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세계관

정신의학과 진료일지

by 해마

다시 집에 가기 싫어졌다.


진료시간에 새로운 점을

알게 되었다.


"해마님은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세계관?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세계관.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설명 못하던 것들이 일부 설명되었다.


더 많을 수도 있지만,

일단 크게 두 개의 세계관이 있다.


회사에서의 나 와

이외의 나.


선생님은 회사에 삶을 너무

집중하면 안 되고,

숨을 돌릴 것들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회사에서 숨을 돌리는 거예요.

제가 쓸모 있다는 것이 숨을 쉬게 해요.

회사 밖의 세계관에서는 제가 살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어요.

남을 사람들에게 짐이 될 수 없어서

죽는 것도 맘대로 못 할 뿐이에요. “


나는 누군가의 짐이 되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다.


선생님은 그것이 뿌리 깊다고 하셨다.

나와 찰싹 달라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나는.

나는 누군가의 짐이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만으로도 괴롭다.

누군가가 나에게 에너지를 쏟는 것도

무겁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고립으로 이끄는가.


오늘의 바람이 있다면

나를 아는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잊히고 싶다.

그래야 짐이 되지 않고 떠날 수 있으니까.


진심으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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