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이제는 반대가 되어버린 우리사이

by 오나

부모님과 다낭 여행을 했을 때의 일이다. 부모님과 함께한 해외여행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그 전에는 모두가 추천하는 패키지 여행이었고, 아빠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없는 점을 못내 아쉬워하셨다. 그래서 이번에는 큰맘을 먹고 부모님만 모시고 자유여행을 준비했다.


'부모님과의 해외 자유여행.' 아마 이 말만으로도 독자라면 왜 쉽지 않은지 짐작할 것이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부모님과의 여행 10계명'이 떠돌 정도다. "물맛이 제일이라고 하지 않기" 같은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결국 그만큼 난도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만반의 준비 끝에 우리는 무난할 거라 생각한 베트남 다낭으로 향했다.


하지만 여행은 늘 예상 밖의 순간을 안겨준다. 내가 별 무리 없이 탔던 저가 항공은 부모님께는 너무 좁고 불편했다. 내가 너무 맛있다고 감탄했던 음식은 부모님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혼자나 친구들과 했던 여행과는 확연히 달랐다. 사진이 중요한 나와 달리 부모님은 눈앞에서 직접 보는 것에 집중하셨고, 부모님이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웬만한 음식점은 미리 예약해야 했다. 코스도 무리하지 않게 조정해야 했고, 날씨와 이동거리까지 신경 써야 했다. 무엇보다 부모님은 어린아이처럼 궁금한 게 많으셨다. "이건 뭐니?", "저건 또 뭐니?" 끝없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솔직히 말하면, 잠시 귀찮은 마음이 스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불현듯 깨달음이 찾아왔다. 이제는 우리 사이가 반대가 되었구나. 어릴 적의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이 궁금해 부모님께 묻곤 했다. 부모님은 언제나 성심껏 자신들이 아는 세상을 알려주셨고 나를 위해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이나 친구들과의 시간을 그리워했을지 모르지만, 나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셨다. 이제는 내가 아는 세상을 부모님께 보여드려야 할 차례였다. 부모님의 뒷모습을 따라 걷는 길 위에서, 나는 오래된 나의 미래를 보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여행 가이드가 되었다.


여행이 끝날 때쯤, 아빠가 말했다. "내 딸이지만, 나를 이렇게 잘 아는 줄 몰랐어. 너무 행복한 여행이었다." 엄마는 웃기게도 베트남에서 먹은 망고를 먹고 차원이 다르다며 연신 감탄하셨다. 그 말이 어찌나 뭉클하고 뿌듯하던지! 부모님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일까.


앞으로는 부모님이 아직 모르는 세상을 내가 보여드릴 것이다. 아직은 부모님보다 지혜가 부족하겠지만, 함께라면 충분하다. 우리 앞으로도 많이, 오래도록 함께 여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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