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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주 Aug 04. 2023

풍금 반주에 따라 부르던 노래, '꼬까신'

- 음악 시간의 추억 -

오래전에 제가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던 교사 시절, 이맘때 부르던 노래예요. 제가 오르간을 연주하고, 아이들은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어요. 참 신나는 시간이었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초등학교 교실에서 오르간 소리가  들리는 일이 드물어요. 음악실이 따로 있는 학교가 있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선생님들이 미디어 자료를 수업에 활용하기 때문일 거예요. 음악 수업의 흐름에 맞추어 반주를 포함해 잘 만든 미디어 자료가 있지요. 선생님들은 음악 시간에 직접 연주하는 오르간이나 피아노 반주보다는 대부분 미디어 자료의 반주를 활용하여 노래를 지도하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옛날 방법이 익숙하고 좋습니다. 제가 지난 학기에 보결 수업을 들어간 교실에서 마침 음악 시간이었어요. 저는 당연히 오르간을 찾았지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교실 한편에 물건이 수북하게  쌓인 전자오르간을 가리켰어요. 전자오르간 위에서 물건을 내려놓고 어댑터를 찾아 전기를 연결하니까 멀쩡하게 소리가 잘 났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먼저 전곡을 연주하여 들려주고, 한 소절씩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따라 부르게 했지요. 그리고, 부분적으로 노래를 다 익힌 뒤에 전체 부르기로 노래를 완성했어요. 그 사이 아이들이 틀리게 노래하는 음정과 부분은 오르간으로 음을 짚어주며 정확하게 소리 낼 때까지 여러 번 반복했지요. 아이들은 좀 낯설어했지만 저는 매우 익숙하게 음악 수업을 마쳤지요.


저는 보결 수업을 들어갔을 때, 미디어 활용 수업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일부러 강의식 수업이나 토론 수업 등을 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겐 제 수업이 새로웠는지 집중도 잘하고 재미있다고 했어요.  물론 저도 서툴기는 하지만 미디어 자료를 활용하기도 하지요.



다시 음악 시간 이야기로 돌아가면, 제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오르간이 학교에 몇 대밖에 없었어요. 담임선생님이 음악 시간에 맞추어 오르간 사용을 미리 예약해야 다른 반과 겹치지 않았지요. 그리고, 음악 시간이 되면  남자아이들이 낑낑대면서 오르간을 교실까지 옮겨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제가 교사였을 때는 옆반  남자 선생님과 수업을 바꾸어서 했어요. 현재의 교과전담 수업이 제도화되기 전이었지요. 지금 생각하니 저와 제 동료교사가 사적으로 교과전담 수업을 운영했던 셈이었어요. 저는 음악, 남자 선생님은 체육 수업을 각각 나누어 맡아했어요. 



'꼬까신'은 오늘 산책길을 온통 노랗게 밝힌 개나리꽃을 보고, 제가 산책하는 동안 내내 흥얼거린 노래였지요. 노랫말처럼 밝고 예쁜 풍경과 지나가 버린 저의 봄날을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전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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