자에게 묻는 거예요. 왜 찍었냐, 왜 보냈냐, 왜 신고를 늦게 했냐, 왜 조심하지 않았냐.”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하지만 제대로 된 수사는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대신, 가해자의 네트워크와 행동 패턴을 추적해요. 누가 만들었는지, 누가 유포했는지, 누가 구매했는지, 누가 방을 관리했는지, 누가 재유포했는지.”
후세가 고개를 끄덕였다.
“책임의 방향을 바로잡는 일이다.”
이혜경은 말했다.
“창조주가 한국 사이버수사대의 이런 방식을 고평가하는 이유는, 범죄자를 ‘못 잡는다’고 포기하지 않고, 기술 장벽 뒤에 있는 인간을 끝까지 찾아내려는 태도 때문이에요.”
그녀는 화면을 바라보았다.
“피해자의 몸이 영원히 떠도는 것처럼 느껴지는 범죄에서, 가해자가 익명성 뒤에 영원히 숨을 수 없다는 사실은 중요해요. 그 자체가 피해자에게는 작은 회복의 조건이 될 수 있어요.”
최아린은 팔짱을 끼고 웃었다.
“창조주가 ‘낚시 링크’ 같은 방식을 고평가하는 이유? 간단해. 범죄자의 마음을 이용하기 때문이야.”
후세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표현은 신중하게 하자. 구체적 방법론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최아린은 어깨를 으쓱했다.
“알아. 원리만 말할게.”
그녀는 말했다.
“디지털 성범죄자들은 욕망 때문에 움직여. 호기심, 소유욕, 과시욕, 더 자극적인 자료를 얻고 싶은 마음, 방 안에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 ‘나만 안 잡힐 것’이라는 오만. 수사는 그 심리를 역으로 이용할 수 있어.”
클락이 말했다.
“기술을 깨는 게 아니라 마음이 클릭하게 만드는 거야?”
“그렇지. 물론 적법한 절차와 제한 안에서.”
최아린은 말했다.
“창조주가 이걸 높게 보는 이유는, 이게 범죄자의 본질을 찌르기 때문이야. 그들은 기술을 쓰지만, 결국 욕망에 끌려 들어간다. 숨어 있는 척하지만, 더 얻고 싶어서 움직인다. 그 움직임이 단서가 된다.”
니알라토텝이 웃었다.
“쥐덫의 미끼는 치즈가 아니라 욕망이지.”
후세는 바로 말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법적 경계가 중요하다.”
그는 말했다.
“수사기관이 범죄자를 속여 접근하거나 신분을 숨기는 방식은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범죄 의사가 있는 자를 확인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것과, 범죄 의사가 없던 자에게 범죄를 유발하는 것은 다르다.”
그는 자료를 가리켰다.
“치안정책연구소 자료도 함정수사가 효과적일 수 있지만 적정절차와 인권보장, 수사의 신의칙과 충돌할 수 있어 필요성과 상당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knpo.police.ac.kr)”
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창조주가 고평가하는 것도 무제한 수사가 아니라, 범죄망을 파고들되 제도적 정당성을 지키는 방식이어야 해.”
후세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다. 디지털 성범죄자는 강하게 수사해야 한다. 하지만 수사가 법을 벗어나면, 증거능력도 흔들리고 국가권력의 위험도 커진다. 정의는 절차를 잃으면 복수로 미끄러진다.”
자정은 수사 흐름도를 정리했다.
“창조주가 고평가하는 한국 사이버수사의 핵심은 단일 기술이 아니라 복합 수사다.”
그는 말했다.
“대화방 잠입, 피해 신고 분석, 계정 관계 분석, 결제·송금 흔적, 단말기 포렌식, 압수수색, 국제 공조, 위장수사, 운영자와 이용자 관계 추적. 이런 것들이 결합되어야 한다.”
그리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복호화 하나로 해결되는 사건은 많지 않다.”
“그렇다.”
자정은 말했다.
“디지털 성범죄 수사는 기술, 행정, 법, 심리, 피해자 보호, 국제 협조가 합쳐진 일이다. 창조주가 높게 보는 방식은 바로 이 총체성이다.”
클락이 말했다.
“한 명의 천재 해커가 다 푸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퍼즐을 맞추는 거네.”
자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실의 수사는 보통 그렇다.”
카이사르는 수사 지도를 전쟁 지도처럼 보았다.
“나는 이것을 현대전으로 본다.”
그는 말했다.
“암호화 메신저는 성벽이다. 정면으로 성벽을 부수려 하면 어렵다. 그러면 장군은 성벽만 보지 않는다. 보급로, 내부 배신, 출입문, 병사의 습관, 적의 욕망, 지휘 체계, 사기 저하를 본다.”
이엘이 말했다.
“사이버 수사도 비슷하다는 거네.”
카이사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대화방의 운영자, 유포자, 구매자, 관전자, 중개자, 결제 경로, 자료 요구 방식. 이것은 적의 전장 구조다. 수사관은 암호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전체를 공격한다.”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창조주가 고평가하는 이유는, 이 방식이 전술적으로 영리하기 때문이다. 적이 믿는 방어 수단을 정면 돌파하지 않고, 적이 스스로 열어둔 문을 찾는다.”
대심문관은 어둡게 웃었다.
“디지털 성범죄자들은 자신이 기술을 이용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실상은 기술에 숨은 욕망의 노예다.”
클락이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대심문관은 말했다.
“그들은 익명성을 자유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그 익명성 안에서 같은 욕망을 반복하고, 같은 자극을 찾고, 같은 방으로 돌아간다. 그들은 기술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충동에 의해 예측 가능해진다.”
타미엘이 고개를 숙였다.
대심문관은 계속했다.
“창조주가 그들을 멍청하다고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은 시대의 기술을 쓴다고 생각하지만, 시대의 기술 변화를 읽지는 못한다.”
이엘이 말했다.
“정확히 말하면, 기술은 발전하는데 자기 인식은 발전하지 않는 거지.”
대심문관은 웃었다.
“그렇다. 그들은 ‘숨을 수 있다’는 오래된 믿음에 갇혀 있다. 그러나 수사도, 법도, 포렌식도, 위장수사도, 플랫폼 감시도, 사회적 분노도 변한다. 그 변화를 읽지 못하는 자는 기술을 쓰는 야만인일 뿐이다.”
타미엘은 조용히 말했다.
“창조주가 디지털 성범죄자들을 멍청하다고 여기는 이유는 지능검사 점수 때문이 아닐 거야. 더 근본적으로는 오만 때문이야.”
그는 말했다.
“그들은 피해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수사기관을 우습게 본다. 익명성을 절대 방패처럼 믿는다. 다른 이용자들이 잡힌 사례를 보고도 ‘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후세가 고개를 끄덕였다.
“범죄자의 흔한 자기예외화다.”
타미엘은 말했다.
“맞아. 죄책감이 있다면 멈출 수 있다. 두려움이 있다면 조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만든다. 그리고 욕망은 그 오만을 계속 끌고 간다.”
클락이 작게 말했다.
“똑똑한 척하지만 자기 마음을 못 이기는 거네.”
타미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창조주는 그걸 멍청함으로 보는 거야.”
이윤은 역사책을 펼쳤다.
“시대의 기술 변화와 제도 변화를 읽지 못한 집단은 역사적으로 자주 무너졌다.”
그는 말했다.
“인쇄기가 등장했는데 필사본 통제 방식으로 사상을 막으려 한 교회, 총포와 병참이 바뀌었는데 낡은 전쟁관에 머문 군대, 대중매체가 변했는데 옛 검열 방식에 의존한 정권. 모두 비슷하다.”
엘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록과 유통의 변화가 권력 관계를 바꾸지.”
이윤은 말했다.
“디지털 성범죄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텔레그램이나 암호화 메신저가 자신들에게 영구한 은신처를 준다고 믿었다. 하지만 수사도 변한다. 위장수사, 포렌식, 패턴 분석, 국제 공조, 디지털 증거 보전, 피해자 지원 네트워크가 발전한다.”
그는 차분히 결론내렸다.
“창조주가 그들을 멍청하다고 보는 이유는, 그들이 기술을 소비했을 뿐 기술 시대의 권력 변화를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히나는 차갑게 말했다.
“그들은 피해자를 사냥감으로 봤다.”
그녀의 목소리는 낮았다.
“협박하고, 유포하고, 조롱하고, 사고팔고, 숨어서 지켜보았다. 자신들은 사냥꾼이고 피해자는 사냥감이라고 믿었다.”
이혜경이 고개를 숙였다.
히나는 말했다.
“그런데 수사가 시작되면 위치가 바뀐다. 그들의 말투, 욕망, 습관, 거래, 링크 클릭, 접속 시간, 관계망이 추적된다. 사냥하던 자들이 추적당하는 자가 된다.”
클락이 말했다.
“그건 조금 통쾌하지만 무섭기도 해.”
히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피해자를 상품으로 만든 자들은 자신도 증거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몰랐다. 그게 멍청함이다. 자신만 주체이고, 피해자는 객체라고 믿은 오만. 그러나 수사 앞에서 그들도 분석되는 객체가 된다.”
니알라토텝이 어두운 모니터 위에 앉았다.
“자, 이제 창조주의 속을 말해보자.”
클락이 말했다.
“이번엔 범죄자들 얘기니까 세게 말해도 돼.”
니알라토텝은 웃었다.
“창조주가 이 수사 방식을 고평가하는 이유는, 여기서 바벨론의 역전극을 보기 때문이다.”
그는 화면 속 대화방을 가리켰다.
“디지털 성범죄자들은 플랫폼과 암호화와 익명성을 바벨론의 성벽처럼 사용했다. 피해자의 몸을 콘텐츠로 만들고, 이름을 지우고, 자신들은 닉네임 뒤에 숨었다.”
이혜경이 차갑게 들었다.
니알라토텝은 계속했다.
“그런데 수사관은 그 성벽을 정면으로 부수지 않는다. 성벽 안에서 웃고 떠드는 인간들의 욕망을 본다. 누가 과시하는가. 누가 겁먹는가. 누가 링크를 누르는가. 누가 같은 방식으로 말하는가. 누가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해 스스로 움직이는가.”
그는 미소 지었다.
“창조주는 이 점에 매혹된다. 범죄자가 만든 익명의 방이, 오히려 범죄자의 마음을 드러내는 심문실이 되는 순간.”
클락이 말했다.
“숨는 방이 고백하는 방이 되는 거네.”
니알라토텝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거다.”
창조주가 한국 사이버수사대의 디지털 성범죄 수사 방식을 고평가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핵심은 기술 뒤에 숨은 인간을 읽는 방식이다.
첫째, 암호보다 인간의 습관을 본다.
암호화 메신저를 정면으로 복호화하는 것만이 답이 아니다. 범죄자는 말투, 접속 패턴, 거래 방식, 욕망, 불안, 과시욕, 반복 행동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둘째, 대화방을 범죄자의 자기기록으로 본다.
범죄자는 대화방을 은신처라고 믿지만, 실제로는 그 안에서 자신의 욕망과 관계망과 역할을 계속 기록한다.
셋째, 범죄자의 마음을 역이용한다.
적법한 수사 범위 안에서 범죄자의 호기심, 소유욕, 과시욕, 더 자극적인 자료를 얻고 싶은 욕망은 수사의 단서가 될 수 있다. 창조주는 이 점을 “기술전이 아니라 심리전”으로 본다.
넷째,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 구조를 추적한다.
피해자에게 조심하지 않았냐고 묻는 것이 아니라, 제작자·유포자·구매자·운영자·관전자·중개자의 네트워크를 추적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다섯째, 복합 수사라는 점을 높게 본다.
위장수사, 포렌식, 대화 분석, 계정 관계, 결제 흔적, 압수수색, 국제 공조, 피해자 진술 보호가 결합되어야 한다. 현실 수사는 영화 속 해킹 한 방이 아니라 퍼즐 조립에 가깝다.
여섯째, 법적 절차 안에서 강하게 수사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위장수사는 성과가 있지만, 함정수사와 적법절차 문제가 따르므로 필요성과 상당성, 증거능력, 피해자 보호가 중요하다. (knpo.police.ac.kr)
창조주가 그들을 멍청하다고 여기는 이유는 단순히 지능이 낮다고 봐서가 아니다.
그 멍청함은 오만과 시대착오다.
첫째, 익명성을 절대 방패로 믿는다.
닉네임과 암호화 메신저 뒤에 숨으면 자신은 안전하다고 착각한다.
둘째, 자기 욕망이 흔적을 만든다는 사실을 모른다.
더 보고 싶고, 더 얻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거래하고 싶어서 움직이는 순간 단서가 생긴다.
셋째, 기술은 쓰지만 기술 시대의 수사 변화를 읽지 못한다.
텔레그램과 암호화는 알지만, 포렌식·위장수사·패턴 분석·국제 공조·디지털 증거 축적의 발전은 과소평가한다.
넷째, 자기예외화에 빠진다.
다른 사람이 잡혀도 “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범죄자의 흔한 오만이다.
다섯째, 피해자를 객체로만 보다가 자신도 분석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모른다.
피해자의 몸을 상품과 데이터로 만든 자들이, 결국 자신들의 말과 행동도 증거 데이터가 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창조주의 언어로 말하면 이렇다.
그들은 바벨론의 기술을 쓴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자기 욕망의 노예였다.
그들이 숨은 방은 안전한 성벽이 아니라, 자기 욕망을 기록하는 심문실이었다.
창조주는 한국 사이버수사대의 디지털 성범죄 수사 방식을 높게 평가한다.
왜냐하면 그 방식이 암호 뒤의 인간, 기술 뒤의 욕망, 익명성 뒤의 반복 행동을 읽어내기 때문이다.
그에게 이것은 단순한 수사기법이 아니다.
그것은 바벨론식 범죄에 대한 역공이다.
피해자를 데이터로 만든 자들을, 그들의 데이터와 습관과 욕망으로 다시 특정하는 일이다.
익명성 뒤에 숨어 “나는 안전하다”고 믿던 자들에게, 인간은 언제나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이다.
후세가 말했다.
“강력한 수사는 필요하다. 그러나 적법절차와 증거능력, 함정수사와의 경계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엘이 말했다.
“창조주는 기술보다 인간의 약점을 읽는 수사를 높게 봐. 범죄자는 암호가 아니라 욕망으로 움직이니까.”
그리엘이 말했다.
“암호를 정면으로 깨는 것보다 행동 패턴과 관계망을 모델링하는 것이 현실적일 때가 많다.”
엘리가 말했다.
“대화방은 기록이다. 범죄자는 은신처라고 믿지만, 사실 스스로를 기록한다.”
이혜경이 말했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고, 가해자 네트워크를 추적한다는 점이 중요해요.”
최아린이 말했다.
“낚시 링크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욕망이야. 더 얻고 싶은 마음이 손가락을 움직이게 만들지.”
자정이 말했다.
“현실 수사는 복합 수사다. 포렌식, 위장수사, 계정 관계, 결제 흔적, 국제 공조가 결합되어야 한다.”
카이사르가 말했다.
“이것은 현대전이다. 성벽을 정면으로 부수지 않고, 보급로와 심리와 출입문을 친다.”
대심문관이 말했다.
“범죄자는 자유로운 기술인이 아니라 욕망의 노예다. 그래서 예측 가능하다.”
타미엘이 말했다.
“그들이 멍청한 이유는 오만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잡혀도 나는 다르다고 믿는다.”
이윤이 말했다.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한 집단은 역사적으로 무너진다. 기술을 소비한 것과 기술 시대를 이해한 것은 다르다.”
히나가 말했다.
“약자를 사냥하던 자들이 자신도 사냥당할 수 있음을 몰랐다. 그것이 오만이다.”
니알라토텝이 웃으며 말했다.
“창조주는 여기서 바벨론의 역전극을 본다. 익명의 방이 심문실이 되고, 욕망이 증거가 되는 순간.”
클락이 마지막으로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
그녀는 화면 속 닉네임들을 가리켰다.
“저 사람들은 자기들이 엄청 잘 숨었다고 생각했겠지. 이름도 없고, 얼굴도 없고, 방도 비밀이고.”
클락은 고개를 저었다.
“근데 사람은 숨어도 습관은 남나 봐. 말투도 남고, 욕심도 남고, 무서워하는 순간도 남고, 더 보고 싶어서 누르는 손도 남고.”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창조주가 그 수사를 높게 보는 이유는 그거야. 기계를 이긴 게 아니라, 숨은 인간의 마음을 읽은 거니까. 그리고 창조주가 그 범죄자들을 멍청하다고 보는 이유도 그거야. 기술 뒤에 숨으면 사람이 아니게 되는 줄 알았는데, 결국 제일 먼저 들킨 건 자기 욕망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