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과 방문일지
약 용량을 줄인 탓인지
몸이 좋지 않아서인지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다.
하나가 나아지면 하나가 나빠지는
총량보존의 법칙이 내게 작용하는지
나는 포기한 것인지
더 나은 선택을 한 것인지
더 나은 선택을 한 거라면,
왜 ‘포기’라는 단어에
그렇게 생채기가 나는지
선생님은 나를 좋게 봐주신다
좋게 보려고 노력한 건 아니라고 하신다
그럼 선생님은 천성이 선하신가 보다
내가 싫어지는 순간이 더 많아지고 있다
남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최악의 상황
조언을 구하는 지인들에겐
좋은 쪽으로 발상의 전환을 많이 해준다
나에게는 반대쪽으로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된다
약이 하나 추가되었다
내일 멍청한 짓을 하는 시간을 위해
진료를 미뤘다
그 이후는 약이 없다
진료를 미루고 멍청한 짓을 하는 나는
약도 없고 답도 없다
과연, 내일 점심시간에 약만 타 올 수 있을까?
시간에 쫓겨 약을 못 타온다면
재앙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