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과 진료일지 2
누구나 한 번쯤 실수할 수 있다.
두 번이 되면 실수가 아니게 된다.
이번 진료 내내 실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매번 첫 질문은,
“이번 주 어땠어요?”
매번 첫 대답은,
“괜찮았어요 ㅎㅎ”
선생님이 이번 주에는 두 번째 질문을
“진짜로 어땠어요?”
라고 하셔서
아, 그냥 대답하는 게 느껴지구나 싶었다.
진짜를 이야기하라고 하면
비탈길을 미끄러져 내려간 한 주였다.
나 이제 좀 괜찮아지는 줄 알았는데
아주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다가 어쩔 수 없이 미끄러지는 것처럼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언제 무슨 상황에서 정신이 없어서 했는지도 모르는
과거의 내가 한 실수와(이제 두 번 이상이니 실수라고 명명하지 않아야 한다)
현재의 내가 한 잘못들이 마구 뒤섞여서
괴로웠다.
선생님께 누구나 한 번은 실수할 수 있지만
두 번부터는 실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니,
선생님은 여러 번 실수할 수도 있지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하신다.
그렇지만 사고방식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 걸
어떻게 할까.
나에 대한 혐오와 불이해로 다시금
흔적을 내고,
지난주에 다짐했던 새로운 흔적도 만들었다
사실 별 건 아니고 타투를 하겠다는 거였는데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서 2개나 했다.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서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다.
이번 주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아주 구체적인 자해 충동이 일었다.
예를 들면, 이제 손목을 긋는 것이 지겨워서
회사난로에 팔을 대보고 싶다던가
담배를 사서 팔에 한 번 대보고 싶다던가
하는 생각을 했다.
추워서 저런 생각이 들었을까? ㅋ.ㅋ
오늘 아침엔 우울증 환자를 절대로 연인으로 두지 말라는
쇼츠를 봤다.
그런 쇼츠를 볼 때마다
M이 불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