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걱정하지 말아요"

by 어변성룡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아~~"

하늘의 별이 된 어린 생명을 부처님 전에 모셔두고 왔었다. 오늘은 그 영혼이 혼자 무섭다고 울지나 않았나, 바람결에 춥다고 떨지는 않았나 싶어 다시금 찾았던 발길. 민들레 홀씨 하나가 외로이 서 있어서 눈길을 잡아 끈다. 너도 외로우냐. 우리 냥이 아가도 외로울지 모르는데... 함께 의지 삼거라, 하며 독백한다.


돌아오는 길에 기운을 바꾸고 싶어서 폰에 저장된 음악들을 무작위로 틀었는데 마침 들국화의 '걱정말아요, 그대'가 울려 퍼진다.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그래, 부처님 전에서 따뜻한 말씀 들으며, 고통 없는 피안의 세계로 넘어간다면 그야말로 걱정할 일이 아니지...싶다.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아' 우리 아가, 감자가 있었다면 내가 목청다해 노래 부를 때 저 닝겐이 또 왜 저러나...했을 테지만 함께 노래하는 기분이 살풋 나려고도 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오~' 마지막까지 어떤 연유로 아픈 것인지 이유를 알 수 없어 가슴 먹먹했는데... 마지막 순간까지 아프다가 별이 된 냥이에게 아픈 기억을 모두 묻으라고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말 못하는 짐승이라 더 안타까웠던, 아파하던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데...가슴에 묻어질까, 싶은 맘.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지나간 것.... 불과 두어 주 전만 해도 함께 했던 공간에 그 생명체만 사라졌는데.... 우리는 지나간 시간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내야 하는 것인가. 제 삶이 부여받은 시간만큼 즐거이 살다가 갔노라,... 하는 의미? 누가 알 수 있나? 반려 동물들에게 부여된 시간이라는 것을. 어쩌면 더 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음에도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그 명을 단축시킨 것은 아닌가....


'떠난 이에게 노래하세요, 후회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노래 가사는 더 이상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후회없이 사랑한 것 같지 않았음으로. 아니 후회로만 점철된 시간같아서. 자고 일어나 문득, 샤워를 하다가 문득, 밥을 먹다가 또 불현듯. 갑작스럽게 뒤에서 달려들어 다리를 할퀼 때... 혹여 어디가 안 좋은지 살폈어야 했는데 되려 두려움에 방 문을 닫고 잤던 것이 저를 더 힘들게 한 것 아닌가. 집사가 보이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깊어진다는 것도 아가를 떠나 보낸 뒤에야 알게 되었다. 그저 생명 있는 것은 저마다 타고난 복을 다 누릴 것이라는 오만방자한 생각을 어찌 했었는지... 방문을 열라고 새벽녘에 문을 긁어대던 모습을 떠올리면 머리카락이 쭈볏 서는 것만 같다. 후회없이 사랑했노라 말하라고? 절대. 그럴 수가 없다. 너무도 후회스러운 순간들뿐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 냥이가, 울 아가가, 울 감자가 전해준 뜨거운 애정은 집안 곳곳에 잠오는 눈빛으로, 발랑 누워서 배를 보이며 자신을 볼 때까지 다리를 들고 있던 야시같은 표정으로, 도도하게 걷던 모습으로.... 자꾸만 자라고 있으니....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세월이 무시로 흘러 흘러 사는 일이 너무 바빠 저를 생각 못하고 있었음을 느낄 때 또 다시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될지라도 오늘을 살아내야지. 그것이 우리 아기, 우리 냥이가 좋은 곳에서 평안을 찾게 하는 방법일테니. 온 마음을 다해 우리를 사랑했던 것처럼, 온 정성 다해 살아가야지! 어느 순간이고 다시 만날 때에 울 아가를 금방 알아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살아가야지. 그게 진정한 기도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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