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육아일기 시작

스스로에게, 그리고 딸에게 주는 선물

by WiseTwoSisters

#1

딸이 좋아하는 포켓몬카드를 사주는 날엔

애교를 부리고, 사랑을 속삭이고,

아빠 최고라 소리치며 간이고 쓸개고 빼줄듯 한다.

아빠바라기인 지금이지만, 조금 더 크면 어떨까.

아빠보다 친구가 더 좋아질 것이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방문 쾅 닫고 들어가겠지

점점 대화도 줄어들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이 올거다.

가스나 키워준 은혜도 다 잊어뿌고

확 마 머리카락 다 밀어뿌고 다리몽뎅이 다 빠뿔까마


#2

근데 어쩔수없다. 이해한다.

나 역시 아빠, 엄마에게 그랬었고,

너희들 또한 그러는게 당연하다. 자연의 섭리인걸.

부정하고 싶지만 거스를 능력은 없다.

그 시절이 서둘러 오지 않길 바랄뿐이다.

가능하다면 너희가 안크면 좋겠다

네버랜드로 가고 싶다

지금처럼 내 도움이 너희에게 간절한 수단이길 바란다.

아빠랑 같이 잘거라 얘기하고,

아빠와 산책하고 샤워하는게 즐겁고,

아침에 일어나면 배시시 웃으며 안아달라고 칭얼대길 바란다.

뻔한 놀이, 행동, 먹거리에 이름을 붙여가며 추억을 쌓고,

작은 일에도 깔깔대며 웃어대는 찰나의 시간이 즐거우면서도,

흘러가는 시간 그 자체가 두렵고 아쉽다.


#3

너희와의 기억이 잊혀지는게 아쉬우니

어떻게든 저장을 해야겠다.

우리 추억을 오롯이 글로 남겨서

시간이 한참 지난 후라도 생각날때마다 꺼내 볼 생각이다.

"아 맞아 그땐 그랬지"

깔깔대면서 웃기도 하고, 때로는 울기도 하고,

너희가 그립고,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지고 그럴 것 같다.


#4

언젠가 너희가 커서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여길 발견한다면 그건 정말 큰 놀라움이 아닐까.

이건 나 스스로의 기록일 뿐 아니라,

너희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해.

일상의 기록이 하나하나 쌓여

우리 가족 모두에게 기쁨의 창고가 되길 바란다.

아빠가 잘 해낼 수 있겠지? 응원해다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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