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를 먹는 탁월한 스킬
- 공부하기 싫은 아이 -
저는 겨울방학 동안 한글 해득과 기초셈 능력이 부진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교실에는 방학 중에도 1학년 2명, 2학년 1명, 4학년 2명, 5학년 1명, 모두 여섯 명의 아이들이 날마다 옵니다. 저는 아이들과 함께 수준별 복식수업을 하지요.
제 교실에서는 아침에 아이들이 오면, 핫초코 등 따뜻한 음료와 함께 아이들이 요기할 만한 것을 먹이고 공부를 시작합니다. 아침밥을 굶고 오는 아이들이 네 명이나 되거든요. 제가 지난 금요일 아침에는 아이들에게 줄 고구마를 세 개 쪘습니다. 고구마가 커서 반으로 쪼개서 쪄야 했지요.
아이들은 핫초코를 마시며 고구마를 먹었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절반으로 쪼갠 고구마를 두 손으로 들고 옥수수를 먹는 것처럼 먹고 있었어요. 그것도 고구마를 옥수수 알갱이만큼씩 이빨로 뜯어먹는 거예요. 하루는 다른 아이들이 공부를 시작했는데도 개의치 않고 느긋하게 고구마를 먹었어요. 하루는 첫 시간이 다 끝날 때까지 고구마를 아주 천천히 먹고 있었지요. 그러자 다른 아이들의 비난이 쏟아졌어요.
"선생님, 쟤 좀 보세요. 공부하기 싫어서 저렇게 먹는 거예요."
아, 얼마나 공부가 싫었으면 고구마 반 개를 한 시간 동안 먹겠어요? 사실 하루는 다른 날에도 다 식은 핫초코를 뜨거워서 못 먹겠다며 아주 조금씩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아이거든요.
저는 아이들이 방학 중에 날마다 학교에 나와서 공부하는 게 참 대견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웠습니다. 더구나 그 아이들은 기초학력이 부진한 데다가 누적된 학습부진 때문에 교실에서도 고생하는 아이들이지요. 그리고 아이들이 스스로 그것을 극복하려는 목표를 갖고 노력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고요. 또한 꾸준히 학습을 이어 가기에는 동기도 의지도 약하지요.
기초학력이 부진한 아이들은 교실 수업뿐만 아니라 보충학습에서도 학습에 대한 의욕이 없고, 학습 과제의 진행 속도도 매우 느린 특성이 있습니다. 못하기 때문에 느린 것인지, 의욕이 없기 때문에 못하는 것인지 평가하기가 모호하지요. 제 교실에 오는 아이들 대부분이 학습에 대한 의지가 박약하고 해찰이 심합니다. 따라서 저는 아이들이 학습에 집중하도록 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또래보다 학력이 현저히 뒤떨어지는 데다 한글조차 못 읽고, 자기의 생각을 글로 쓸 수 없는 아이로 남게 두어서는 안 되겠지요. 아이들이 겨울방학 프로그램에서 쑥쑥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전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