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과 진료일지 2

by 해마

병원과 선생님이 꿈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쌓인 빅데이터로 보아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이 꿈에 자주 나왔기 때문에

왜 병원과 선생님이 꿈에 나왔는지 생각해봐야 했다.


일단 선생님은 이제 약을 별로 바꾸지 않으신다.

그리고 약을 먹음에도 내가 힘들어하면 다른 방법을

권하신다.


rTMS : 경두개 자기 자극술

이라는 건데, 사실 처음 권하신 건 아니다.


근데 왠지 누워서 저걸 하고 있자면 정말 심한 우울증 환자가 된 느낌이 들 것 같아 거부감이 든다. 물론 비싼 가격도 거부감에 한 몫한다.


약을 그냥 늘려달래도 약을 늘리는 것도 탐탁지 않아 하시고 rTMS를 자꾸 권하시니, 나도, 선생님도 서로 난감할 뿐이다.


선생님 사정으로 2월엔 진료를 못 받는다. 그리고 병원 이전을 하시는데 이참에 병원을 바꾸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번에 바꾸게 된다면 거리보단 좀 더 평이 좋은 곳으로 알아보고 가야겠다.


이번 주 진료도 큰 성과를 보진 못했다.


"아직 말 안 한 게 있으세요? “

라는 선생님의 물음에

내가 뭘 더 이야기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일 년이 벌써 다 갔다며 선생님은 그것도 인식해보라셨는데, 별 감흥은 없다.


선생님과 나 사이에 소스가 다 떨어진 것 같다.


자꾸 선생님보단 자신이 나를 더 잘 안다며

나아지고 있다, 이번 주엔 딱 한 번만 운동가 보자는

m이 웃기면서도 정말 운동을 한 번만이라도 가볼까 한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큰 원을 그린다.

모든 생각도 원.

하루도 원.

한 달도 원.

자꾸 돌아 제자리이지.


교양시간에 배웠던 원불교의 진리가

이렇게 갑자기 깨달아지다니. 나 원 참.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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