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쁘지 않다! 그래서 아쉽다
6월 4일 첫방을 한 MBC 신규 파일럿 프로그램
1세대 아이돌 절친이자 교포 듀오인 박준형과 브라이언이 생애 첫 시골 여행을 간다는 컨셉
찐친 케미를 보일 두 사람을 축으로 조나단까지. 재미없기 힘든 조합이다. 해당 컨셉의 강점을 가장 잘 알고 이를 최대치로 이용할 수 있는 조합을 뽑아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인의 모습이지만 유창한 영어로 소통하는 게 더 편해보이는 브라이언, 너무나도 외국인의 모습이지만 홈타운 언어는 광주 사투리라는 조나단, 국적을 쉬이 파악할 수 없는 외형에 어느 나라 말도 그닥 잘 하지 않는. 그냥 자신만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더 잘 알려진 박준형까지. 이 컨셉을 이끌어갈 수 있는 최대 역량치의 조합을 모아둔 것 같다는 게 처음으로 들었던 감상이다
거기에 이들이 시골 여행을 한다는 설정이 더해진다. <삼시세끼>를 시작으로 수많은 예능에서 지방에서 연예인들이 힐링 여행을, 장사를, 캠핑을 하곤 했다
그런데 이 멤버로 시골 여행이라니. 당연히 기대될 수 밖에 없는 변주. 별 다른 걸 하지 않아도 충분할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번외로 최근 <지락이의 뛰뛰빵빵>에서 멤버들이 시골집에 가서 그들끼리의 깔깔거리는 시간을 보냈던 것도 떠올랐는데, 그것보다는 더 힘 있는 컨셉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아쉬운 지점이 등장한다
그냥 이들을 풀어두는 모습이 보고싶다
머무는 숙소의 호스트와 관계성을 짚어주는 정도의 요소는 시골 살이 체험의 감성, 이 멤버들과 할머니 느낌의 호스트가 주는 인상. 그 정도는 살려줘도 좋을 편일 거다. 그런데 누가봐도 방송을 위한 미션으로 주어진 듯한 그닥 재밌지도 않은 애매한 '호스트 요청사항'이 이 프로그램, 이 멤버들에게 기대했던 리얼함을 망가뜨려버린 것 같다는 게 개인적인 감상이다
가장 긍정적으로 여겨졌던 요소가 캐릭터성, 멤버들의 케미, 그리고 프로그램의 룩과 컨셉이 완벽하게 들어맞는다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구성도 이에 맞춰 들어가야 할 것. 하지만 아예 각을 잡고 방송 판을 깐듯한 미션의 연속이 장점을 다 해치는 듯한 느낌이었다
더구나 브라이언과 박준형이다. 그냥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이들이 시골이든 미국이든 서울이든 어디로든 여행 가서 자기들끼리 정신 없는 텐션으로 몰아붙이는 흐름으로 갔을 때 발휘될 시너지가 더 클 것 같다. 꼭 그렇게 빠르고 날 것인, 소위 말하는 '유튜브식' 편집이 장땡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멤버를 가져가기로 했다면, 그들이 가질 수 있는 역량의 최대치를 뽑아야 하는 게 아닌가. 그렇다고 했을 때는 이 구성은 "글쎄..."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등장하는 또 아쉬운 점. 유튜브식 편집과 기성 MBC식 편집이 묘하게 섞인 듯한 느낌이 들면서 프로그램의 색깔이 애매해졌다. 쉽게 말해 전자에 익숙한 2039와 후자에 익숙한 5069를 두고 봤을 때, 어떤 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좋아할까? 라고 생각해보면 쉬이 답이 안 나온다. 이들 모두를 아우르는 세대를 뛰어넘는 대중적인 콘텐츠의 탄생이라면 정말 좋을 일이지만 아쉽게도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기에
<삼시세끼> <콩콩팥팥> <지락이의 뛰뛰빵빵>과 같은 유튜브 진출을 본격화한 이후로 보이는 나영석팀의 호흡. (그리고 당연 이 세계의 압도적 주류가 시작한 이 스타일은 바로 유튜브 생태계의 메인 스트림으로, 유튜브 편집의 '문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리고 과거 MBC의 <아빠 어디가?>에서 볼 듯한 느리고도 올드한 스타일이 혼재되어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이 두 가지를 다 살린다면 타겟층을 크게 타지 않는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유튜브 콘텐츠가 아닌 채널, 대중 매체, 텔레비전의 프로그램이기에 응당 고민해야할 '대중' 모두에게 어필 가능한 예능에 대한 생각 지점을 많은 이들에게 던진 셈이다
유튜브식 편집과 요즘 식 자막이 분명 강점을 발휘할 수 밖에 없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어와 영어가 미친듯이 실시간으로 혼재되는 현장. 재밌는 상황이면 영어로 오가는 말이 더 흔한. 특이점이 있는 출연진들의 매력을 살리기에 자막에 들인 고민도 느껴졌고 세련되고 프로그램의 컨셉을 더 살린다고 생각했다. 영어가 마치 의성 / 의태 자막처럼 작용하기도 하고 자막으로 장난질 칠 요소도 많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MBC가 잘 하는 류의 편집이다. 그렇기에 아쉽지만 더 기대되는 부분이 많은 프로그램. 레귤러가 될지는 미지수지만 아직은 혼재된 부분이 정리가 되고 포맷이 안정화된다면 오히려 게스트 출연 등을 통해 확장 가능성이나 수명 자체는 꽤 길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향후 행방을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