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꽃빛은 어떤 빛일까?

-- 산책 일기

by 물푸레

겨우내

봄을 기다리며 꽃을 찾아다녔다.

피어날 꽃을 그리며 꽃눈을 찾는다.

마음에 꽃을 품고 있으니

찬바람이 불어도

열정 가득한 꽃망울처럼 그다지 춥지 않았다.

날마다 마루를 닦고 책을 읽었다.


나무 앞에 서서

나무가 꽃피운 모습을 떠올리며

홀로 짝사랑하는 사람처럼

마음이 화사했다.

3월 말이면

봄의 전령사 산수유나무와 생강나무가 노란 꽃망울을 터트린다.

까칠한 찬바람 속에 봄기운이 숨어있다.

거의 같은 시기에 피어나는 생강과 산수유.

산수유는 주변 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가 되었다.

하늘을 배경으로 점점이 노란 등을 밝히고

꽃망울 하나에는 수십 개의 꽃송이들이

주먹을 쥐고

야무지게 들어차 있다.


생강나무는

산속에서

숨어있는 노란 등처럼 은은하게 빛을 낸다.

아직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초봄 산속에는

생강의 노란빛과 진달래의 분홍빛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찬바람 속에서 피는 이 꽃들이 유독 귀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꽃이 피는 시간을 기억하고 해마다 꽃을 찾아 나선다.

매화 마을 홍쌍리 선생은 매화나무에 거름을 주며

'아기 낳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안쓰러운 엄마 나무를 쓰다듬는다.

이렇게 애써 피운 꽃을 누군가는 보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지난 가을부터 나무는 꽃색을 만들고 향기를 불러내고

온몸의 에너지를 끌어모아 있는 힘껏 꽃 피울 준비를 했다.


의식처럼

나무 앞에 서서

꽃이 피어나는 순간을

나무와 함께 기뻐하고 싶다.


내 마음의 축제,

꽃들이 피어나는 그 순간이 내게는 축제이다.

내 마음에 꽃등이 켜지는 시간.

내 마음의 꽃빛은 어떤 빛일까...?

함께 비를 맞는... 공감의 꽃으로,

은은한 향내가 멀리 퍼져나가는

자비의 꽃으로... 피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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