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될 거 같은 순간에도 봄은 오더라고요.
힘내봐요, 우리!"
딱지치기, 구슬치기 등 놀이를 할 때 같은 편을 의미하는 속어, 깐부. 딱지나 구슬 등도 공동관리하는 한 팀을 의미한다고 국어 사전엔 설명되어 있다. 세상 진귀한 구슬과 최고의 실력을 뿜어낼 딱지를 공동관리한다니, 딱지를 힘껏 내리치면서 상대 딱지를 잘 넘기는 한끝 차이지만 최고의 끝발을 가진 딱지와, 온갖 머리를 쥐어짜 내며 손가락 끝에 천지의 기운을 다 모아서 맞춰냈을 구슬치기. 그것으로써 동네 아이들 사이에서 입지를 구축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공동관리란 실로 모든 것을 내어 놓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늙어서야 허물이나 없고자~"라던 이황의 [도산십이곡]의 한 구절 떠올리게 하는 깐부 할배, 오영수 배우님. 광고가 들어온다는 것은 절정에 서 있다는 것인데, 그런 순간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은 일화로 유명하다. 깐부치킨의 광고를 거절한 이유는 간명했다. '지금은 배우로서 자기 자리를 지키고 싶다'는 것. 많은 배우들이 배우로서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광고를 하는 것처럼 보일 때... 오히려 배우답기 위해서 광고를 거절한 선택은 인상적이었다. 노욕으로 살아온 세월을 얼룩지게 하는 이들을 심심찮게 보게 되는 요즈음~~ 깐부 할배, 오영수 배우의 삶의 태도는 실로 허물없는 삶을 그리고자 한 선현들과도 닿아 있다. 그런 그가 말한다. 인생의 뒤안길에서 힘 없이 떨어질 것만 같은 낙엽의 순간에도 기어코 봄은 오더라고.
오늘 늘 지나는 길에서 보았던 가게 두어 점포에 '임대'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는 것을 보며, 새롭게 단장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다시금 점포를 내어 놓아야 했을 그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그러다 문득 오영수 배우가 오징어 게임에서 입었던 운동복 차림의 사진을 보았고, 그 화려한 종영 이후의 횡보에서 그가 인터뷰하며 했던 말이 떠올랐다. 기어코 봄은 오더라는..... 저마다의 삶이 맞고 있는 질곡의 세월을 그래도 봄은 온다는 희망을 뿜고 견뎌달라는 노장의 말이 따사로워서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모두 힘내시라. 봄은 오고 있으니!
#어변성룡
#깐부
#오영수 배우
#인생이쓸쓸해도햇살을품고사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