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과 진료일지2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고 왔다.
새로운 선생님은 좀 더 다정하고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풀 줄 아시는 분이었다.
이상한 건 인간미는 조금 없다고 느껴졌다.
전에 진료를 보러 올 때마다 살짝씩 열리는 1번 방 틈으로 들리는 반가운 인사소리.
조금 궁금하긴 했었다. 내가 진료를 보는 3번 방 선생님은 그렇게 상냥하게 안부를 묻진 않으신다.
그래도 나는 인간적이고 숫기 없는 3번 방 선생님이 좋았다.
선생님은 항상 솔직하시다. 숨기지도 않고 날 것의 내 질문에도 다 대답해 주신다.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1번 방 선생님과 진료를 보고 왔으니 그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여기 오신 지도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변한 게 있으신가요?”
라고 물어보셔서 많이 호전되었다고 답했다.
살기 싫다는 마음에서 종종 죽고 싶다는 마음으로 변했다고.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선생님은 또 내 마음이 엉망일 것 같다는 위로를 하셨는데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눈물이 잘도 났다.
참내
요즘은 눈물이 하도 많아 탈이다. 이렇게나 면역이 없는 사람이었던가.
1번 방 선생님은 다정하다고 느껴지면서도 벽이 느껴진다.
내가 세운 벽일지도 모르지만.
또 어떻게 마음을 열지 아득하기만 하다.
미묘하게 느껴지는(나의 상상일지도 모르는 혹은 직감일지도 모르는) 건
1번 방 선생님은 나의 호전을 위해 노력하실 것이라는 점.
그런데 그게 너무나 건강한 방법일 것 같아서 내가 달가워하지 않을 거라는 점.
3번 방 선생님보다는 조금 더 선이 그어진 관계가 될 거라는 느낌.
그리고… 진짜 나를 쉽게 들킬 것 같아 무서운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